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대기 북 미사일 정체는,“사정거리 1만km 이상 .. 이시우 2006/06/21 756

발사 대기 북 미사일 정체는,“사정거리 1만km 이상 대포동2호 개량형”

[한겨레 2006-06-21 02:45]

[한겨레]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 직전에 있는 대포동2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만∼1만2천㎞로 늘어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성능으로 개량된 대포동2C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미사일에는 1998년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개량한 통신위성이 실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미사일 문제를 추적해 온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찰스 빅 ‘우주정책’ 선임연구원은 19일(현지시각)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에 실은 논문에서, “북한은 몇 해 전 과학전람관에서 인공위성 원형(광명성 1호)과 함께, 앞으로 몇 해 뒤 발사하게 될 인공위성으로 통신위성 모형을 전시한 바 있다”며 “이 통신위성이 이번 미사일에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발사할 대포동2는 신형 노동미사일(B형)의 추진체와 이란의 기술지원을 포함한 새로운 설계기술 적용으로 완성된 대포동2 개량형인 대포동2C라고 말했다.

그는 이 미사일엔 650㎏의 핵탄두를 장착한 채 1만~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2일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3500~6000㎞의 대포동2로 보이지만, 북한이 개발 중인 사정거리 1만2천㎞의 대포동3일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빅 연구원도 <글로벌시큐리티>에 실은 북한 대포동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분석한 글과 대포동2 미사일의 개발과정을 분석한 또다른 논문에서, “지난 1월17일 이란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은 노동미사일 개량형인 노동B형으로, 이란과 북한 사이 미사일 협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노동B형의 기술이 대포동2의 추진체 1, 2단계에 적용돼 대포동2C형으로 개량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대포동2C형은 설계를 완전히 바꿔 대포동3 수준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또 지난 3월9일엔 고체연료를 사용한 단거리 미사일 3기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대포동2 미사일의 3단계 추진체로 사용되는 고체연료 미사일의 예비시험으로 볼 수 있다. 3월14일 윌리엄 팰런 미 태평양사령관과 버웰 벨 주한사령관은 상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3기로, “정확도와 기동성이 월등하게 향상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올 들어 1월 그리고 3월에 이어, 대포동2C의 시험발사를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해 왔음을 보여준다.

빅 연구원의 이런 분석을 두고 한국국방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탄두의 소형화와 발사체의 양을 크게 해 사정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북한이 그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은 국회정보위 보고에서 대포동2의 사정거리를 6000㎞ 수준으로 추정해 견해를 달리했다.

빅 연구원의 정보 판단은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방정보국에서 받아들이는 등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