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엔터프라이즈항모입항 이시우 2006/07/19 827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18일 오전 10시께 부산의 해군 제3함대기지(부산시 용호동 백운포 매립부지)에 먼저 입항했다.
엔터프라이즈호 입항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면과 관련된 것이라며 입항을 비판해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이지스구축함과 순양함 등 미 항모전단이 18일부터 3박 4일 동안 머무를 예정이나 현장에서는 거대한 핵 항공모함 외에 항모전단에 속한 다른 군함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군 관계자들 역시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와 ‘부산민중연대’ 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해군 제3함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엔터프라이즈호 입항은 대북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비판한 뒤 한반도 평화위협 및 전쟁훈련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 18일 오전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6·15 남측위원회 부산본부와 부산민중연대가 공동으로 엔터프라이즈호 입항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이들은 “이번 항공모함 입항은 7월말까지 진행되는 림팩훈련의 일환”이라며 “림팩훈련은 대북, 대중국 포위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데, 이는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구도를 강요하는 위험한 군사훈련”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핵추진 항공모함의 입항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위험천만한 핵추진 항공모함을 부산항에 들여놓는 것은 지난해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을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엔터프라이즈호가 바로 보이는 기지 앞에서 “한반도 전쟁위협 엔터프라이즈호 부산입항을 반대한다”,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라” 등 구호를 외치며 입항에 항의했다.
부산 3함대 기지에 입항한 핵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는 길이 342m,폭 38m,배수량 9만3천500t의 규모로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최대 540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가능하다. 한번 출항하면 연료 재공급 없이 지구를 20바퀴가 돈다고 해서 ‘움직이는 항공기지’, ‘떠다니는 섬’으로도 불린다.
엔터프라이즈호는 1961년 쿠바봉쇄작전, 1986년 리비아급습, 1988년 페르시아만에서 이란과의 충돌, 1996년 이라크공습을 지원했었다. 엔터프라이즈 호는 각종 전쟁과 분쟁지역에 주로 등장해 제공력을 장악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미 지난 6월 26일 <노동신문>을 통해 “림팩훈련을 다국적 북침전쟁연습이며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입장을 표명한 상태이다. 또한 노동신문은 “림팩훈련이 지난시기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크다”며 “이는 한반도에 대결과 전쟁국면을 조성하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보다 더 앞선 23일에는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담화를 통해 “림팩훈련에 강력한 자위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그러나 이 시간까지 아직 핵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부산입항에 대한 공식논평이나 입장은 없는 상태다
인근 용호동 주민들도 핵 추진 항공모함이 들어왔다는 것에 우려스러운 표정이다.
용호4동에 사는 김모씨는 “3함대 기지가 있는 것도 달갑지 않은데 웬 핵 추진 항공모함 입항인지 모르겠다”며 “괜스레 불안하다”고 말했다. 같은 동에 사는 주모씨도 “저렇게 큰 핵 추진 항공모함이 꼭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야 하느냐”며 “괜히 더 (정세가)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핵 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는 1961년 쿠바봉쇄작전, 1986년 리비아급습, 1988년 페르시아만에서 이란과의 충돌, 1996년 이라크공습 지원 등을 펼쳐 전 세계 분쟁 지역과 전쟁 지역에서 악명이 높다. 엔터프라이즈호는 각종 분쟁 지역에 등장해 제공력을 장악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 갑판 위로 전투기가 보인다. 아래에 있는 것은 입항을 위한 유도선으로 보인다.
ⓒ 김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