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맥내브 기지 오염 덩어리 이시우 2006/07/26 669
제주 맥내브 기지 오염 덩어리… 환경정화 시급 기준 3배이상 초과
[쿠키뉴스] 2006년 07월 26일(수) 02:45
[쿠키 사회] 최근 반환된 도내 유일한 주한미군기지인 대정읍 모슬봉 소재 ‘맥내브 캠프’가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토양오염 수준은 환경정화가 시급히 필요한 기준을 3배이상 초과하고 있는 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특별자치도 환경당국은 토양 및 지하수 오염 사실은 물론 대책마련도 뒤늦게 추진, 빈축을 사고 있다.
▲얼마나 오염됐나=환경부가 최근 국회에 보고한 ‘반환기지 환경치유 협상결과 보고’라는 문서에 따르면 모슬봉 맥내브 캠프내 오염면적은 2938㎡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맥내브 캠프내 토양 오염실태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1만7415㎎/㎏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의 건강, 재산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토양오염의 기준 2000㎎/㎏보다 8배가 넘는 수치며, 당장 치유가 필요한 ‘토양오염 대책기준’인 5000㎎/㎏보다도 3배가 넘는 등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십년동안 미군기지로 운영되던 맥내브 캠프가 얼마나 환경오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지와 함께 환경오염지역에 대한 정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조사결과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는 기름띠도 곳곳에서 발견돼 도 환경당국 차원의 오염실태 현장확인 등 체계적인 추가 조사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 환경당국은 뭐했나=이번 미군기지내 조사는 1년간 이뤄진 것으로 지난 6월15일까지 시행됐으며, 농업기반공사 등 정부 산하 기관들까지 조사 주체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1년간 이뤄진 조사에도 불구하고 도 환경당국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산하 기관들이 참여하고, 관할 구역내 환경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토지 소유자에 대해 환경정화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도 환경당국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도 환경당국은 미군기지 반환과정에서 기지내 환경오염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자체 오염실태 조사 계획 등은 전혀 수립하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토양환경보전법상 자치단체장이 소유자에 대해 오염 정화 책임을 부여할 수 있으나 토지 소유가 국방부라는 점에서 향후 오염 정화 과정에서 책임 회피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문호 청정환경국장은 “반환결정이 내려진 맥내브 캠프내 오염사실을 최근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환경오염 정화 책임이 토지 소유자에 있는 만큼 환경부 등과 협의를 거쳐 국방부에 오염 정화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맥내브 캠프는 어떤 곳=맥내브 캠프는 전체 면적 3만9971㎡로 한국전쟁 당시 대정읍에 제1훈련소가 들어선 지난 1953년에 설치된후 단계적으로 인원이 축소돼 1994년에는 70∼80명의 미군들이 모두 철수한후 미군 장병들의 종교 및 휴양시설과 미2사단 장병들의 훈련장으로 이용돼 왔다.
미국은 지난 15일 국방부에서 열린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 따라 대정읍 모슬봉에 위치한 맥내브 캠프 등 전국 미군기지 15개를 반환키로 합의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제민일보 현민철 기자, 사진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