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정전협정 위반’ 논란 이시우 2010/12/17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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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참관’ 빌미로 ‘정전협정’ 무력화 의도 우려도
2010년 12월 17일 (금) 14:13:39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 16일 합참이 18-21일 중 하루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우리 군의 K-9 자주포 사격훈련 모습. [사진출처-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18일에서 21일 중 하루를 선택해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또한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사 회원국들이 이번 사격훈련을 참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이 유엔사 참관의 명분으로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이 정전협정을 준수한 것임을 증명, 훈련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16일 브리핑에서 합참 관계자가 “우리 해상 사격훈련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정당하게 실시된다는 점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군사정전위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들이 훈련을 참관할 것”이라는 말에서 엳보인다.
유엔사 정전위원회 비서 테일러 대령은 “지금 사격은 통상적으로 해오던 그런 사격훈련이고 우리 참관도 역시 통상적이다. 정전협정 범위 내에서 참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 관계자는 17일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사의 모니터링은 통상적 업무이나 지난 11월 23일 훈련에는 모니터링하지 않았다”고 말해 유엔사의 사격훈련 참관이 일상적이지는 않음을 시사했다.
연합사 작전부처장 기븐스 대령도 “정전 협정 규정의 합의는 한국의 영토, 영해 전역에서 참관할 수 있다는 것이 정전협정의 내용”이라고 언급해 유엔사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참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유엔사가 우리 군의 통상적 훈련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단순 모니터링의 수준을 넘어 유엔사 스스로가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실시되는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구역은 가로 40km, 세로 20km의 연평도 서남방 방향 해역이나 서해북방한계선(NLL)으로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인 북한과 유엔사가 서로 합의하지 않은 NLL 지역에서 한국군의 사격훈련을 유엔사가 비호하는 모습을 보이게 돼 결국 정전협정 위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평화운동가 이시우 사진작가는 “유엔사가 통제하는 섬에서 포를 발사했다는 것, 그리고 유엔사가 그것을 모니터링한다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이 아닌 유엔사로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다루고 영토, 영해 등을 거론할 수 없는데 특히, 남북간, 북-유엔사간 합의가 없는 곳에서 실시되는 훈련을 유엔사가 모니터링하는 것은 영해 분쟁지역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며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결국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은 유엔사가 훈련주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고 서해 5도의 영해 논쟁에 직접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유엔사 관계자는 “정전협정 위반여부는 우리가 논할 문제가 아니다. 모니터링은 정전협정에 따라 영공, 영해, 영토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NLL 논란을 넘어서 이 지역에서의 유엔사 활동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점으로 우리 군이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유엔사를 참관자격으로 불러들여 우리 군 스스로 정전협정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시우 작가는 “정전협정 상 상대방이 적대행위를 했다고 판단되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전협정을 무효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즉각 전쟁을 하겠다는 것인데 우리가 전쟁으로 갈 의향이 있지 않다면 그리고 정전협정을 위반할 의도가 없다면 정전협정 당사자들을 대동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즉, 우리가 포사격훈련으로 북한을 자극, 제2 연평도 포격전을 일으키게 되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해 정전협정을 무력화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한편,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17일 대변인 논평에서 “연평도 사격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곧 전면전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그야말로 농후한 것이다”라며 ““연평도 사태의 재발은 단지 국지전에 그치지 않고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 17일 국방부 앞에서 연평도 사격훈련 철회를 촉구하는 정당.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시민사회단체들도 17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전협정에서 서해상의 군사분계선을 확정짓지 못해 쌍방의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유엔사 군사정전위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전협정의 일방인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끌여들여 마치 공정한 것처럼 국민을 속여가며 북한의 추가대응이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공군폭격까지 준비해 두었다고 하는 호전적 사격훈련은 전재돌입의 포성”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