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없는 ‘대화력전’, ‘서울 불바다’ 지름길 이시우 2009/03/15 577

미군 없는 ‘대화력전’, ‘서울 불바다’ 지름길 국방
2006/08/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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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없는 ‘대화력전’, ‘서울 불바다’ 지름길
written by. 김필재

북한군 야전포병 전력 및 한미연합군 대화력전 수행능력 분석

▲ 북한군 야전포병의 수적인 면을 살펴보면 2002년을 기준으로 야포가 총 1만2천500문으로 한국군 야전포병이 5천180여문을 보유한 것을 감안한다면 2.41배나 많은 화포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이 보유한 170mm 자주포. ⓒGlobal Security

지난 1994년 3월 19일 남북 특사교환 실무 접촉에서 북한의 박영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날 발언은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외교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북한의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군사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은 개전 초 수천 발의 포탄을 서울과 수도권에 퍼부을 것”이며 “북한군 장사정포는 남한의 핵심 군사시설과 함께 기습효과의 극대화를 노려 민간지역도 타격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한미양국군은 대포병 레이더(AN/TPQ-36, 37)와 정밀타격 능력의 향상으로 인해 북한 장사정포의 95%가량을 제거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포는 시간당 최고 2만 5천발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남은 5%장사정포에서 발사한 1천250발의 포탄만 수도권에 떨어져도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북한, 유사시 장사정포에 ‘화학탄두’ 적재

특히 장사정포로 인한 피해규모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탄이다. 이에 대한 논쟁이 가시화 한 계기는 1998년 11월 발표된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연구원의 논문. 베넷 연구원은 자신의 논문에서 “240mm 방사포의 로켓 1발에는 8kg의 사린가스를 적재할 수 있다. 한 번에 22개의 로켓이 발사되므로 176kg의 사린가스를 투하할 수 있고, 100문이 동시에 불을 뿜으면 무려 17t의 사린가스를 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소한 수만 명의 사상자가 생긴다는 것이다.

북한이 화학전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판문군 일대에도 6사단 소속 1개 화학 중대, 연대마다 1개 화학소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화학 중대는 다른 중대와 달리 7개 소대로 구성되고 장비도 최우선으로 배정해 운용한다는 전언이다. 군 일각에는 장사정포 포탄의 3분의 1이 화학탄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이 지난 2004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장사정포의 수도권에 대한 위협은 심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윤광웅 국방장관은 “장사정포가 포격 움직임을 보이면 6~11분에 격파할 수 있다”며 위협수준이 그리 심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 북한군 야전포병의 가장 큰 특징은 갱도화 된 진지에서 포병을 운용한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군 포병진지의 70%이상이 갱도화되어 있으며, 특히 장사정포인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100% 갱도진지에서 운용되고 있다. ⓒGlobal security

과연 북한의 장사정포는 윤 장관의 말처럼 위협적이지 않은 것일까? 북한군 야전포병은 현재 인민무력부 산하 2개 포병군단과 포병 교도지도국 예하의 포병부대 그리고 군단과 사단의 각 제대 별로 편성된 포병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포병지도국은 야전포병 운용에 필요한 전투태세 동원계획과 편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술훈련 감독, 총포 및 탄약보급, 포병요원 양성 및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야전포병사령부라고 할 수 있다.

北야포, 1만2천500여문 보유···남한의 2.4배

북한군내에서 포병 교도지도국은 군단, 해군, 공군과 동격의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예하부대로는 고사포사단과 로켓사단이 편제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군은 포병이 해공군과 같이 별도의 군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정도로 포병전력에 매우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북한군 야전포병의 수적인 면을 살펴보면 2002년을 기준으로 야포가 총 1만2천500문으로 한국군 야전포병이 5천180여문을 보유한 것을 감안한다면 2.41배나 많은 화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군 야전포병의 전력을 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9천000여문의 76.2/100/122/130/152/170mm 등 다양한 구경의 직/곡사 및 평사포 그리고 3천여문의 107/122/132/240mm 방사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은 사거리 면에서 240mm 방사포와 170mm 자주포를 보유함으로써 한국군 야전포병보다 더 우세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군 야전포병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갱도화 된 진지에서 포병을 운용한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군 포병진지의 70%이상이 갱도화되어 있으며, 특히 장사정포인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100% 갱도진지에서 운용되고 있다. 갱도진지내의 화포사격은 갱도 출구 개방-사격 준비-사격-이동-출구폐쇄 순으로 이어진다.

