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토론회 자료집 이시우 2008/09/12 270
방위비분담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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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론 회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의 문제점과 대안”
○ 일 시 : 2007년 2월 7일(수) 오전 10시
○ 장 소 :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
○ 주 최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 순서
○ 발 제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증액의 부당성과
재협상의 필요성
박 기 학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 토 론 이 장 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대외부총장)
최 승 환 (경희대 법대 교수)
장 경 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최 재 천 (국회의원)
임 종 인 (국회의원)
○ 사 회 유 영 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증액의
부당성과 재협상의 필요성
평화․통일연구소 박기학
Ⅰ. 머리말
7차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한미 정부 사이에 2006년 12월 22일 서명되어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방위비 분담을 크게 늘림으로써 방위비 분담의 대폭 삭감을 고대하였던 우리 국민의 여망을 여지없이 짓밟고 말았다.
협상을 통해서 방위비 분담을 대폭 삭감하기를 우리 국민이 고대하였던 것은 1989년부터 20년 가까이 방위비 분담으로 큰 짐을 져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누가 보더라도 방위비 분담을 대폭 삭감해야 하는 것이 정세의 요구이기도 하였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국 방위에서 보조적 역할로 바뀌고 주한미군 감축 3단계 중에서 2단계가 이미 마무리되어 주한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줄었다. 더구나 주한미군이 지역 역할을 위주로 하는 신속기동군으로 바뀌면서 미국은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이 한국 방위와는 상관없는, 미국 자신의 국익을 위한 것임을 더욱 선명히 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국방위의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됨으로써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방위부담을 지게 되었다. 한국은 2020년까지 매년 평균 국방비를 2005년의 두 배만큼 지출해야 된다.
그런가 하면 주한미군이 신속기동군화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군기지이전 비용으로 매년 방위비 분담금을 상회하는 비용을 치러야 된다.
이런 주한미군의 보조적 지위로의 변화와 그에 따른 한국의 재정적 부담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볼 때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 마땅했으며 또 국민의 기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방위비 분담이 대폭 증액되어 이제 국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7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이전과 비교해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주한미군의 한국인 고용원의 고용을 위한 경비와 주한미군의 주둔에 관련되는 다른 경비의 일부를 부담한다”고 함으로써 이전 특별협정에 항상 들어갔던 “다른 경비의 공정한 부분을 부담한다”의 ‘공정한’이란 말이 빠진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의 협상 대표가 보기에도 ‘공정한’이란 말이 낯 뜨겁게 느껴진 때문이거나 아니면 ‘공정한’ 말로 인해 조롱받는 것을 경계한 까닭일 것이다.
미국은 일찍이 1960∼70년대 ‘공정한 방위 부담’(equitable defense burden sharing)을 요구하며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을 압박하였다. 그러나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의 이런 요구는 주유럽 미군의 주둔이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의 저항에 부딪쳐 설 땅을 잃고 말았다. 그 뒤 미국의 공정한 방위비 분담 요구는 그 표적이 일본과 한국으로 바뀌었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을 우리나라에 사실상 처음 요구해 온 1980년대 후반(정확히는 1987년 후반)에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성토하는 소리가 비등하였다. 마땅히 그 때 당시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를 거부했어야 하나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그 후과가 오늘에 미치고 있다.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700개가 훨씬 넘는 한미군사조약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불평등조약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이 특별협정에 따라 주한미군에 대해서 노동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고(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고용원의 임금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하므로), 수많은 건물과 시설을 지어서 바치고, 항공기나 승용차 심지어 TV, 취사도구를 정비해 주고, 전기공구 등 각종 물품을 사서 제공해 준다. 이는 가히 현대판 조공이라 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 국민과 국가경제는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왔다.
7,000억 원이면 평당 단가 324만원의 14평 형 국민임대주택을 15,425세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이번 7차 특별협정에 관한 국민 여론 수렴과 국회의 심사는 방위비 분담의 대폭 삭감의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덜고 향후 수년 내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방위비 분담을 폐기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Ⅱ. 7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협상 경과와 타결 내용
1. 협상 경과
(1) 한국 정부 입장
제7차 특별협정 체결 협상은 주한미군이 2004년 38,000명에서 2006년 11월 30일 현재 28,200명으로 약 1만 명이 줄고 한미가 2006년 1월 19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해 합의가 이뤄진 조건에서 진행됐다.
한미 정부는 2006년 5월부터 11월까지 여섯 차례 협상을 개최하였다. “우리 측은 한편으로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연합방위력 유지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을 공유한다는 기본 취지를 고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지 이전사업 등 우리의 재정적 부담과 주한미군 감축 등 재조정 상황을 감안”해서 방위비 분담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2) 미국의 입장
미 측은 비인적 주둔경비(NPSC : Non-Personnel Stationing Cost)의 공평한 분담(equitable share), 즉 50 대 50의 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과 5년 이상의 유효기간을 요구하였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의 감축을 막고 증액을 이끌어 내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철수를 내비치는 등 파상적이고 위협적인 공세를 펼쳤다.
2006년 3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상원군사위원회에서 “공평하고 적절한 방위비를 분담할 용의가 있느냐가 한국이 미군의 주둔을 원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징표”(중앙일보 2006.8.28)라며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했다. 또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의 주목적이 한국방어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공정한 분담이 필요하다”는 서신을 8월 17일 윤광웅 장관에게 보내 미군주둔비용의 50% 부담을 강요하였다.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는 9월 27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의 한미동맹 청문회에서 “지난 해(분담금이) 대규모 삭감돼 요구분의 10%(6천만 달러)가 부족했다”며 “군살을 깎고, 필요한 살까지 깎았지만 이제는 뼈까지 깎는 단계”라고 엄살을 떠는 한편 한국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경비 분담률을 올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인력과 능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중앙일보, 2006.10.4)라며 은근히 한국 정부를 위협하였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10월 21일 열린 SCM에서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미국은 3.89%인데 반해 한국은 2.8%에 불과하므로 방위비 분담을 증액할 여력이 있다면서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협상은 2006년 12월 6일 타결되었다.
2. 타결 내용
(1) 2007년도 방위비 분담이 전년 대비로 451억 원 증액
2007년 방위비 분담 총액은 7,255억 원으로 합의하였는데 이는 2006년 분담금 6,804억 원에 비해 금액으로는 451억 원, 비율로는 6.6% 증액된 것이다.
2008년의 분담금 총액은 2007년도 분담금에 물가상승률(소비자물가지수-약 3% 예상)을 반영하기로 합의하였다.
유효기간은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등 현재의 가변적 상황을 감안하여 2년으로 하기로 하였다.
그 밖의 다른 내용(분담항목의 구성이나 전액 원화지급)에 대해서는 6차(2005~2006년 적용) 특별협정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2) 증액 이유에 대한 정부의 설명
2007년 방위비 분담 증액 이유에 대해 외통부는 “2005∼2006년 방위비 분담 삭감으로 인해 미 측이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가 부족한 등 자금난을 겪어온 점, 이러한 재정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전투준비 태세와 연관된 필수 용도의 예산을 일부 전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 아울러 우리 국민의 일자리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Ⅲ. 방위비 분담금 삭감(2005∼2006)으로 자금난을 겪었다는 한⋅미당국 주장의 허구성
1. 인건비가 부족하다는 한⋅미 당국 주장의 허구성
(1) 한국인 노동자의 자연감소로 인건비가 절감됐다고 국방부도 확인해
외통부는 7차 방위비 분담에 합의한 직후 “2005∼2006년 방위비 분담 삭감으로 인해 미 측이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가 부족한 등 자금난을 겪어”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증액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방부는 외통부의 이런 주장이 있기 전인 2006년 4월 주한미군이 2005년 “한국인 고용원의 자연감소분(퇴임, 전직 등 575명)에 대해 충원하지 않음으로써 ‘해고 없이’ 인건비를 절감해 왔”다고 말함으로써 인건비가 부족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2004년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주한미군 감축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8.9% 가량 줄였더니 주한미군의 인건비가 줄어 한국인 근로자 470여명이 해고되고 시간외 근무수당 등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는 외통부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며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증액을 합리화하기 위한 사실왜곡과 날조임을 말해준다.
2005년 한 해 한국인 노동자 575명의 자연감소에 따른 인건비 절감액은 267억 원 가량 된다. 2005년 575명의 1년 치 임금은 대략 267억 원(2005년도 한국인 노동자 총인건비 4,591억 원÷한국인 노동자 9,894명×575명=266.8억 원)이므로 이 액수만큼 인건비가 절감되었을 것이다.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연도별 결산’(주한미군 보고)도 한국인 노동자 수가 2005년 9,894명으로 2004년 10,390명에 비해 496명이 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경우 496명분 1년 치 인건비 230억 원이 절감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인건비(한국 지원분)가 2004년 3,241억 원에서 2005년에 2,874억 원으로 367억 원이 준 것은 자금난 때문이 아니라 자연감소에 따른 인건비 절감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 인건비가 부족하다면서 2006년의 인건비 배정액을 2005년보다 더 낮춰
한미 당국의 말대로 만약 (2005∼2006년) 방위비 분담의 삭감으로 2005년에 인건비가 부족했다면 2006년에라도 방위비 분담의 인건비 배정을 더 높여야 인건비가 부족했다는 미국 주장이 일말의 진실성이라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중 인건비 배정액은 2006년의 경우 2005년 2,874억 원보다 더 줄어든 2,829억 원으로 되었다. 이는 최소한 인건비가 부족해 자금난을 겪었다는 미국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3) 인건비가 부족해 다른 용도의 예산을 전용했다는 주장의 허구
<표1> 2005년도 방위비 분담금 결산 내역
(단위 : 억 원)
예산액
전년도이월액
전용
(조정)
이용
예산
현액
지출액
차년도
이월액
불용액
고용원 인건비
3,241
0
-113
(-0.3)
-254
2,874
2,874
0
0
군사건설
2,168
9
167
0
2,344
2,318
26
0.2
연합방위증강(CDIP)
583
347
-167
(-0.3)
-0.5
763
393
365
5
군수지원
991
358
0
-20
1,329
733
589
7
합계
6,983
714
-113
-274
7,310
6,318
980
12
자료 : 국방부, 「2005 회계연도 결산 주요사업설명서」
2005년 방위비 분담 결산(표1)을 보면 CDIP 167억 원을 군사건설로 ‘전용’하였을 뿐 인건비로 ‘이용’한 돈이 없다. 오히려 인건비를 다른 예산으로 이⋅전용하여 다른 예산을 인건비로 전용하였다는 외통부 주장은 날조임을 알 수 있다.
