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역사달력사진’05.12월 정족산 사고2005/02/18

텅 빈 장사각 대신 돌 한조각에 앉아 있던 빛의 기억을 주워갑니다. 역사의 빛은 소외된 곳에서 가장 환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기억이 곧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 정족산 사고

조선의 사관들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진실을 기록했습니다. 진실이 모여 「조선왕조실록」이 됐습니다. 춘추관에서 실록을 보관했습니다. 만약의 재난에 대비해서 충주, 성주, 전주에도 사고를 마련하고 실록을 모셨습니다.
임진왜란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난리통에 사고가 실록과 함께 불탔습니다. 전주 사고 실록만 가까스로 화를 면했습니다. 전쟁 후 나라에서 실록을 다시 인쇄합니다. 이번엔 산 속에 사고를 마련합니다.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마니산. 그래서 서울 춘추관과 함께 5대 사고체제를 갖추게 됩니다. 이후 묘향산 사고가 적상산으로 옮겨지고, 강화 마니산 사고가 정족산으로 옮겨집니다. 전등사 경내에 있는 정족산 사고는 역사의 소중함을 비춰주는 빛 고운 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