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는 미국이 실제 주인인 불법 페이퍼 컴퍼니’-유엔사 해체를 촉구하는 1차 국제선언 발표-통일뉴스

‘유엔사는 미국이 실제 주인인 불법 페이퍼 컴퍼니’

민중당 등 국내외 단체·인사, ‘평화시대, 냉전의 유물 유엔사 해체를 촉구하는 1차 국제선언 발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승인 2019.04.25 16:09:39

▲ ‘유엔사 해체를 촉구하는 1차 국제선언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 역행하여 유엔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남북간 군사분야 합의와 경제 협력사업을 통제하는 등 직접적인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과 일본 및 유엔회원국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주한 유엔군사령부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한다.”

‘평화의 시대, 냉전의 유물 유엔사 해체를 촉구하는 1차 국제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140여명의 국내외 인사와 37개 단체들이 서명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로 작성된 국제선언문에서 유엔군 사령부는 창설단계에서부터 미국이 유엔안보리의 권고를 무시하고 유엔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며, 유엔 사무총장이 두차례나 공식확인한 대로 유엔 산하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유엔군사령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없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 북한지역에 대한 점령권, 일본정부와 협의없이 일본기지 사용권과 역무를 제공받을 권한까지 가지고 있어서 정전협정의 밖에서 한반도 평화와 일본의 평화헌법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전쟁기구”라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오던 유엔사는 1975년 30차 유엔총회에서 해체 결의가 통과된 바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1차 국제선언문은 미국정부와 유엔에 각각 △유엔사 해체 △ 유엔사를 앞세운 남북사업 방해행위 중단 △유엔사의 유엔명칭 도용 중단 강제 △1975년 유엔사 해체결의 이행 강제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해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진정한 평화의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냉전과 적대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패권주의로 인해 공동선언을 약속과 기대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유엔사라는 냉전시대 유물을 동원해 평화로 향한 철도길을 가로막고 남북간 자유로운 교류협력에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며, “오늘 기자회견 이후로도 더 많은 국내외 민중들과 함께 유엔사 해체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북에 대해서는 꼼짝 못하고 남에 대해서는 무소불위의 힘을 강요하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배는 현재에 있어서는 유엔사와 한미워킹그룹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부당한 내정간섭을 우리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하나 헤쳐나가야 하는데, 전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인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냉전의 유물인 유엔사 해체의 길에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는 “자주와 평화의 정신으로 평화통일시대를 열어나가야 하는 지금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유엔사와 대북제재이며, 그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유엔사는 미국이 편한대로 때에 따라 유엔사, 한미합참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등 세가지 모자를 번갈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1950년 7월 7일 유엔안보리는 미국 주도의 통합사령부 창설을 권고했지만 미국은 일본 도쿄에서 자기 마음대로 유엔군사령부를 만들었다”고 하면서, “유엔사는 유엔 산하기구도, 보조기구도, 전문기구도 아니며, 1973년과 74년 해체논의도 여러번 있었다. 한미일 삼각동맹의 뒤에서 유엔사를 움직이는 미국의 냉전적 속셈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판문점선언 정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우 작가는 “지난 2003년과 1997년 유엔사무총장이 공식적으로 유엔군사령부는 유엔조직이 아니라고 표현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유엔과 전혀 관계없는 조직이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1950년 10월 7일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3.8선 이북 유엔군사령관 통치지역이었던 곳이 정전협정 이후 3.8 이남으로 바뀌면서 지금까지도 유엔군사령관 점령지로서 행정권만 돌려받았을 뿐 입법 및 사법권은 유예되어 있어 온전히 한국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도 속히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각각 남북 번영과 평화의 상징이어야 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추진과 민족의 혈맥을 잇는 통일트랙터 운동을 가로막고 있는 유엔사의 해체를 촉구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유엔사는 미국이 만든 불법적인 서류상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유엔사의 위장을 젖히면 그 주범이 누구인지 드러날 것”이라며, 유엔사 해체 운동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양현 민중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은 “유엔사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 전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알고 있었다”며, “1차국제선언 발표는 유엔사해체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출발신호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1차 국제선언문은 26일 유엔안보리 회원국에 발송하고 선언문을 다듬어 곧 2차 국제선언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5월 1일부터 7월 27일 또는 8월 15일까지 온라인서명을 진행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엔사의 문제점을 알리고 해체를 촉구하는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1차 국제선언문에는 1946년 파리에서 창립한 명성있는 국제민주법률가협회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협회가 지난 4월 6일과 7일 각 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선언 참여를 결정했으며, 캐나다, 일본, 스웨덴, 미국, 영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등에서 개인과 단체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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