2. 2005년 방위비 분담의 이월액이 980억 원에 달해 자금난 운운은 어불성설
(1) 사업선정을 못해 이월한 금액만 390억 원
2005년 방위비 분담금 이월 현황(표2)을 보면 다음 해(2006년)로 이월된 예산만 무려 980억 원으로 방위비 분담 6,804억 원의 14.4%에 해당한다. 특히 사업을 무엇으로 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이월된 예산만 군사건설 25억 원, CDIP 364억 원이다.
<표2> 2005년 방위비 분담금 이월 현황 및 사유
(단위:백만 원)
연도
구분
차년이월
이월사유(명시이월 포함)
2005
군사건설
2,573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과 연계되어 대상사업 선정 지연
CDIP
36,466
․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과 연계되어 대상사업 선정 지연
군수지원
58,949
․ 사업계획변경 및 절대공기부족 등
소계
97,988
자료 : 국회 국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국방부 소관 2005년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검토보고서”(2006.8.)
따라서 자금난 운운은 순전히 엄살이다. 투자할 사업을 찾지 못해 예산을 다음 해로 이월하면서 자금난을 겪었다고 주장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2) 남은 예산을 인건비로 ‘이용’할 수 있어 인건비 부족 운운은 어불성설
사업을 찾지 못해 이월된 돈이 390억 원이나 되기 때문에 인건비가 부족했다는 주장 또한 성립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건비가 설사 부족했다 하더라도 이 돈을 인건비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인건비가 2004년에 비해 367억 원이 적게 편성되었는데 575명의 자연감소분 267억 원을 제외하고 약 100억 원 정도가 부족했다고 치자. 설사 그렇더라도 인건비 부족액 100억 원은 2006년으로 이월된 980억 원의 1/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말 인건비가 부족했다면 이월액 중에서 1/10만 이월시키지 않고 인건비로 ‘이용’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인건비 부족 운운은 완전히 거짓이며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미국의 협상전술이었다고 할 수 있다. (11쪽, <표3> 참조)
(3) 방위비 분담의 낭비를 보여주는 불법이월
군사건설, CDIP, 군수지원비 중 상당한 금액이 대상사업을 선정하지 못하거나 사업계획이 변경되어 집행되지 못하고 다음 연도로 이월되었다는 것은 예산이 애초 불필요하게 배정되거나 잘못 배정되어 낭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산회계법(2007년 1월 1일부터는 국가재정법으로 바뀜)에서 인정되는 합법적인 이월은 명시이월과 사고이월, 계속비의 연부액 이월뿐이다. 위의 ‘대상사업 선정 지연’이나 ‘사업계획 변경’은 이런 합법적 이월과는 거리가 먼 불법 이월이다. 다시 말해 2005년도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은 그 대부분이 예산회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마땅히 우리 국고에 반납되어야 했다.
<표3> 2001∼2005년도 방위비 분담금 결산 내역
(단위: 백만 원)
편성액
전년
이월
전용
증감
이용
증감
사업
조정
예산
현액
지출액
차년
이월
불용
액
01
인건비
255,860
0
0
-5,160
0
250,700
250,700
0
0
군사
건설
101,409
0
15,394
0
240
117,043
117,043
0
0
CDIP
53,119
12,341
-7,557
-24
-328
57,551
39,173
18,378
0
군수
지원
82,966
28,692
-17,147
-194
7,584
101,901
82,846
19,055
0
소계
493,354
41,033
-9,310
-5,378
7,496
527,195
489,762
37,433
0
02
인건비
265,742
0
0
13,458
0
279,200
279,200
0
0
군사
건설
138,458
0
8,355
0
1,811
148,624
148,624
0
0
CDIP
70,452
18,378
-8,355
-4,679
-1,767
74,029
53,223
20,806
0
군수
지원
94,295
19,055
0
-8,891
18
104,477
79,905
24,572
0
소계
568,947
37,433
0
-112
62
606,330
560,952
45,378
03
인건비
302,299
0
0
-1,799
0
301,500
301,500
0
0
군사
건설
180,133
0
-13,408
0
-10
166,715
166,093
622
0
CDIP
73,628
20,806
-2,800
0
-20
91,615
61,052
29,563
1,000
군수
지원
98,876
24,572
2,773
0
-593
125,628
92,143
33,485
0
소계
654,936
45,378
-13,435
-1,799
-623
685,458
620,788
63,670
1,000
04
인건비
324,100
0
0
0
0
324,100
324,100
0
0
군사
건설
216,810
623
-16,400
0
26,298
227,331
226,361
933
37
CDIP
58,300
29,563
-6,000
0
-2,344
79,519
44,685
34,724
110
군수
지원
99,060
33,003
0
-1,165
-23,549
107,352
71,383
35,786
183
소계
698,270
63,189
-22,400
-1,165
405
738,302
666,529
71,443
330
05
인건비
3,241
0
-113
(-0.3)
-254
2,874
2,874
0
0
군사
건설
2,168
9
167
0
2,344
2,318
26
0.2
CDIP
583
347
-167
(-0.3)
-0.5
763
393
365
5
군수
지원
991
358
0
-20
1,329
733
589
7
소계
6,983
714
113
-274
7,310
6,318
980
12
주 : 1) 2005년도 단위는 억 원임
자료 ; 국방부, 「2005 회계연도 결산주요사업 설명서 」
그리고 대상 사업을 선정하지 못해 이월된 예산은 처음 예산 편성 때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될 것이므로 예산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한 예산회계법 제36조를 어긴 것이기도 하다.
3. 군사건설비의 낭비 사례로 보는 자금난 주장의 허구성
(1) 교회를 짓는데만 100억 원을 투자
2006년 군사건설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646억 원이다. 평통사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국방부는 이 중 9,630만 달러의 현금 군사건설사업 목록을 공개하였다.(표는 뒤에 실음) 정보공개 된 목록에는 평택 미군기지의 ‘부족한 군인 종교시설 신축’(4백만 달러), 군산 미군기지의 ‘교회 및 교회 교육관 신축’(550만 달러), 150만 달러가 소요되는 평택 미군기지 내의 취미⋅운동시설 건축 등이 들어있다.
평택과 군산에 교회를 짓는데 각각 4백만 달러와 550만 달러, 합쳐서 950만 달러(우리 돈으로 대략 100억 원)가 들어간다. 40∼55억 원의 교회는 건축비를 평당 400만 원으로 치면 1,000∼1,200 평 규모의 교회다. 부지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까지를 감안하면 교회가 얼마나 초호화로 지어지는지 짐작된다. 그리고 평택의 부족한 군인 종교시설 신축은 이미 교회가 있는데 추가로 교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평통사가 정보공개 청구해 공개된 평택과 군산의 교회 건설 등의 2006년 군사건설사업 목록이 대부분 2007년 1월 현재 집행되지 않은 계획사업들이다. 국방부에 확인해 본 결과 가령 평택 종교시설의 경우 신축할지 말지 논의 단계라고 한다. 이처럼 회계연도가 끝났는데도 사업을 집행할지 말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업 소요가 없는데도 무조건 돈을 확보해 놓고 보자는 사고 발로이자 한국을 봉으로 여기는 것으로 방위비 분담의 대미 굴욕성을 잘 보여준다.
(2) 남는 부대를 위해 따로 막사를 지어(2005년 군사건설비의 낭비)
2005년의 군사건설사업 목록에는 학교시설 신축, 급수시설 개선, 빗물배수 시설개선, 항공기 세차대, 주차 구조물, 경계시설 보완공사, 잔류부대 막사 신축, 차량정비단지 등이 포함돼 있다.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남는 부대만을 위해 따로 또 막사를 짓는 것은 군사건설비가 낭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교시설이나 주차 구조물 경계시설 보완공사 따위의 다른 군사건설 사업도 우리가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는 사업들이며 더구나 특별협정을 맺어서까지 지원해야 할 사업들로 보기 어려운, 미군에 대한 지나친 특혜다.
(3) CDIP사업비의 낭비
2005년에 CDIP 예산 167억 원이 군사건설로 전용되었는데 이 또한 방위비 분담금이 남아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불요불급한 시설이 다수를 점하는 2005년, 2006년 군사건설 사업 목록을 볼 때 CDIP 예산을 전용하면서까지 군사건설을 추가해야 할 타당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 또 군사건설비로 전용된 CDIP사업비 167억 원은 2005년 CDIP 사업비의 실제 지출액(393억 원)의 거의 반에 가까운 돈이다. 이는 CDIP사업비가 애초에 꼭 필요한 사업비로 책정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4. 방위비 분담은 되레 상승해 자금난 운운은 엄살에 불과
(1) 주한미군 1인당 방위비 분담금은 22.7%나 상승
주한미군은 그 규모가 2004년 37,900명에 비해 2006년 28,200명(2006.11.30 현재)으로 1만 명 가까이 줄어 주한미군 1인 당 방위비 분담금은 오히려 상승하였다. 주한미군 1인당 방위비 분담금은 2004년 1,966만 원(38,000명 기준)인데 2006년에는 2,413만 원(28,200명 기준)으로 2년 사이 22.7%, 연 평균으로는 11.4%나 증가하였다. 2005∼2006년 방위비 분담 삭감으로 자금난을 겪는다는 미국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2) 지급방식 변경으로 1,050억 원의 환차익을 누려
2004년 방위비 분담금은 원화 88%(6,601억 원), 달러 12%(0.723억 달러)로 나누어 지급되었다. 그런데 2005년에는 전액 원화로 지급되었다. 정부의 예산편성의 기준이 되는 환율로 따지면 대미 원화 환율 가치는 2004년 1,200원에서 2005년 1,050원으로 올라 미국은 150원의 환차익을 얻었다.
2004년 수준인 7천만 달러를 대신 원화로 지급받는다고 가정할 때 미국이 전액 원화로 지급받음으로써 얻는 환차익은 무려 1,050억 원이다. 방위비 분담금 6,804억 원에 이 1,050억 원을 더하면 7,854억 원이 되므로 2005년 방위비 분담금은 2004년 7,469억 원을 상회한다.
5. 방위비 분담 규모에 대한 미국 불만의 배경은 무엇인가?
(1)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규모에 대한 미국의 불만
① 한국과 ‘싸우겠다’(fight)고 선언한 벨의 금년 1월 9일 기자회견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2007년 1월 9일 기지회견에서 2007년 방위비 분담금이 애초 미국이 요구한 액수 8,320억 원보다 1천억 원 정도가 적은 7,255억 원에 결정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주한미군 계획 프로그램 활동에 서 축소할 부분으로 “한국인 노무자, 한국 기업으로 부터의 군수 보급 물자 및 용역 구매, 혹은 서울이남 기지 통합 부지에서의 건설 프로그램, 주한미군 시설 신규 건설 및 개선의 3가지”를 들었다.(벨 사령관 2007.1.9 기자회견문에서 인용)
그의 이런 발언은 미2사단의 평택이전비용, 기지이전이 되지 않은 곳에서의 주한미군 주택 등의 시설건설이나 개선비에 방위비 분담금을 쓰기 위해 그 대폭 증액을 요구했음을 말해준다.