육군교육사령부 교범에 따르면 170mm 자주포는 동굴 진지에서 나와 10발을 쏘고 들어가는데 평균 34분이 걸리고, 240mm 포는 10발을 쏘고 다시 들어오는데 평균 19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70mm 자주포는 시간당 18발, 240mm 방사포는 32발을 쏠수 있는 셈이다. 100문이 있는 170mm 포가 시간당 1천900발, 240mm 포가 총 6천400발의 포탄을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北 장사정포, 유사시 한미연합군 주요 표적

북한군 야전포병이 이처럼 갱도진지를 선호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전쟁 발발시 2~3일은 북한공군의 기습적인 남침과 특수부대 그리고 야포 공격으로 한미 양국 공군의 제공권이 약해지지만 그 뒤부터는 미 증원전력에 의해 다시 한미 공군이 한반도의 제공권을 장악하게 된다. 만약 북한군 야전포병이 치고 빠지는 식의 ‘shoot and Scout’ 방식으로 진지를 이탈해 야전에서 운용되었을 경우 2~3일 정도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한미공군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 육군교육사령부 교범에 따르면 170mm 자주포는 동굴진지에서 나와 10발을 쏘고 들어가는데 평균 34분이 걸리고, 240mm포는 10발을 쏘고 다시 들어오는데 평균 19분이 걸린다. 따라서 170mm 자주포는 시간당 18발, 240mm 방사포는 32발을 쏠수 있는 셈이다. 100문이 있는 170mm 포가 시간당 1천900발, 240mm 포가 총 6천400발의 포탄을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이외에도 지난 1990년대부터의 유류난도 북한군 야전포병을 갱도진지로 몰아넣은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군 야전포병은 야포의 52%를 자주화했다. 이들 자주포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유류소비가 불가피하다. 기름 한 방울이 아쉬운 북한의 입장에서 유류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갱도진지에서 이들 전력을 운용하는 것이 해결책이었다.

또한 갱도진지는 평사포와 방사포가 주종인 북한군 화포의 ‘차폐각’(Screen-Angle)을 낮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평사포란 긴 포신과 비교적 낮은 각도로 조작되는 화포로 긴 사정거리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불바다’의 주역 중 하나인 170mm 자주포도 차체에 170mm 평사포를 탑재했기 때문에 장사정 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차폐각이란 포에서 전방 장애물까지 이루는 각도로 차폐각이 45도 이상 되면 포의 사격속도 저하와 함께 사거리가 짧아진다. 한반도는 산악지형이 많아 차폐각에 의한 애로점이 많은데 곡사포보다 평사포가 특히 차폐각에 의한 제약이 심하다. 이 때문에 북한군 야전포병은 평지 도로변과 나지막한 산 중턱에 갱도진지를 건설해 차폐각을 줄이고 있다.

한편, 한미양국군은 막강한 위력의 대응체계로 초기에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이 같은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는데 있어 주한미군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대화력전의 지휘통제 임무는 최근까지 미 2사단이 담당해왔으나 2004년 시작된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를 통해 지난해 10월 한국군에 이양됐다.

주한미군, 인공위성-레이더 통해 北 장사정포 위치 파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은 여전히 인공위성에서부터 레이더까지 각종 장비가 수집한 정보를 다루는 분석통제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어떻게 타격할지를 조정하는 화력지원반, 실제로 공격을 가할 다연장로켓(MLRS)등 포병부대를 통제하는 포병여단(OCC), F-15E 전폭기 등 공군전력을 담당하는 항공지원대 등 전력의 핵심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아 2004 년 12 월호)

장사정포 사격은 전 포대에서 동시에 시작해야 효과가 크다. 공격을 개시하려면 포대별 병력의 움직임이 수일 전부터 분주해진다. 이 같은 북한군의 대규모 움직임은 휴전선에 걸쳐 대부분의 포대위치를 파악해 24시간 영상을 촬영-송신하는 프레데터(Pradator) 무인항공기(UAV)와 군사위성 KH-12에 의해 감지된다.

