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댐 방류 이시우 2009/09/06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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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선 군부대 실수?… 계획적 水攻은 아닌듯
국민일보 | 입력 2009.09.06 21:39

북한이 황강댐 물 4000만t을 일시 방류해 인명사고를 일으킴에 따라 댐 방류가 북한 정권의 고의적 판단에 의한 수공(水攻)인지 아니면 북한 인민군 일선 군부대의 고의 또는 실수에 의한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다.

일단 북한 정권의 핵심부에서 고의적으로 수공을 계획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북측은 남북관계에서만큼은 개성공단 억류 근로자 석방과 연안호 선원 석방,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특사조문단 파견 등 일방적인 평화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6일 “북한이 의도적으로 많은 물을 방류하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관성적으로 물을 방류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실제로 9∼10월쯤 하계 홍수철이 지나면 물을 방류해 댐의 수위를 조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인민군 일선 군부대에서 고의 또는 실수로 방류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소식통은 “황강댐은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군사지역”이라면서 “수문 관리를 군부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5년 9월에도 임진강에서 댐 물을 무단 방류해 일부 어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적이 있다.

당시 남측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장 명의로 전통문을 북측에 보내 유감을 표명하면서 동시에 재발방지 조치를 촉구했고, 이에 북측은 “임진강 상류에 있는 댐들은 모두 ‘무넘이 언제(물이 차면 자연방류되는 댐)들’이므로 이번 건은 폭우에 의한 자연적인 방류에 기인된다”고 설명했었다.

2002년 1월에도 예고 없이 북한강의 물 3억5000만t을 방류한 바 있다.

2004년 7월에도 비가 많이 내리자 남측에서 방류 시 사전 통보를 요청했지만, 북측은 마지못해 “며칠 동안 일정한 양을 뽑게 된다”며 소극적인 방류 입장을 통보해 왔다. 결국 군부에서 하류인 남측의 사정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관성적으로 방류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이 밖에 황강댐이 2007년부터 담수에 들어가 올해 2월 완공되면서 댐의 구조에 균열이 일어나는 등 방류의 요인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올해 여름 홍수철에 처음으로 만수위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북측이 황강댐의 물을 예성강으로 흘려보내거나 점진적으로 방류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볼 수 있어 북한의 소행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유역변경식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황해도의 평야 지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황강댐은 약 4㎞의 인공수로로 예성강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