이날 벨은 기지이전이 지연되는데 맞서 한국과 싸우겠다고 선언하였다. 한국 정부에 대한 그의 적대적 발언은, 기지이전 지연을 구실로 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 이유이고 실제로는 한국에 기지이전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하기 위한 협박임은 물론이다.
② 방위비 분담금의 50%를 미2사단 이전비로 쓰겠다는 벨의 선언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2007년 1월 18일 외신기자클럽 연설 때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방위비 분담금(SMA Money)의 세 가지 사용 내역으로 첫째 ‘한국인 노동자 급료의 지급’, 둘째 ‘미군을 위한 군수⋅보급⋅건설 용역의 구매’를 들면서 세 번째 사용내역으로 ‘미 2사단의 평택 이전 비용의 충당’을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방위비 분담금은 우리가 건물을 짓는데 쓴다. 이 세 번 째 방위비 분담금은 미 2사단을 서울 이북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는데 주로 쓸 계획으로, 여기(미2사단 이전)에 사용될 돈의 규모는 대략 방위비 분담금의 50%다.
이 벨의 발언은 방위비 분담금의 50%를 미 2사단의 평택이전비용으로 충당할 계획임을 명확히 천명한 것이다.
여기서 2007∼2008년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미국의 불만이 미2사단 이전비용도 확보하고 기존의 방위비 분담 수요도 유지하고자 하는 속셈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2) 2005∼2006년 방위비 분담 규모와 항목에 대한 미국의 불만
켐벨 주한미군 참모장은 2005∼2006년 방위비 분담 규모에 대해 한미가 합의한 2005년 3월 15일(협정 서명은 그 뒤인 6월 9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 노동자 1000명 감축, 건설용역 계약의 20% 축소, 사전배치 물자의 철수, C4I장비 지원의 제한을 시사하였다. 이에 대해 언론은 방위비 분담 협상 때 미국이 방위비 분담 항목으로 C4I현대화 비용, 미군주택 임대료, 시설유지비, 공공요금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시설유지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하였다.
미국의 4항목 추가 요구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에 따라 미국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비용 즉 주한미군 C4I의 현대화 비용과 용산 미군기지 밖의 미군 가족주택 이전비용(임대료)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충당하려는 의도였다.
미군가족주택 임대료, 주한미군 C4I현대화 비용은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를 위해서 필요한 비용으로 미국이 이들 항목을 방위비 분담금의 구성항목으로 추가하려고 한 것은 주한미군의 아시아태평양 기동군화를 위한 비용을 한국에 전가하기 위한 것이었다.
Ⅳ. 방위비 분담금의 미 2사단 이전비용 전용이 갖는 불법⋅부당성
1.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거의 전부 한국이 부담하게 돼
(1) 기지이전 비용 10조원의 거의 전부를 한국이 부담하게 돼
2006년 12월 4∼5일 당정협의 때 국방부는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에 관한 MP협상 결과를 보고하면서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총 10조원이 들며 이 중 한국이 약 4조 5,700억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런데 이 10조 원에는 부지매입비 1조 105억 원이 빠져있어 이를 합치면 총 비용은 11조 원이 되고 한국의 부담은 5조 5,805억 원이 된다.
그러면 나머지 비용은 5조 4천억 원 정도가 되는데 이는 누가 부담하는가? 이 내역을 국방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5조 4천억 원 중에는 미2사단 이전비용이 들어있을 것이고 그 외에도 용산 미군기지 밖과 미2사단의 미군주택 이전비(임대료), 가족동반 미군수를 늘리기 위한 가족주택의 추가 건축비, 주한미군 C4I현대화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2사단 이전비용을 대고 또 용산 미군기지 밖의 미군주택 임대료를 지불한다면 한국이 거의 모든 이전비용을 지불하는 셈이 된다.
(2) 80억 달러 이전비용 중 미국이 6%만 부담한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① 기지이전 비용의 6%만을 부담한다는 라포트의 말이 사실로 밝혀져
2005년 3월 10일 당시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하원세출위원회에서 주한미군의 기지이전비용 80억 달러 가운데 미국 부담은 6%며 이 정도만 부담해도 한국은 높이 평가한다고 진술하였다. 이 80억 달러는 앞서 보았듯이 그 뒤 MP협상 결과 10조 원 수준으로 더 늘어났다. 당시 라포트가 하원 세출위에서 ‘영구기지로의 주한미군 이전(USFK’s relocation into enduring installations)에 소요되는 자금전략’에 관해 진술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주한미군의 영구기지로의 이전에는 8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분석으로는 비용과 자금원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즉 한국 정부가 53%(42.4억 달러)를 부담한다. 또 민간업자 건설임대 방식(Build-To-Lease)의 투자가 20%(16억 달러)를,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21%(16억 달러)를 각각 차지한다. 미국 군사건설세출은 6%(4.8달러)를 차지한다.
그 동안 방위비 분담금 16억 달러는 그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벨의 이번 발언으로 그것이 미 2사단 이전에 쓰인다는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한국 정부 부담 53%와 방위비 분담 21%를 합치면 한국이 74%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벨의 1월 18일 발언은 민간업자 건설임대 방식 투자도 그 비용이 결국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갈 것임을 사실상 확인해 주는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이전비용으로 쓴다는 것은 주택임대료로 방위비 분담금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7차 FOTA회의에서 용산 기지 밖의 미군주택의 평택 이전비용(주택 임대료)을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한미가 비밀 합의한 바가 있어 민간업자 건설임대 방식의 비용−민간업자의 투자비는 임대료로 회수된다−도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갈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80억 달러의 기지이전비용의 94%를 한국이 댄다는 뜻이 된다.
② 미 해외주둔위원회 보고서에 미국이 부담한다는 이전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는 것으로 돼
미 해외주둔위원회는 미 대통령과 미 의회에 2005년 8월 15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군시설을 한강 이남으로 옮기는데 드는 비용은 80억 달러이며 이중 한국이 54억 달러를 부담한다는데 동의하였으며 미국이 26억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26억 달러 중 방위비 분담금이 16억 달러가 되므로 한국은 전체 비용 80억 달러 중 최소 70억 달러(88%)를 부담하는 것이 된다.
<참고 1>
2003년 7월 발간된 미 의회의 GAO보고서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통해서 2002∼2009 사이에 LPP의 경우 8.99억 달러, 비LPP의 경우 17.67억 달러 합해서 26.66억 달러를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연평균으로 따지면 8년간 매년 방위비 분담금 3.3억 달러를 주한미군기지 건설비용으로 쓴다는 이야기다.
라포트가 밝힌 방위비 분담금 16억 달러와 민간주택 건설임대 투자비 16억 달러를 합치면 32억 달러가 된다. 그런데 이 액수는 2003년 GAO보고서에서 밝힌 26.66억 달러와 5∼6억 달러 차이가 나지만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2003년 당시 5.57억 달러보다 많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별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즉 민간주택 건설임대 투자비 16억 달러도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가는 것으로 미국이 계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007년 방위비 분담 규모로 미국이 당초 8,200억 원 정도를 요구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50%인 4,000억 원 정도가 기지이전비용으로 쓰이게 된다. 이 경우 32억 달러는 8년 간 방위비 분담의 50%를 매년 기지이전비용으로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2사단 이전비를 충당하는 것은 LPP 협정 위반
(1) LPP협정의 위반
벨 사령관이 기자회견(1월 18일)에서 밝힌 대로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의 50%를 미2사단 이전 비용으로 쓴다면, 이는 개정 LPP협정 제1조에서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이전비용 이외에 추가로 이전비용을 부담하게 되므로 LPP협정을 위반한 것이 된다.
LPP협정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한⋅미 사이의 비용 분담을 규정하였다. 개정 LPP협정은 제1조 제2항에서 “부록 가의 1(반환예정기지)의 표 1(기지폐쇄)을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고 규정하였고 같은 조 3항에서 “부록 가의 부속서 1(반환예정기지)의 표 2(일부 반환)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표1’과 ‘표2’를 보면 미국이 부담해야 할 대체시설 자금지원의 대상이 되는 기지로 ‘기지폐쇄’ 대상(표1에 수록) 31곳 가운데 22곳을, ‘일부 반환’ 대상(표2에 수록) 3곳 중 1곳을 적시하였다.
따라서 미국은 LPP 협정에 의거해 이 23곳(일부 반환 대상 1곳 포함)의 대체시설 건설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을 이 대체시설 건설에 쓴다면 미국은 자신이 부담하기로 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대신 그것을 한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되므로 이는 LPP 협정 위반이 된다.
(2) 방위비 분담금의 50%를 LPP비용으로 쓰기로 한 밀약의 실체가 드러나
2003년 7월 미 의회의 GAO 보고서는 “LPP협정의 이행은, 애초 합의한 대로, 주둔국 자금(host nation funding)의 50%까지를 건설비로 쓸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여기서 주둔국자금이란 방위비 분담을 가리킨다. 이런 GAO의 지적이 있자 그 동안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의 50%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사용하기로 밀약하였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이제 벨의 1월 18일 발언은 이런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해 준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50%를 LPP 상의 미군부담 비용으로 쓰기로 한 밀약은 LPP협정 자체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어서 무효이다. 또 이 밀약은 LPP협정 이행의 비용에 관한 합의이므로 LPP협정의 부속문서 성격을 가지며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이므로 당연히 LPP협정과 함께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야 효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밀약은 국회비준 동의를 거친 바 없으므로 무효다.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방위비 분담금의 반을 LPP협정의 이행비용으로 쓰기로 한다는 규정을 넣어 특별협정이 국회 비준동의를 받는다면 이 밀약은 혹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특별 협정에도 이 밀약을 합법화하는 조항이 없으며 설사 앞으로 이런 조항을 넣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LPP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되므로 성립될 수 없다.
<참고 2>
① 2003년 GAO 보고서 상의 한국 부담
GAO 보고서는 LPP와 비LPP로 나누어서 주한미군기지 건설비용에 관한 한미 양국의 비용분담을 적시하고 있다. 여기서 LPP는 2004년에 개정되기 전의 구LPP를 가리키며 아울러 미군기지가 용산에 그대로 있는 것을 전제한다.
