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北안정화 대비..예비군 역할확대 이시우 2009/06/30 411

전시 北안정화 대비..예비군 역할확대
연합뉴스 | 입력 2009.06.30 11:08

민사작전부대 10개 사단 지정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당국이 전시(戰時) 민사작전부대를 지정 운영키로 한 것은 북한지역 안정화(민사) 작전에 사전대비하고 전시 예비군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군당국은 전시에 북한지역 안정화작전을 위해 예비군 10만여명을 투입한다는 계획에 따라 2010~2011년께 10개 향토사단을 민사작전부대로 지정,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 北지역 안정화 사전대비 = 국방부는 지난 26일 확정 발표한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에서 전시에 10개 사단을 창설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후 국방부측은 이들 사단이 전쟁 종결 단계에서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군이 전시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 임무수행을 위해 부대를 창설한다는 것은 이번 수정안의 가장 핵심중 하나였다.

그간 전시에 수복된 북한지역에 대한 민사작전 필요성은 군의 여러 문서에 언급되어 있었지만 민사작전의 실행 부대 창설과 교육 등 사전 대비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시 북한지역에 대한 민사작전을 준비하게 된 것은 이라크전의 교훈과 함께 자이툰부대의 이라크 평화재건임무 성공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군은 이라크전에서 첨단무기를 동원, 중과부적인 이라크군을 손쉽게 제압하고 단기간에 전투를 종결지을 수 있었지만 이라크인들의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기독교 문화인 미군이 이슬람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소홀히 했고, 곳곳에서 종교와 관습을 모독하는 사례들이 벌어져 이라크인들의 반감을 사게됐다. 결국 미군은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게 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민사작전부대를 지정 운영해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에 대비하려는 것은 이라크전의 교훈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면서 “전시 북한주민들을 보호하는 한편 국군에 저항하는 유격대 출몰 등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민사작전부대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시 민사작전부대 창설은 북한의 급변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무관한 것”이라며 “민사작전부대는 오로지 전시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 예비군의 역할 확대 = 전시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 임무를 수행하게 될 민사작전부대 10개 사단은 전적으로 동원 예비전력으로 편성된다.

1개 사단병력이 ’1만+α’로 편성되기 때문에 10개 사단이면 모두 10만여명의 예비군이 필요하다. 민사작전부대는 개전 후 50~60일 뒤에 편성,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대는 전투부대 임무 종료 후에 투입돼 안정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사작전에 투입되는 예비군은 경량화된 개인화기 등을 휴대하고 신속하게 전개해 전시 혼란상태인 북한 주민들을 보호, 통제하고 기초적인 사회기반시설(SOC)을 복구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10개 향토사단이 민사작전부대로 지정돼 동원훈련을 통해 관련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예비군의 이런 역할을 고려해 현행 300만여명인 예비군전력을 150만명으로 줄이려던 계획을 185만명으로 조정했다. 또 예비전력에 대한 교육을 상비부대 전투력 수준과 동일하게 강화하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군이 전시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에 예비군을 동원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은 현재 65만5천명인 상비병력 규모가 2020년부터 51만7천명 수준으로 감축되기 때문이다. 51만7천명인 상비병력 규모로는 전투임무 외에 민사작전을 수행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전시 민사작전 임무를 위해서는 상비병력을 50만여명 수준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전시 안정화 작전에 45만~60만명 가량이 필요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병력을 무턱대고 줄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군당국이 예비군을 북한지역 안정화 작전에 투입하려는 것도 이런 주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군은 2020년까지 예비군 무기를 현대화하고 전투장구류도 100% 확보하는 한편 동원훈련 시간도 4박5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