각급 부대 간의 교신도 증가한다. 유선의 경우는 방법이 없지만 무선은 역시 휴전선 전체를 담당하는 U-2 정찰기가 감청한다. 설령 교신내용이 암호여서 해독하지 못한다 해도 교신량 증가만으로 북한군의 이상 징후를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C4I(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분석통제반으로 수집되고, 분석통제반은 이를 상부에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대응을 준비한다.

▲ 한미양국군은 막강한 위력의 대응체계로 초기에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이 같은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는데 있어 주한미군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사진은 일제사격을 실시하고 있는 MLRS(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 ⓒU.S. Army

대응조치는 크게 항공지원대가 관장하는 하늘과 포병여단(OCC)이 주도하는 지상으로 나뉜다. 공중에서는 JDAM(합동정밀타격포탄)을 탑재하고 산 뒤편에 있는 장사정포를 노리는 F-117 스텔스 전폭기와 휴전선을 각 구역별로 잘라 담당하며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확산탄(CBU)을 퍼부을 F-15E가 출격해 인근을 선회한다.

한미연합군 전폭기-포병전력, 유사시 ‘공세적 대화력전’ 펼쳐

지상에서는 155mm 팔라딘 자주포와 MLRS 대대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이들은 어떤 포대부터 어느 순서로 공격할지 정해진 명령서에 따라 목표물 좌표를 미리 입력해둔 상태다. 따라서 북한군 장사정포가 갱도에서 나옴과 동시에 한미연합군의 전폭기와 포병전력은 불을 뿜는다. 여기까지는 북한군이 실제로 공격을 개시하지 않아도 분명한 증거가 포착되면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 ‘공세적 대화력전’이다.

그러나 수많은 장사정포가 한꺼번에 공격조짐을 보여 일부를 놓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남은 장사정포가 포탄을 날리면 이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위치를 추적하고 반격을 가하는 ‘대응적 대화력전’이 시작된다.

우선 한미연합군의 대포병 레이더인 AN/TPQ-36 및 AN/TPQ-37은 날아오는 북한군의 포탄각도를 역산해 발사한 장사정포의 위치를 찾는다. 2사단이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Shadow-200 무인항공기는 영상을 통해 동굴진지 위치를 파악한다. 포병레이더가 추적한 좌표와 Shadow-200이 촬영한 영상이 분석통제반으로 자동 수집되고, 이들 장사정포를 파괴할 수 있는 공격수단은 무엇인지 그 가운데 당장 쓸 수 있는 것은 어디 있는지 컴퓨터가 자동으로 결정해 명령을 하달한다.

대포병레이더나 무인항공기가 목표를 탐지한 뒤 그 좌표가 실제로 공격을 가할 전폭기나 팔라딘(Paladin) 자주포, MLRS에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초, 포탄이 날아가는 시간을 합쳐도 1~2분이면 끝난다.

이렇듯 현란하기 이를 데 없는 주한미군의 대화력전에 비해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한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은 상대하기 초라하기 그지없다. 현재까지 군단 대포병여단이 대화력전의 중심을 맡고 있는 한국군의 경우 대포병레이더와 무인항공기, 직접 적진 가까이 들어가 육안으로 관찰하는 특공조(적지종심작전부대)가 상황을 파악한다.

한국군, 대화력전시 사실상 주한미군 보조역할

무인항공기와 특공조를 통해 특이상황이 보고 되면 정보종합실은 이를 분석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격수단을 확인해 명령을 내린다. 한국군의 공격수단은 전투기와 KH-179 견인포, K-9와 K-55자주포 그리고 MLRS 등이다. 그러나 이들을 연결하는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되지 않아 유무선 교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표적탐지에서 분석-공격명령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 북한군은 장사정포 공격 시 위치노출을 피하기 위해 ‘전파방해공격’(ECM)을 동시에 수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AN/TPQ-36, 37은 북한군의 전파방해에 대비한 대(對)전파방해능력(ECCM)을 갖추고 있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자료

이와 함께 각 포병레이더가 수집한 정보가 한 곳으로 모이는 미군과 달리 한국군은 각 포병레이더 별로 그 레이더가 찾아낸 장사정포를 공격할 전담 포병대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레이더의 좌표는 그대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연락요원이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거나 무선으로 포병 작전통제소에 사격을 요청해야 한다.