<표4> 2003 GAO 보고서의 군사건설 분담내역
LPP(2002-2011)
비LPP
(용산기지 비이전 전제)
합계
한국
미국
소계
한국
미국
소계
한국
미국
소계
19.62
2.98
22.6
17.67
17.97
35.54
37.29
20.95
58.24
방위비분담
(8.99)
대체토지구입 (1.68)
대체시설 건축 (8.95)
방위비분담
(17.67)
방위비분담
(26.68)
한 64%
미 36%
(단위 : 억달러)
먼저 구LPP(2002∼2011년 사이 소요비용)에 대해서만 보면 총비용은 22억 6천만 달러로 미국 부담(군사건설 자금)이 2억 98백만 달러를 차지하며 한국 부담으로는 주둔국 부담 건설 8억99백만 달러, 대체토지 구입비 1억 68백만 달러, 대체시설 건축비 8억95백만 달러로 되어있다. 한국이 총비용의 19억 62백만 달러, 비율로는 87%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주둔국 부담 건설’은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건설(ROKFC)과 CDIP 자금을 가리킨다.
GAO 보고서는, 대체토지 구입비와 대체시설 건설비만 한국이 부담한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와 달리 LPP협정에 따른 기지이전비용의 일부분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충당된다고 밝힌 것이다.
구LPP는 43개의 기지 및 시설 가운데 28개가 폐쇄되거나 일부 반환되는 협정이다. 국방부는 이 중 한국이 9개 기지의 대체시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국방부는 구LPP 국회비준 동의 때 소요비용이 약 25억 달러(3조 3천억 원)이며 이 가운데 한국이 45%인 1조 49억 원(11억 달러)−9개 기지의 대체시설 건설에 1조 2,125억 원, 새로 공여할 토지구입에 2,775억 원이 소요−를 지불한다고 국회에 보고하였다. 이런 GAO와 국방부의 차이는 당연히 한국의 부담으로 계산해야 할 방위분담금을 한국 돈이 아닌 미국의 부담으로 국방부가 계산한 결과로 한국 부담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GAO 보고서는 또 LPP와 비LPP를 합친 경우의 주한미군 기지 건설비용에 대해서도 적시하고 있다. 그 경우 회계연도 2002∼2011년을 기간으로 한 주한미군의 영구기지 건설계획에는 모두 56(정확히는 56.56)억 달러가 소요되는데 한국이 63%를, 미국이 37%를 부담한다고 적었다. 56억 달러는 LPP와 비LPP(LPP에 포함되지 않은 기지를 대상으로 하며 용산기지도 여기에 포함) 모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56억 달러의 한미 부담을 내역 별로 보면 우선 미국 자금으로는 ‘비LPP 미국 군사건설’ 17억 9천7백만 달러, ‘LPP 미국 군사건설’ 2억9천8백만 달러다. 한국은 ‘한국 부담의 시설대체비용’ 8억 9천5백만 달러, ‘주둔국 부담 건설’(LPP) 8억 9천9백만 달러, ‘주둔국 부담 건설’(비LPP) 17억 6천7백만 달러를 합쳐 모두 35억 6천1백만 달러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주둔국 부담 건설 26억 6천6백만 달러는 방위비 분담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한국이 매년 평균 2억 67만 달러를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2002년 방위분담금 중 군사건설과 CDIP가 각각 1억 3,285만 달러, 5,162만 달러로 이를 합하면 약 1억8천4백만 달러이므로 방위분담금의 인상을 감안한다면 26억 6천6백만 달러가 10년간의 군사건설과 CDIP자금을 합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GAO의 계산에는 앞서 본 LPP비용 중 대체토지구입비 1억 6천8백만 달러가 빠졌다. 이것까지를 비용으로 합하면 총비용은 57억 68백만 달러가 되며 한국 부담은 더 늘어나 67.0%가 된다.
② 한국 부담이 훨씬 더 늘어났음을 확인해 주는 2004년 GAO 보고서
2003년 GAO 보고서는 즉 주한미군 기지 건설 자금의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한다. 물론 그 뒤 LPP는 개정됐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이 체결됐기 때문에 사정이 달라졌지만 이런 한국 쪽 부담은 오히려 훨씬 더 가중됐다.
주한미군의 군사건설에 대한 한국의 지원이 앞으로 얼마가 예정되어 있는지 2004년 GAO 보고서를 통해 살펴보자. 단 이는 아직 주한미군의 포괄적인 시설종합계획(Master Plan)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부의 추정에 기초한 것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미 사이의 비용분담 추세를 볼 수 있다.
주한 미 육군의 영구기지 건설을 위한 미국 부담의 군사건설 자금은 2004 회계연도 4천만 달러, 2006 회계연도 1억 8백만 달러, 2007 회계연도 64백 만 달러로 합해서 2억 12백만 달러다. 이에 반해 한국의 비용분담은 회계연도 2004∼2008 기간에 모두 47억 달러 이상으로 되어있다. 이 47억 달러는 한국 정부가 추산한 것을 GAO 보고서가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이 GAO 보고서대로 하면 한국이 주한미군 기지 건설 비용의 95.5%를 부담하게 된다.
<표5> 2004 GAO 보고서의 군사건설 부담 내역(2004-2008)
한국부담
미국부담
합계
내역
47억 달러(한국정부 추산)
용산 40억 달러
신(개정) LPP 7,844억 원
2.12억 달러
49.12억 달러
한국 부담 95.7%
미국 부담 4.3%
주) 방위비분담금은 위의 계산에서 빠져 있음
앞서 2003년 GAO 보고서에서 언급된 (구)LPP와 비(구)LPP의 미국 부담 13%(20억 95백만 달러)와 비교하면 미국의 부담이 대폭 줄어든 반면 한국의 부담이 더 늘어났다. 미국 부담이 회계연도 2002∼2011 기간 20억 95백만 달러에서 회계연도 2004∼2008 기간 2억 12백만 달러로 즉 1/10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것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전적으로 미국에 유리하고 한국에 불리하게 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을 통해서 애초에 자신이 대기로 한 군사건설 자금을 대부분 한국에 떠넘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부담 47억 달러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40억 달러로 추정하고 여기에 신LPP 한국 부담 7,844억(국방부 발표 액수로 약 7억 달러)을 합친 것이다. 여기에는 앞의 구LPP 협정에서 한국의 방위분담금으로 충당한다고 되어있는 비용이 누락되어 있다. 이 돈이 매년 평균 2억 67백만 달러로 잡혀 있다는 것은 앞서 본 대로다. 5년 기간으로 계산하면 이 액수는 13억 35백만 달러다.
즉 한국 정부가 밝힌 47억 달러 이외에도 방위비 분담금의 반(50%)을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계산해야 한국의 총 이전비용이 산출된다.
(3) 국회 기만
우리 국회가 LPP협정을 비준동의한 것은 이전을 요구한 측이 이전비용을 댄다는 원칙에 따라 미2사단의 대체시설 비용을 미국이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고 또 그렇게 협정에 명문화되어 있다. 다시 말해 LPP협정으로 미2사단 이전비용 부담은 끝나는 것으로 알고 국회가 LPP협정을 비준동의한 것이지 추가로 이전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을 열어놓은 것은 아니다. 이 점에서 미국이 멋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는 것은 우리 국회를 기만하는 것이다.
또한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이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돌려쓴다면 이는 한국에 미2사단 이전비용을 전가하는 것이 되므로 결과적으로 LPP협정은 파기되고 한국 국민이 지지 않아도 될 부담을 지게 된다.
(4) LPP협정 자체도 불평등한 협정인데 그마저도 뒤집는 것은 우리나라에게는 이중의 수모
LPP협정은 그 자체가 부당하게 한국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우고 또 우리의 국익과 주권을 침해하는 굴욕적인 협정이다.
개정 LPP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총비용 3조 6,380억 원 가운데 1조 5,140억 원을 부담한다. 그러나 우리가 부담해야 할 1조 5,140억 원은 그 대부분이 우리나라가 부담할 필요가 없었던 비용이다.
① 새로 공여되는 312만 평의 부지 매입비 8,320억 원은 불필요한 비용
미국은 기지⋅시설 1,100만 평과 훈련장 부지 3,948만 평을 반환하고 대신 우리나라는 312만 평을 미군에게 공여한다.
주한미군이 대폭 감축되는 만큼 이런 대규모 부지가 새로 공여될 필요가 없다. 즉 312만평의 대규모 부지가, 그것도 도심지 땅이 공여되는 것은 “한국 토지의 균형된 개발 및 효율적 사용을 증진”시킨다는 LPP협정의 목적에도 반하는, 미국의 이익만 일방적으로 고려된 불평등한 내용이다.
② 시설공사비 5,070억 원도 대부분 불필요한 비용
대구의 캠프 워커 일부(공여목적 상실)와 동두천의 H-220헬기장(공여목적 외 사용)이나 미군 측이 먼저 반환이 가능한 기지로 제시한 동두천의 캠프 님블과 의정부의 캠프 홀링워터의 경우는 대체시설이 필요하지 않거나 아니면 미국이 대체시설 자금을 대야 했다. 그러나 이 4곳의 대체시설 자금을 한국이 대기로 한 것은 LPP협정이 불평등하게 체결되었음을 보여준다.
③ 환경오염 치유비용을 대부분 떠안아
한국은 반환받는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한미는 연합토지관리계획과 용산기지 이전협정에 따라 2011년까지 반환할 예정인 기지 59곳 가운데 29곳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환경치유 절차를 협의하였다. 그러나 이런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국은 ‘지하 연료저장탱크 제거’, ‘폐기한 냉장고⋅에어컨 속 화학물질 제거’ 등 기초적 수준의 오염치유만을 마친 기지 15곳과 그 마저도 확인되지 않은 4곳을 합쳐 15곳의 기지를 2006년 7월 15일 한국에 일방적으로 반환하였다.
④ 훈련장 정비 900억 원도 불필요한 비용
미국이 훈련장 부지를 반환하는 대가로 37곳의 한국군 훈련장을 공동사용 훈련장으로 공여하기로 하였다. 새로 공여된 공동사용 훈련장은 그 평수로 보면 반환받는 훈련장 규모를 능가하며 더욱이 공동사용을 위한 훈련장 정비 비용으로 900억 원을 배정하였다. 한국군 훈련장 공동사용 공여는 한미소파에도 그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이 900억 원은 미군기지라면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므로 그만큼 한국은 추가적 비용부담을 진다. 또 공동사용 훈련장의 관리 책임을 한국군이 지므로 미국은 경비를 절감하는 반면 한국은 그만큼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되며 미국의 환경오염 책임에 관한 규정도 없어 훈련장의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을 한국이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쓴다면 이런 굴욕적인 LPP협정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또 다시 국익을 미국에게 내주게 됨으로써 우리나라는 이중의 굴욕을 맛보게 된다.
