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는 유엔사가 없다,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을 읽고 – 오마이뉴스
유엔에는 유엔사가 없다
이시우 글, 사진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을 읽고
18.11.05 09:26l최종 업데이트 18.11.05 09:26l
이명옥(mmsarah)
평화어머니회는 군축과 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공부모임을 시작했다. 한 사람이 주제를 택해 발제를 하고 다른 이들은 선택한 참고도서를 읽고 질문 하는 방식이다. 공부를 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모든 분쟁지역의 배후에 미국이 있고 군산복합체의 손길이 뻗어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원폭으로 패망하기 전 미국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본토의 안전을 보장받았던 일본은 무엇을 희생타로 내어놓았던 것일까. 놀랍게도 제주와 비슷하게 독립적 의식이 강했던 오키나와를 미군주둔 후방기지로 내어줬다. 오키나와 역사는 많은 면에서 제주의 역사와 닮아있다. 평화운동가 이시우가 제주부터 오키나와까지 3천리에 걸친 평화기행을 한 이유일 것이다.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사진작가 이시우의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3천리
▲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사진작가 이시우의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3천리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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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어머니회는 오키나와로 평화기행을 가기 위해 이시우의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도서출판 말)을 읽으면서 오키나와 공부를 시작했다. 또 다시 미국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사건건 평화 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는 가짜였다. ‘유엔에는 유엔사가 없다’. 유엔사는 유엔의 이름을 사칭한 주한미군사령부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었던 것이다. 미군이 유엔의 군대로 행세하며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을 뿐이다.
유엔 홈페이지에 유엔의 조직이 모두 나열되어 있으나 유엔군사령부는 없다.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 코피 아난 사무총장 모두 거듭 유엔사가 유엔의 조직이 아님을 공식 확인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 593쪽
저자 이시우는 사진작가이며 평화운동가다. DMZ 근처에서 주로 작업하던 그는 2007년 주한미군 시설과 훈련 상황을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국가보안법)로 구속됐다. 그는 이 상황을 부당하게 여겨 유엔군사령부의 본질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영어로 유엔군사령부는 유엔의 조직이 아니라는 자기 주장을 써서 유엔에 보낼 정도로 철저하게 공부한 결과, 마침내 5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낸다. 공부의 결과물은 <유엔군사령부>와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이라는 책으로 발간한다. 그렇다면 가짜 유엔군사령부는 어떻게 탄생됐을까.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25일 도쿄 천왕궁 앞 맥아더사령부가 있던 다이이치 빌딩에서 창설되었다. 이는 7월 7일 유엔안보리의 결의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안보리 결의 어디에도 유엔군사령부(United Nations Command)를 창설한다는 문구는 없다. 단지 미국의 통합군사령부(Unified Command) 창설을 권고했을 뿐이다. 더구나 이 결의안은 미국이 만든 것이다. 미국은 애초에 유엔군사령부라는 표현은커녕 ‘통합사령부하에(under unified command)를 미국 산하의 통합사령부에(to a under unified command under the US)로 바꾸기까지 하였다. 통합사령부가 유엔 산하로 오해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 미국 산하의 사령부임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 실제 창설을 앞두고 갑자기 이름을 임의로 바꾼 것이다. 이름만 바꾸었다면 백 보 양보하여 문제 삼을 일도 없다. 그러나 이 군대는 실제 유엔의 군대인 것처럼 행세했고, 지금도 ‘유엔의 군대’라고 하며 유엔의 권위를 참칭하고 있다.-587쪽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군대’가 참칭한 이름이 유엔군사령부인 셈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한유엔군사령부’라고 한다. 유엔을 참칭한 조직이 생겨난 배경은 한국, 일본, 제주, 오키나와 베트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동북아 패권을 지속하려는 미국의 방어체계를 위한 미국 군대의 일본과 한국 주둔을 합리화 하기위한 셈이다. 미국이 동북아 군사패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주한미군이라는 이름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유엔군사령부라는 이름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유엔사 후방기지는 기존의 7개에 아쓰기 기지가 포함되어 총 8개이다. 즉, 요코타 공군기지, 요코스가 해군기지, 캠프 지마, 아쓰기 해군항공기지, 사세보 해군기지, 가테나 공군기지, 후텐마 해병대항공기지, 화이트비치 해군기지가 유엔사 기지로 지정된 미국 시설이다. 이들 기지는1954년 유엔사 행정협정에 서명한 유엔사 회원국에 의해 제한 없는 사용이 보증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미군뿐이다. 유엔사 회원국 중 남아있는 군대는 미국 말고는 단 하나도 없다. -591쪽
주한미군이라는 이름으로는 1954년 유엔사 회원국이 서명한 제한 없는 사용을 보증 받은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 본토의 8개나 되는 후방기지를 사용할 명분이 없다. 일본엔 오키나와를 비롯해 본토까지 총 여덟 개의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가 조성되어 있다. 평화를 위해 불필요한 유엔군사령부와 후방기지는 해체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법과 제도를 제대로 아는 만큼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반드시 기억하자. ‘유엔에는 유엔사라는 조직이 없다’는 것을.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필요에 의해 미국통합사령부로 만들어 낸 미군조직이라는 사실을. 다시 말하지만 평화 바람이 부는 지금 유엔군사령부는 반드시 해체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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