요청받은 전담포병대대는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어디에 얼마나 어느 각도로 사격해야 하는지 전달받는다. 이러한 과정에만 3~4분, 공격준비에 포탄 비행시간까지 합치면 5~7분가량 걸린다. 미군과 한국군의 공격소요시간이 불과 몇 분차이라 하지만 이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공격수단을 사용한다 해도 횟수가 한참 적을 수밖에 없다.

1000여문이라는 양으로 밀어붙이는 장사정포와의 싸움은 시간이 관건이다. 늦어지는 만큼 고스란히 피해가 늘어난다. 특히 첫 포탄을 날린 장사정포가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타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정적이다. 일례로 170mm 자주포의 사격을 포병레이더가 탐지한 경우 동굴로 돌아가기 전까지 14분 이내(취약시간)에 이를 파괴해야 한다.

미군의 경우 그 시간 동안 표적을 10회 이상 공격할 수 있지만 한국군은 2회가 고작이다. 취약 시간이 7분인 240mm 방사포의 경우 한국군은 아예 손도 못쓸 수 있다. 한편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이 도입·운용중인 대포병레이더인 AN/TPQ-36, 37의 성능은 주한미군의 동일 기종 레이더에 비해 작전능력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군 보유 ‘대포병레이더’, 유사시 ‘무용지물’ 될 수도

이와 함께 북한군은 장사정포 공격 시 위치노출을 피하기 위해 ‘전파방해공격’(ECM)을 동시에 수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AN/TPQ-36, 37은 북한군의 전파방해에 대비한 대(對)전파방해능력(ECCM)을 갖추고 있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0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당시 육군본부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91년 우리 군에 도입된 AN/TPQ-36레이더(총 36대 보유)의 경우 창주기 10년이 도래됐지만 4대가 국내 기술력의 부족으로 지난해(2003년 기준)까지 창정비를 전혀 실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한국군의 경우 지난 1990년 첫 도입당시부터 대포병레이더(AN/TPQ-36은 38억원, AN/TPQ-37은 144억원)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풀 옵션(Full Option)을 구입하지 못하고 기본형만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대포병레이더의 경우는 풀 옵션이며 성능개량을 통해 북한의 장사정포의 위치 및 포와 포탄의 종류까지 확인이 가능한 상태다.

▲ 군사전문가들은 전시작통권을 한국이 이양받는다 해도 북한군의 장사정포 감시를 위해서는 미군의 협조가 절대적이며,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북한군의 포병전력을 저지하기란 전략-전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사진은 주한 미 2사단이 보유한 팔라딘(Paladin) 자주포. ⓒU.S.Army

AN/TPQ-36, 37 제작회사인 미국 레이시온(Raytheon)사(社)의 자료에 의하면 똑같은 AN/TPQ-37라고 하더라도 한국군 장비는 기억용량이 64K로 미군 장비의 절반(128K)에 불과하고, 미군 장비들이 갖추고 있는 전파방해대응책, 자동측지장치, 전자지도 등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동안 미 2사단은 ‘KH-12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JSTARS 전자전기’ 등 첨단감시장비를 통해 북한군 장사정포의 움직임을 샅샅이 파악해 왔으며, 여기서 얻은 정보를 한국군과 공유해왔다. 특히 전시작통권을 갖고 있는 한미연합사령부(CFC)는 북한군 장사정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한미 포병부대에 선제포격을 지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북한군 장사정포 감시 위해 주한미군 협조 필수적”

반면 한국군은 대화력전의 임무를 이양 받았지만 북한군 장사정포를 감시하는 ‘눈’은 여전히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대화력전에 필요한 정보획득-감시 능력 향상은 장비 확보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사시 대화력전을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징후를 빠른 시간 내에 포착할 수 있는 감시-정찰 능력”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전시작통권을 환수해도 북한군의 장사정포 감시를 위해서는 미군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북한군의 포병전력을 저지하기란 전략-전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이 미사일과 특수부대 그리고 장사정포 등 3대 치명적 무기를 갖고도 도발을 못한 데는 한미연합사령부(CFC)의 완벽한 전시 대비태세 덕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2006-08-16 오후 5:06:16
[출처] 미군 없는 ‘대화력전’, ‘서울 불바다’ 지름길 |작성자 clean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