3. 용산 미군기지 이전은 재협상 돼야
(1) 방위비 분담의 미2사단 이전비용 전용은 기지이전을 먼저 요구한 측이 기지이전비용을 댄다는 원칙의 파기 선언
미군기지 이전이 미국의 필요에 따른 이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부담하게 된 유일한 명분은 한국이 이전을 먼저 요구한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 비용으로 쓰겠다는 것은 이러한 원칙(기지이전을 먼저 요구한 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이 절대적인 원칙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하게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미국 편의적인 원칙일 뿐이다는 것, 그리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한국에 떠넘기기 위한 한낱 술책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한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된 유일한 이유가 바로 먼저 기지이전을 요구한 측이 이전비용을 댄다는 원칙인 바, 이제 이 유일한 근거를 미국 스스로 파기하였으므로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은 재협상 되어야 마땅하다.
(2) 용산 미군기지 밖의 미군주택 임대료를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급하기로 한 FOTA 7차 회의의 비밀합의는 용산 협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은 한국이 토지, 시설, 이사용역을 제공하고 이전과 관련된 그 밖의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이전비용을 전부 부담하는 굴욕적인 협정이다.
이런 굴욕적인 협정도 “위 소요시설 중 (미국) 군인가족 용 주택”에 대해서 한국의 부담을, 용산기지 안의 미 국방부 소유의 주택에 대한 대체 주택 을 제공하는 것에 한정하고(용산 기지 이전협정 제4조 1항 가) “미국은 그 밖의 모든 소요 주택을 합중국의 비용으로 임차 또는 리스할 것”(위 협정 제4조 1항 나)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 협정의 조인 이전에 벌써 FOTA(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회의에서 한국이 용산 기지 안의 주택의 이전을 보장하는 것에 더해 그 밖의 미군 가족주택의 소요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보장한다는데 비밀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회찬의원은 이런 사실을 입증하는 FOTA 6차 회의(2004.1.15∼16) 회의록과 FOTA 7차 회의(2004.2.13∼14) 사전준비회의 자료를 공개하였다.
그에 따르면 FOTA 6차 회의 때 미군 가족숙소와 관련해 미 국방부 롤리스 부차관보가 “임대비는 방위비분담금이 사용될 수 있으며, 방위비분담금 언급 없이 임대방식으로 한다는 내용만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개진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 “임부 개인주택(예로 장군관사 21세대)을 제외한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추진하되 임대료는 방위비 분담금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의 FOTA 7차 회의 사전준비회의 자료를 마련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설사 이런 비밀 합의가 한미 사이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합의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비밀 합의는 국회를 통과한 것이 아니므로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의 하위 문서라고 할 수 있는데 상위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원천 무효로 된다.
4.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의 시각에서 보는 문제점
(1) 특별협정에는 기지 이전비용의 전용을 허용한 조항이 없어
①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 이전비용으로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그 동안 1∼6차 특별협정이 발효되었으나 거기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이전비용으로 쓸 수 있다는 규정이 들어간 적이 없다. 6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분담금은 인건비 분담,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건설, 연합방위력증강사업 및 군수비용분담항목으로 구성된다”고 되어있을 뿐이다. 또 6차 특별협정에 대한 이행약정을 보더라도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의 전용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다. 미군기지 이전은 단순한 군사건설사업 과는 구분되는 문제인 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나 그 부속문서인 이행약정으로는 그 비용문제를 규정할 수 없으므로 이는 당연하다고 하겠다.
지난 2001년의 SMA(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협상 시, 한측에서 LPP 지원금을 방위비 분담금의 독립항목으로 추가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미측은 ‘LPP는 한시적 사업이므로 별도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거부한 바 있다.
위 인용 글에 따르면 한국이 먼저 방위비 분담금의 독립항목으로 LPP지원금(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추가하자고 제안하였는데 만약 특별협정에 방위비 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쓰는 것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다면 굳이 한국이 이런 제안을 할 까닭이 없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보더라도 방위비 분담의 미군기지 이전비용 전용은 자의적인 것이고 불법이라고 할 수 있다.
② 방위비 분담금을 이전비용으로 사용한 전례도 없어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쓸 수 있는 돈이 ‘군사건설비’와 ‘CDIP사업비’인데 이들 사업비가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쓰인 예가 없다.
CDIP사업은 1974년부터, 군사건설사업은 1991년부터 시작되었으나 지금까지 이들 사업비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쓴 전례가 없다. 이 역시 방위비 분담금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거나 지원되는 것이 아님을 입증한다.
(2) 미국의 횡포에 굴복하면 방위비 분담을 대폭 증액하라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계속 끌려가게 돼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겠다는 벨의 선언은 국가간 협정을 뒤집고 자국의 부담을 우리 국민에게 전가하려는 명백한 횡포다. 이런 횡포에 굴복해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는 것을 허용한다면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은 필지의 사실이다. 최소한 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되는 2013년까지 방위비 분담의 대폭 증액은 피할 수 없게 된다.
2007∼2008년 방위비 분담이, 주한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크게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벼워지기는커녕 도리어 크게 증액되고 그마저도 부족해 한국 정부에 대해서 ‘싸우겠다’(fight)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낸 이유는 미군기지이전비용까지를 감안한 방위비 분담금을 확보하려는 저의다.
그리고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로 쓴다면 이것이 선례가 돼 미국은 지금 한미 사이에 논란이 되는 용산기지 밖의 미군주택 이전비용(임대료), 주한미군 C4I현대화 비용도 방위비 분담금으로 충당하려 할 것이다. 나아가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화하는데서 요구되는 다른 각종의 요구를 방위비 분담금으로 충당하려 할 것이다.
방위비 분담의 대폭 증액을 막고 앞으로 이를 전면 축소⋅폐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방위비 분담의 미2사단 이전비용 전용 기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3) 전면적으로 축소⋅폐지돼야 할 군사건설비의 수명을 연장시켜 줘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쓴다는 것은 소요가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된 방위비 분담금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다.
특히 미 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방위비 분담의 구성 항목 가운데 최소한 군사건설과 CDIP사업비는 그 자체가 거의 필요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미 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 그리고 그것이 이전될 평택 미군기지는 주한 미군 시설의 핵심이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군사건설 수요는 기지이전 사업에 대부분 포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기지이전비용은 LPP협정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에 정해져 있다.
2005년 CDIP사업비 364억 원과 군사건설 사업비 25억 원이 주한 미군기지이전 사업으로 대상 사업을 찾지 못해 다음 연도로 이월된 것은 미군기지 이전으로 군사건설사업과 CDIP사업의 수요가 대폭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앞으로 이전되거나 폐쇄될 미군기지에 대한 군사건설사업은 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에 의한 군사건설사업과 CDIP사업을 중지하는 것이 예산 낭비를 막는 길이다. 미국 의회가 미 2사단이나 용산 미군기지와 관련해 요청된 2005 회계연도 미 군사건설 세출예산을 취소한 것도 이전⋅폐쇄될 기지에 예산을 지출할 경우 낭비되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군사건설사업비와 CDIP사업비, 군수지원 항목 중 시설유지비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사실상 불필요하게 되었으므로 그에 상응해 방위비 분담금은 전면적으로 축소돼야 한다.
그렇지만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군사건설사업비와 CDIP사업비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돌리게 되면 없어져야 할 군사건설사업비와 CDIP사업비가 계속 존속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난 20여 년 동안 방위비 분담으로 무거운 부담을 져온 우리 국민은 앞으로도 계속 부담을 져야할 뿐만 아니라 우리 주권과 국익이 침해당하는 굴욕을 계속 감수해야 한다. 특히 군사건설과 CDIP는 미국에 대한 지나친 특혜이자 대표적인 낭비사업으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으로 이를 보장하는 나라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계속 연장시켜 주는 것은 참기 힘든 굴욕이다.
(4)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법적 장치로 전락돼
만약 방위비분담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는 것을 허용하면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해 주는 장치로 전락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방위비 분담금에서 기지이전비용으로 나가는 비용만큼 추가부담을 하게 된다.
(5) 방위비 분담금으로 기지 이전비용을 보장해 주는 나라가 없다는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의 미2사단 이전비용 전용은 굴욕
한국이 기지이전 협정에 의거해 이전비용을 부담하면서 그 외 또 다른 협정을 맺어서 기지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원하는 미군주둔비용은 주일미군 고용 일본인 노동자 인건비, 광열수도비, 이동훈련비에 한정되어 있다. 즉 미군기지 이전비용은 물론이고 군사건설, 군수지원 등은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시설정비비’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법적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미일지위협정(미일소파) 제24조의 범위 내에서의 지원이라고 일본 정부는 주장한다. 즉 시설정비비는 기지이전비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미일소파 상의 지원사업의 범위 내에 있다.
이제 기지이전 비용까지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으로 보장한다면 기왕에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만큼 굴욕적인 협정이 더욱 굴욕적으로 될 것임은 자명하다.
5. 방위비 분담금의 미2사단 이전비 전용을 두둔하는 국방부의 문제점
(1) “집행내역에 관여할 수도 없고, 하지 않는 걸로 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의 문제점
① 방위비 분담금이 국익에 맞게 사용되고 낭비되지 않도록 감시, 감독할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와 책임을 내팽개치는 행위
방위비 분담금은 우리 국민의 혈세에서 나가는 돈이므로 설사 특별협정과 이행약정에서 감독⋅확인권한이 제한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용 목적이 우리 국익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에 해당한다. 만약 국방부의 논리대로 방위비 분담금의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이 한국 방위와 상관없이 쓰이고 또 낭비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로 된다. 이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의 사용과 집행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 그리고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 집행을 통해서 낭비를 막고 국민 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책임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다.
② 한미소파합동위원회나 방위비분담공동위원회(특별협정 상의 기구)에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관한 모든 문제를 협의하게 돼 있어
당사국은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8조 제1항에 규정된 합동위원회나 당사국이 임명하는 대표로 구성되는 방위비 분담공동위원회를 통하여 이 협정에 관한 모든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7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제4조)
만약 미국이 한국의 허락 없이 불법적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의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려 한다면 위 특별협정 제4조에 따라 한미소파합동위나 방위비분담공동위원회에서 미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집행에 관여하지 못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의도적인 사실왜곡이고 정당한 권한의 포기라고 할 수 있다.
