DMZ 국제평화대행진 17일차(8.12) 강연 -통일뉴스

“강 위로 휴전선은 없었다”

[DMZ 국제평화대행진 17일차(8.12) 소식]

기자명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
 입력 2021.08.13 08:43|
 수정 2021.08.13 08:44|
 DMZ 국제평화대행진 17일차인 12일, 행진단은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들어가 김영윤 분단선 통일학교 교장의 해설을 들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행진단은 어김없이 뜨는 해와 함께 17일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점점 다가오는 행진의 마지막 날을 바라보는 행진단은 모두들 감상에 젖은 표정이었다.

오늘은 김포에 있는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들어가 분단선 통일학교의 교장 김영운 선생님의 해설을 듣는 날이다. 고성에서부터 파주까지 DMZ를 따라 걸어 왔지만 민통선 이북 지역을 들어가는 것은 처음인지라 행진단의 표정에는 긴장 어린 기색마저 감돌았다.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행진단의 소원 리본.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행진단의 소원 리본.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강화도 가는 길은 끊잆이 연결된 철조망으로 이어져 있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대장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강화도 가는 길은 끊잆이 연결된 철조망으로 이어져 있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대장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숙소를 떠난 행진단이 향한 곳은 김포에 있는 조강리였다. 애기봉 전망대에 올라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을 바라보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애기봉 전망대가 공사 중에 있어 행진단은 조강리에서 출발해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바로 행진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군인들이 총과 대검을 차고 인원수를 점검하며 민간인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곳이 전쟁이 도사리고 있는 접경지역임을 실감했다. 민통선 안에서 바라본 광경은 평화롭게 펼쳐진 논과 이에 어울리지 않게 끝없이 연결되어있는 철조망이었다.

철조망 너머로 개성이 보였지만 군사작전지역이라는 이유로 행진단에게 사진은 허용되지 않았다. 펼쳐진 강 위에는 휴전선의 흔적을 찾을 수도 없건만 ‘군사시설물’ 표지판을 붙이고 서 있는 철조망만이 아직도 이 땅에 분단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강화도는 광성보 등 제국주의에 대한 항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강화도는 광성보 등 제국주의에 대한 항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분단 된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과 지척에 이북 땅이 있다는 흥분을 뒤로하고 민통선을 빠져나온 행진단은 강화도로 길을 잡았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대장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강화도에 상륙한 행진단이 제일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죽산 조봉암 선생님의 추모비였다. 조봉암 선생님은 1956년 대선 당시 평화통일을 공약으로 걸고 출마해 많은 지지를 얻으면서 반공과 분단의 선두에 있었던 이승만의 최대 정적으로 떠오른 분이다. 이후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진보당을 창당하고 활동에 나섰으나 이승만 정부의 모략으로 형장의 이슬이 되었다.

강화도에 상륙한 행진단이 제일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죽산 조봉암 선생님의 추모비였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강화도에 상륙한 행진단이 제일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죽산 조봉암 선생님의 추모비였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행진단은 조봉암 선생님의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올리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기로 결의를 다졌다.

행진단은 강화도의 해안길을 따라 광성보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화도는 미국의 침략에 거세게 저항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1871년 6월 1일, 미국은 1866년에 있었던 제너럴 셔먼호 사건을 빌미 삼아 통상 교섭을 명분으로 조선에 대한 침략을 자행했다. 어재연을 비롯한 조선의 군인들은 광성보에서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싸워, 강화해협을 거슬러 한양까지 올라가겠다던 미국 함대의 의도를 좌절시킨 바 있다.

행진단은 제국주의에 대한 항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강화도를 걸으며 다시금 ‘자주’와 ‘주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상기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유엔사 문제와 DMZ 전문가인 이시우 선생의 강연을 들었다. [사진 제공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이후 숙소에 도착해서 유엔사 문제와 DMZ 전문가이신 이시우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의 내용 중 양구와 철원을 비롯한 행진단이 걸어온 38도선 이북, 휴전선 이남 지역이 유엔군사령부의 점령지라는 사실에 강연을 듣던 많은 행진단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해당 지역에 대해 행정권만을 이양받았고 57년까지는 사법권도, 선거권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도 행진단에게 많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시우 선생님은 강연 중 ‘주권’을 강조하시며 우리가 유엔군 사령부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내일 행진단은 국토 횡단의 마지막 날을 맞으며 강화 교동도에서 행진을 마친다. 정전협정대로라면 남북의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한강 하구 유역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행진단은 하루의 일과를 마쳤다.

언제나 그렇듯 행진단은 평화와 통일로 성큼 다가가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