③ 군사건설비와 CDIP 등의 항목별 배정은 한국과 협의를 거치게 돼 있어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이 또한 전혀 사실과 다른 것은 방위비 분담금의 항목별 배정에 관해 미국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협의해서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대한민국 국방부와 협의하여 각 분담금 항목별 자금 배정액을 국방부에 통보한다.이러한 통보는 특별협정이 효력을 발생하고 10일 이내에 그리고 2006년도 배정액에 대해서는 2006년 2월 1일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6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관한 이행약정 제1조)
미국은 군사건설비나 CDIP 등을 얼마로 할 것인지를 사전에 한국 국방부와 협의하게 돼 있으므로 만약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려 한다면 항목별 배정에 관한 협의 때 한국은 이의를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④ CDIP사업의 선정과 추진은 한국 합참의 승인을 거치게 되어 있어
CDIP사업의 경우 <그림 1>에서 보듯이 사업소요는 주한미군이 제기하나 한국 합참의 승인을 얻게 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은 CDIP사업비가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그림 1> CDIP사업의 절차
분담금
배정합의
→
사업소요
제기
→
사업선정/승인
→
사업설계
→
MOA체결
→
공사집행
(한국:
정책기획국
미국:
주한미군사)
․F-1년 12월
(주한미군사)
․F년 4월
(합참)
․F년 9월
(주한미군사)
․F+1년 11월
(군사시설국
-주한미군사)
․F+1년 11월
(국방부
조달본부)
․F+2년
다음 사례는 한국이 CDIP사업의 소요와 확정 때부터 간여함을 보여준다.
1991 CDIP로 추진한 해군의 ‘함대통신소’와 1993 CDIP의 합동워게임 본부의 경우, 한미 합동으로 사용할 성격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최초 미 측에서 제의한 내용은 한 측 사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미 측 위주로 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사실이 현지정찰 간 확인됨으로써 미측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한미 사용부서 간 협의를 통해 사업내용을 보강한 바 있다.(굵은 글씨 필자 강조)
⑤ 군사건설사업의 이행도 한미 사이의 합의서에 의해 이뤄져
군사건설사업의 경우 “사업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선정하고 승인한다”라고 되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군사건설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이행 세부사항은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사간 별도의 합의서로 규정한다”(이행약정 제2조 나항)고 되어 있다. 또 미국은 “군사건설비로 이루어지는 모든 계약서 사본과 분기별 집행보고서는 한국 국방부 군사시설국장에게 제공해야 한다.”(이행약정 제2조 나항) 즉 군사건설사업도 한미 사이의 합의서에 의해서 이행되고 또 한국은 자금 제공자로서 미국으로부터 분기별 보고를 받으므로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2002년부터 군사건설사업의 5%는 현물사업으로 구성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었다. 이 협정 제3조(사업선정)는 “사업선정 및 승인은 주한미군사 사령관의 책임 하에 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사업목록 및 내용(DD Forms 1391)을 대한민국 국방부에 제출한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 합중국의 주한미군사는 선정된 사업에 대한 부록서를 체결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사업 선정과 승인이 주한미군사령관의 책임으로 되어 있지만 그 목록과 내용을 국방부에 제출하고 또 부록서(합의서)를 한국과 미국 사이에 체결하게 되어 있으므로 한국이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 국방부는 미국이 제출한 군사건설사업의 목록과 내용을 보고 부록서 체결 시 군사건설비의 미2사단 이전비용 전용에 관해 얼마든지 문제제기할 수 있다. 미국이 군사건설비를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한다면 이는 특별협정 이행약정 상의 주한미군사령관의 군사건설사업 선정과 승인 권한을 뛰어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이의제기와 함께 합의서 체결(부록서)의 거부권한이 한국 국방부에 있게 된다.
이들 자금(군사건설)은 회관, 골프장, 극장 및 볼링장과 같은 시설들을 건설, 확장, 수리 및 관리하는데 사용될 수 없다.(6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관한 이행약정 제2조 나)
만약 국방부의 주장대로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면 군사건설자금으로 미국이 골프장과 같은 위락시설들을 짓는데 사용해도 즉 미국이 협정을 위반해도 한국으로서는 아무런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주장으로 될 뿐만 아니라 협정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된다.
⑥ 집행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런 독소조항을 무려 20년 가까이 방치한 것은 범죄적인 직무유기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돼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과 이행약정이 한국에 불리한 독소조항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국방부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이런 독소조항을 없애고 우리의 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 동안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모두 지금까지 7차례나 체결되었으며 우리나라가 방위비 분담을 시작한지는 1989년부터 무려 20년 가까이 긴 세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굴욕적인 독소조항들이 고쳐지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적 직무유기 행위다. 나아가 그에 그치지 않고 이런 독소조항에 기대서 미국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은 자신을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자로 자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행위다.
(2)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돈이라며 이전비용 전용을 적극 두둔하는 태도의 문제점
“방위비 분담금도 미국에 일단 준 돈이니만큼, 미국 계정에서 지출되는 것이 법적으로도 맞다”(국방부 국제협력관 김규현의 말)
① 미국이 한국과 협의하여 방위비 분담의 각 항목별 구성을 정하고 한국에 집행을 보고하므로 방위비 분담금이 미국 돈이라는 말은 성립이 안 돼
6차 특별협정 이행약정을 보면 우선 방위비 분담의 각 항목별 구성부터 미국은 한국 국방부와 협의하도록 되어있다.(이행약정 1조) 또 인건비의 경우 “주한미군사는 전년도 연간 집행보고서를 2월 1일 이전에 한국 국방부 계획예산관실에 제출하여야 한다”(이행약정 2조 가)고 되어있다.
방위비 분담금이 국방부의 말대로 미국 돈이라면 미국이 그 배분에 대해 한국과 협의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한국에 집행을 보고해야 할 의무도 없을 것이다. 한국과 협의하고 집행을 보고하는 것은 방위비 분담금이 미국 돈이 아니라 한국 돈이기 때문이다.
② 방위비 분담 예산의 이용⋅전용 또 그 결산이 국내법에 따르는 것은 방위비 분담이 한국 돈이기 때문
방위비분담금은 우리 국방예산에 계상되어 있으며 예산과 결산은 우리 국내법(예산회계법, 현재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이뤄진다. 방위비 분담금의 이용이나 전용은 예산회계법(2007년부터는 국가재정법)과 매년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총칙안의 규정에 따라서 이뤄지며 방위비 분담금의 결산도 국회에 보고된다.
③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 내에서만 쓸 수 있어
방위비 분담은 한미소파 5조에 관한 특별조치협정에 의한 것으로 그 사용목적이 명백히 한국 방위에 한정된다. 만약 방위비 분담금이 미국 돈이라는 국방부의 논리대로라면 미국이 이를 한국방위에 쓰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써도 무방하다는 논리로 된다. 따라서 국방부의 논리는 방위비 분담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논리로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3) “미군기지 이전 협상 시 처음부터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건설비로 쓴다는 것을 전제했다”는 국방부 주장의 무책임성
미군기지 이전 협상 처음부터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건설을 위해 쓴다는 것을 전제했던 것으로 안다(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의 말)
① 국회와 국민을 고의로 속인 국방부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국방부의 말대로라면 국방부는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이전비용으로 쓸 것을 뻔히 알면서 미2사단 이전이나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에 임했다.
국방부와 외통부는 이전되는 미군기지의 대체시설 건설에 대한 한미의 비용 분담을 규정한 (구)LPP 협정의 제4조 1항 그리고 개정 LPP협정의 제1조 2항과 3항이 지켜지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 즉 한국이 미2사단 이전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는 것을 알면서 LPP협정에 서명한 것이다. 이는 국방부가 국회와 국민을 고의로 기만한 것이 된다. 또한 이는 국방부가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것을 막기는커녕 이를 방조함으로써 국익 손실을 초래하였음을 의미한다.
2004년 당정협의 때 반기문 장관과 김숙 북미국장은 ‘LPP나 주한미군 C4I현대화 비용, 용산 영외 미군주택 임대료에 방위비 분담금이 들어가 있지 않느냐’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항의에 대해 이를 강력히 부인하였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방위비 분담의 미군기지 이전비용 전용 사실을 조직적으로 속였다가 이제 이 문제가 현실로 드러나자 아예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태도를 국방부가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② 방위비 분담금의 미군기지 이전비용 전용에 관한 밀약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수
방위비 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쓰는 것이 미군기지 이전 협상의 전제였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이전비용 전용이 뒤늦게 문제가 되자 이를 아예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는 술수다.
방위비 분담의 이전비용 전용에 대해 국방부가 미국에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해명하는 태도는 GAO 보고서에 적시된 대로 미국에 비밀리에 합의해 준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밀약은 중대한 국익 침해이자 국회 기만이므로 밀약의 존재와 내용에 대한 국회와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고 그와 함께 기지이전 협정도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6. 소요충족 방식으로의 변경이 갖는 문제점
국방부는 방위비 분담의 미2사단 이전비 전용 문제가 사회여론화 하자 지금까지의 총액결정 방식 대신 소요충족방식으로 방위비 분담 방식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언론에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2007.2.2)
그러나 이것이 여론 호도책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첫째, 방위비 분담의 미군기지 이전비 전용은 단순히 방식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 조약(LPP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문제이고 우리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방식의 변경이 아니라 방위비 분담의 미군기지 이전비 전용을 불허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다.
둘째, 소요충족 방식으로 방위비 분담금 규모의 결정 방식을 설사 바꾼다 하더라도 그것이 방위비 분담금 규모의 삭감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방위비 분담금의 낭비를 막는 것도 아니다.
지금도 미국이 비인적 미군주둔비용의 50%를 부담하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 이런저런 명목의 소요를 들고 나와 한국에 비용부담을 강요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미국이 동의해 소요충족 방식으로 바뀐다 하더라도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구체적인 구성 항목별 액수 및 산출 근거를 한국에 제시하지 않은 그동안의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 더욱이 방위비 분담금의 미2사단 이전비용 전용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현 국방부의 사대주의적 자세로 볼 때 더욱 그렇다.
이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이 마음대로 집행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독소조항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근거로 삼아 자신의 사대주의적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국방부의 자세다. 즉 국방부의 이런 사대주의적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방식이 바뀐다 하더라도 방위비 분담을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미국의 태도가 달라지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셋째, 현행 방위비 분담 결정방식도 소요와 무관한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방식의 변경이 방위비 분담의 낭비를 막는다고 말할 수 없다. 인건비나 군수지원, CDIP 등은 모두 소요에 의거한 지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 항목의 지원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었으며 CDIP의 경우 2005년에는 군사건설비로 167억 원이 전용되었고 또 365억 원이 대상 사업을 찾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2006년으로 이월되었다. 이 점에서 방식 변경은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호도책은 될지언정 현행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갖는 불평등성을 해소하는 방식이 될 수는 없다.
넷째, 그 동안 방위비 분담금 규모 산정방식은 1989년 방위비 분담이 시작된 이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매번 바뀌었으며 그 때마다 방위비 분담금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였다. 이는 미국의 강압적인 협상 전략 그리고 그에 굴복하는 국방부나 외통부의 대미 저자세가 보다 근본 원인으로 이를 고치지 않는다면 방식이 설사 조금 바뀌더라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위비 분담을 늘리는 명분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섯째, 방위비 분담의 규모 결정이나 그 집행 상의 불평등성⋅굴욕성 문제를 국방부가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한 의도에서 소요충족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라면 우선 중복지원의 대표적 사례이자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소요가 없어지게 된 ‘군사건설’과 ‘CDIP’를 방위비 분담 구성 항목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것은 방식의 변경과 무관하게 2007∼2008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부터 적용되어야 할 과제다.
여섯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대표적인 불평등 조약으로 폐지되어야 할 법이다. 그리고 방위비 분담은 처음부터(1989년) 미국의 일방적 강요에 의해 시작된데서 보듯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수행의 비용을 한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 그 본질이다. 이 점에서 방위비 분담 폐지를 위한 계획이나 대책 없이 방식만 바꾼다는 것은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의 수명을 연장시켜 줌으로써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Ⅴ. 7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재협상되어야 한다
1. 2007년 방위비 분담은 최소 4,000억 원이 삭감돼야 한다
(1) 증액된 451억 원은 삭감돼야 한다
앞서 보았듯이 인건비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허구임이 드러났다. 따라서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증액된 451억 원은 삭감돼야 한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은 2006년 합의한 2007∼2008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해 “난처한 입장”이라며 “1000억 원 이상 부족해 한국인 노무자 감축 등 주한미군 계획⋅활동에서 축소할 부분을 다음 달 중 한국 정부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7년 방위비 분담금을 451억 원이나 올린 이유가 인건비 부족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벨의 이런 발언은 인건비 부족강변이 한낱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더 많이 얻어내려는 술책에 불과했음을 말해준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이전 비용으로 전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하며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2) 군사건설비의 전면 축소⋅폐지의 근거
①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건설비를 폐지해야
군사건설비가 전면 축소 또는 폐지되어야 하는 것은 군사건설비가 불법적으로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 군사건설비를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한다는 것은 기존의 군사건설 소요가 사실상 없어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이 미군기지 이전비용의 이중지원을 막기 위해서는 군사건설비를 전면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
② 군사건설사업의 낭비적 성격
2006년에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군사건설사업으로 배정된 예산이 2,646억 원이다. 평통사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이 중 9,630만 달러에 이르는 현금 군사건설사업 목록을 국방부로부터 제공받았다.
정보공개 된 2006년의 군사건설사업 목록을 보면 거기에는 평택 미군기지의 부족한 군인 종교시설 신축(4백만 달러), 평택 미군기지의 다목적 회의실 및 특별활동(여가 등) 시설(150만 달러), 평택 차량정비고 3동 신축(2,560만 달러), 차량 주차고, 부대의무실⋅건강관리시설, 군산 미군기지의 교회 및 교회 교육관 신축(550만 달러), 군산 우체국 신축(100만 달러), 창고 및 보급품 창고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목록은 2006년 전체 군사건설사업의 반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군사건설사업비가 낭비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표6> 2006년도 현금 군사건설사업 목록
번호
사업명
위치
예산
(만불)
사업내용
1
다목적행정시설
부산
370
업무수행을 위한 일반 행정사무실
2
종교시설 신축
평택
400
부족한 군인 종교시설 신축
3
공동체지역운용시설
평택
150
다목적 회의실 및 특별활동 공간 확보
4
주차차고 신축
평택
2,560
부족한 차량정비고 3동 신축
5
부대의무실 신축
평택
900
노후된 부대의무대시설 신축
6
종교시설/교육시설
군산
550
교회 및 교회 교육관 신축
7
비행장유도로, 주기장
군산
4,310
유도로 및 주기장 연결 도로포장
8
데이터 프로세싱
/ 기술통제소
군산
230
항공대대 운영관련 자료 처리실 및
통제소 신축
9
카투사식당 신축
군산
40
부족한 카투사용 취사식당 신축
10
우체국 신축
군산
100
부대 군사우편시설 신축
11
·창고 / 보급품창고
군산
20
군수물자 및 보급품 저장창고 신축
평택과 군산에 교회를 짓는데 950만 달러(우리 돈으로 대략 100억 원)가 소비된다. 부지가 무료로 제공되므로 100억 원이면 평당 단가 320만원 정도의 국민임대 주택 31채를 지어 저소득 가구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또 평택 미군기지 내 취미⋅운동시설을 위해 150만 달러(15억 원 정도)가 쓰인다.
우리나라가 미군에게 기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각종 오락, 운동시설이나 교회 등과 같은 군기지 기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시설들을 짓는데 쓰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시설들은 목적 외의 기지 사용이다. 또 우리 국민이 ‘군사건설’과 관련해 미군 주둔경비를 지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막사 등의 군사시설 건설을 지원하는 것이지 이를 특정 종교 시설이나 오락⋅취미 시설들을 건설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만약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자신의 비용으로 부지도,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③ 군사건설의 중복 지원으로 인한 예산 낭비
가) 방위비 분담 항목 내의 군사건설 관련 자금지원
방위비 분담의 낭비적 성격은 동일한 군사건설(MILCON) 개념의 사업이 항목을 달리해 이중, 삼중으로 지원되고 있는데서 드러난다.
군사건설, CDIP 그리고 군수지원 항목 속의 ‘가족주택을 제외한 특정 합의된 임대 및 주한미군 시설의 유지비용’(이 부분은 2005∼2006 특별협정 때 처음 포함) 등은 모두 미군기지 건설에 관련된 비용들이다.
6차 특별협정(2005∼2006) 때 군수지원 항목에 새로 추가된 ‘시설유지’는 주한미군의 모든 기지에 해당되는 것으로 건물보수, 도로포장 등 주한미군 시설의 유지⋅보수 및 기타 용역비에 사용된다. 이는 기존의 군사건설사업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군사건설비의 또 다른 보장인 셈이다.
이렇게 항목을 달리해 동일한 개념의 비용을 이중, 삼중으로 보장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지나친 특혜이자 우리나라로서는 예산 낭비이고 추가 부담이 된다.
나) 군사건설과 CDIP는 동일한 개념의 이중 지원
우리 정부는 군사건설은 비전투시설(막사, 행정시설, 환경관련시설 따위) 을, CDIP는 전투시설을 건설하는 비용으로 두 개념을 구분한다. 그러나 이런 구분 자체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나 그 이행약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또 미국 의회의 GAO 보고서를 보면 “군사건설(ROKFC)은 현금 제공사업으로 그 자금이 전투시설(warfighting facilities)은 물론이고 삶의 질 시설(quality of life infrastructure)을 위해 미국 정부에 양도된다”고 썼다.
2000년에는 ‘CDIP자금’으로 군산의 ‘활주로 진입로 유도 등 연장시설’에 250만 달러가 투자되었고 2006년에는 같은 군산의 미군기지에서 비행장 유도로 및 주기장 연결 도로포장에 ‘군사건설 자금’(ROKFC) 4,310만 달러가 배정되었다. 이런 사례는 군사건설자금과 CDIP자금을 비전투시설과 전투시설 용도로 구분하는 것이 절대적 의미를 갖지 않음을 보여준다.
CDIP사업의 경우 국방부 훈령 제518호(1995.9 제정)는 CDIP 사업으로 ‘도로⋅항만⋅송유관 등 기간시설 사업’, ‘사전 한미 간 합의된 환경관련시설 사업, 상하수도 및 전기시설에 대한 전면 개선사업(재투자 범위로 한정)’을 포함한다.
한편 국방부는 CDIP사업이 한미공동사용시설에 대한 투자 개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와 달리 “CDIP를 주한미군을 위한 지원사업으로 간주하여 군사건설과 CDIP를 구분 없이 동일 개념으로 인식”한다.
한미 사이의 CDIP사업에 대한 개념 차이는 5차 특별협정(2002∼2004)에 관한 이행약정에서 “연합방위력증강 사업의 정신에 따라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는 공동사용시설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높은 우선순위를 둘 것을 호의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절충되었다.
6차 특별협정 이행약정에 의하면 “(군사건설)사업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선정하고 승인한다”라고 되어 있다. 또 같은 이행약정에 의하면 “연합방위력 증강사업에 따라 한측은 주한미군이 이용하게 될 시설을 건설한다”라고 규정돼 있고 연합방위력증강 사업이 한미공동사용시설에 투자될 것인지 여부는 주한미군사의 호의에 달려있다.
③ 부대 철수 또는 이전은 군사건설 수요의 축소 요인
주한미군 부대가 철수하고 부대가 주둔한 미군기지가 폐쇄되면 군사건설 수요도 당연히 줄게 된다. 또 용산과 미2사단의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므로 이전 대상이 되는 부대에서는 군사건설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며 기존 군사건설 사업도 취소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주한미군 부대가 이전해 버리면 그 군사건설은 불필요한 시설이 되고 돈만 낭비되기 때문이다.
2005년도 방위비 분담금 이월액 980억 원의 내역을 보면 군사건설 25억7천만 원, CDIP사업 364억 원, 군수지원 589억 원에 이른다. 이월사유를 보면 군사건설이나 CDIP사업의 경우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과 연계되어 대상 사업 선정 지연’으로 되어있다. 이는 미군기지가 재배치되는 조건에서 방위비 분담금(군사건설비와 CDIP사업비)의 상당부분이 미군기지 이전사업비로 쓰인다는 것을 뜻한다. 그 경우 우리나라는 용산기지 이전협정이나 LPP협정에 따른 미군기지 이전비용도 대고 그와 별도로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군기지 이전비를 보장해 줌으로써 이중의 이전비용 부담을 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없어져야 할 방위비 분담금이 그 용도, 목적을 달리해 계속 연장, 증액하는 결과를 용인하게 됨으로써 우리 국민의 부담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게 되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의 굴욕성과 불평등성 문제가 이어지게 된다.
또 군사건설이나 CDIP 예산 중 각각 26억 원과 364억 원이 다음 해(2006년)로 이월되었는데 그 이월 사유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과 연계되어 대상사업 선정 지연”으로 되어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되지 않은 조건에서 기지 이전이 안 되는 사업을 위주로 사업을 선정하다 보니 대상사업의 선정이 늦어지게 되었다는 국방부의 말은 기지이전에 따라 그만큼 군사건설이나 CDIP사업 소요가 줄어들게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④ 주한미군의 군사건설비를 삭감한 미국의 사례
미국조차도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을 감안해 자신의 정부 세출예산으로 진행하거나 계획한 군사건설 사업들을 취소하거나 다른 사업비로 돌렸다.
주한미군 관리는, 용산 육군 사령부의 군사기반시설과 서울 이북의 미군기지―장래 미군주둔이 불확실한 지역들―를 개선하는 사업들과 연관해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군사건설사업이 최근까지 대략 13억 달러였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최근 주한미군 관리들은 이들 사업을 재검토 중이며 10억 달러 이상의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건설사업이 유보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더욱이 국방부는 5백만 달러의 용산 사령부 관련 건설사업을 취소하고 용산 사령부와 서울 이북의 기지에 관련된 2억 1,280만 달러의 건설계획을 서울 이남의 기지로 돌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예산을 의회에 최근 제출하였다.
주한미군 기지이전이 예정된 속에서는, 그 이전에 착수되거나 계획된 주한미군의 군사건설 사업을 미국이 중단하거나 취소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예산 낭비를 막는 조치이기도 하다. 미국은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한미 사이에 합의되기 이전인 2003년에 벌써 용산 미군기지 관련 건설사업을 취소했다. 따라서 이런 방침은 방위비 분담금에 의한 군사건설 사업에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용산 고가차도(2003년 완공), 용산 미군주택(2004년 6월 완공)을 지었다. 이는 자국의 돈은 아까운줄 알면서 남의 나라 국민의 돈은 물 쓰듯이 낭비하는 미국의 자국 이기주의의 발로라 할 수 있다.
방위비 분담의 구성항목의 하나인 군사건설은 기지 이전사업이 끝날 때까지는 전면적으로 축소되거나 폐기돼야 한다.
⑤ 미국의 한 해 주한미군 군사건설비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군사건설비로 지출하는 것은 대표적인 미국 퍼주기
2006 회계연도 미국의 주한미군 관련 군사건설세출예산은 1.99억 달러다. 그리고 미국의 전체 해외 군사건설 세출예산(가족주택 포함)은 같은 기간 6.13억 달러다. 2006년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건설과 CDIP사업비는 합쳐서 3,040억 원으로 2006년 주한미군 군사건설 세출예산 1.99억 달러의 1.5배를 넘으며 미국의 해외 군사건설예산 6.13억 달러와 비교해도 그 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방위비 분담금에 의한 주한미군 군사건설 지원 규모가 얼마나 큰가를 엿볼 수 있다.
<표 7> 미국의 군사건설 세출예산
회계연도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요청)
주한미군
(가족주택)
119,697
(21,800)
214,503
(12,655)
197,307
(39,374)
88,697
(44,765)
67,700
(46,834)
199,929
137,845
해외기지 전체
(가족주택)
399,771
(26,800)
695,270
(28,112)
940,383
(68,412)
646,893
(81,883)
466,156
(151,043)
613,926
1,017,873
(246,238)
(단위 : 천 달러)
주) 2007년 이전은 미 의회 승인 예산이며 2007년은 미 정부 요청 예산으로 승인 이전의 예산임
그런데 주한미군의 군사건설에 대한 한국의 지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국방부는 군사건설과 CDIP사업비 3,040억 원 외에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로 3,305억 원 그리고 미2사단과 LPP비용으로 3,628억 원(이자상환 331억 원 포함)을 2006 회계연도 예산으로 편성하였다. 이를 모두 합하면 9,973억 원이 된다. 이 규모는 미국의 주한미군 건설세출예산의 5배가 되는 액수며 미국의 2006년도 전 세계 군사건설비와 맞먹는 액수다. 이는 주한미군에 대한 군사건설 지원으로 인한 한국의 부담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다.
또 위 <표7>을 보면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에 서명한 2004년 이후 2005년부터 따지면 2007년(요청액수로, 승인액수는 아님)까지 3년간 주한미군 전체 군사건설예산−4억 달러에 불과하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1.3억 달러로 그 반이 기지 이전비용으로 쓰인다 하더라도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동안 해봐야 7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군기지 이전비용이 10조원이 넘는다고 보면 미국이 기지이전 비용으로 지불할 수 있는 돈은 이전비용의 10% 미만이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서도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를 위한 재배치 비용을 사실상 거의 전부 한국이 부담하게 될지 모른다는 그 간의 국민적 의혹이 결코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3) CDIP 사업비의 폐지 근거
① 한미공동사용시설 투자와는 거리가 먼 CDIP사업의 실태
<표8>과 <표9>는 그간 CDIP사업 내용을 보여준다. 이를 보면 CDIP사업 가운데 한미공동사용 시설 투자로 볼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없으며 HTACC(전구항공통제본부)⋅KCOIC(한국 전투작전정보본부) 정도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CDIP사업은 한미공동사용 시설에 대한 투자개념으로서의 사업 성격을 상실한지 오래이므로 진작 폐지되었어야 하며 그 동안 방위비 분담금 구성항목의 하나로 존속돼 옴으로써 우리나라에는 추가적인 부담이 되어왔다.
<표8> 1989년도 CDIP사업(4천만 달러)에 대한 미국의 사업별 요구
구분
요구내용
군별
공군(44%) 육군(41%) 해군(15%)
사업성격
주한미군 시설(65%) 증원군 시설(29%) 한․미연합시설(6%)
시설용도
비행장 전투시설(45%) 탄약 및 장비 저장시설(32.3%) 지휘 및 통신시설 (15.4%) 송유관 시설(9.5%) 항공정비시설(4.4%) 훈련장시설(3.4%)
출처 : 권태환의 한․미연합방위증강사업 발전방향 소개. 합참 16호, 2001.1
<표9> 1998∼2002 CDIP사업 목록
연도
사 업 명
위 치
사업비(만불)
‘98
활주로/유도로 포장 및 조명시설 개선
평택
570
HTACC/KCOIC 시설 개선
오산
610
관제탑 건설
평택
210
다목적 작전본부 건설
오산
470
200인용 내무반 건설
성남
790
48인용 장교숙소 건설
춘천
690
전술차량 정비고 건설
성남
600
비행기 격납고 설계
포항
40
철도건설 측량
오산
20
계
4,000
‘99
활주로 노견포장
군산
350
아파치 중대 작전본부
평택
390
패트리어트 차량 정비시설
군산
390
화학중대 작전본부 및 정비시설
평택
1,160
항공기 엄체호 건설
오산
640
항공기 주유시설 개선
수원
80
35 비행대대 작전시설
군산
990
계
4,000
‘00
2사단 지휘통제 벙커 개선
의정부
430
서울지휘소 시설 개선
용산
170
항공기 엄체호 건설(2단계)
오산
640
패트리어트 대대 전술작전본부 신축
평택
220
활주로 진입로 유도 등 연장 시설
군산
250
다련장로켓(MLRS) 정비시설
동두천
950
항공기 엄체호 개선
군산
780
패트리어트 정비시설 신축
오산
480
HTACC/KCOIC 시설 개선
오산
110
송유관 시설 신설
광주
130
전술차량 정비시설 신축
용산
230
3군 공동사용 격납고 시설 신축
포항
400
계
4,390
‘01
헬기정비 격납고 신축
대구
440
아파치 중대 작전시설 신축
평택
230
패트리어트 방호벽 신설
오산, 수원
270
패트리어트 작전지원시설 신축
오산, 수원
700
전술차량 정비고 신축
성남
520
항공기 긴급 재발진 시설
군산
590
탄약저장 이글루 신축
오산
500
통신대대 작전지원시설 신축
평택
150
계
3,470
‘02
통합 유류 운용시설
군산
200
미사일 정비고 신축
군산
650
항공기 주기장 보수
광주
170
항공기 격납고 신축
오산
640
항공기 격납고 개선
오산
830
부대 의료시설 신축
진해
380
RAPCON(정밀접근레이더) 시설
군산
500
항공기 방호벽 유개화
광주
180
HTACC/KCOIC 시설 개선
오산
1,140
11부두 지원시설 신축
진해
430
군사우편물 취급소1)
인천
590
계
6,010
주1) 이 사업은 현물 군사건설사업임.
② TACCIMS사업으로 보는 CDIP 사업의 타당성 검토
CDIP사업에 의한 한미연합공동사용 시설 투자도 엄밀히 따져보면 한미연합전력에 대한 투자라고 말할 수 없다.
한미는 한미연합C4I체계로서 TACCIMS(전구 자동화 지휘⋅통제⋅정보관리 체계)사업에 관한 합의각서(MOA) 두 가지를 1987년 5월 4일 체결하였다. 하나는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 간 전구자동화 지휘통제정보관리체계에의 공동참여에 관한 합의각서’이며 다른 하나는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간 탱고지휘소 시설확장공사에 관한 합의각서’다.
타킴스사업은 CDIP사업으로 선정돼 한국이 1,435만 달러(143.5억 원)를 들여 탱고지휘소를 건설하였다. 미국은 7,390만 달러(739억 원)를 들여 C4I체계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타킴스 운용실태를 보면 한미공동사용 시설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주한미군이 이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 통제 하에서 한국군이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타킴스는 처음 1991년 7월 운용이 개시되었고 1996년 9월 20일 TACCIMS FOC(최종운용능력)가 선포되었다. 그리고 1997년부터 운용비용 분담 협상이 시작되었는데 미국은 협상 기간 중인 1998년 독수리연습 때 타킴스지원을 중단하는 등 노골적인 압력을 가했다. 그 결과 타킴스이행합의서(IA)가 1999년 2월 26일 체결되었으며 한미 운용유지비율은 15 : 85로 하기로 하였다. 이 이행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한국이 운영유지비 분담을 GCCS-K(타킴스에서 1999년 3월 명칭 변경) 15%, VTC(화상회의)의 경우 50%로 하기로 하였으며 추가장비 획득이나 개량비용(단말기, 프린터)은 사용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였다.
한미연합C4I체계가 한미공동사용 시설로 CDIP자금이 투자되었으나 미국이 이를 무기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또는 비용분담 증액을 강요하는 횡포는 1998년 독수리연습 때의 타킴스 지원 중단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캠벨 주한미군 참모장은 2005년 방위비 분담 협상이 미국의 뜻대로 잘 되지 않자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전력, 사전배치 장비 및 물자, 병력 및 병력지원, 한국군에 제공되는 지휘 및 통제장비 분야에 있어 힘들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조선일보, 2005.4.2)라고 발언함으로써 GCCS-K 운영에 대한 미국의 지휘통제권을 명확히 하였다.
다음과 같은 합침 실무자의 지적은 GCCS-K가 한미공동사용 개념과는 거리가 먼, 주한미군 위주의 운영체계임을 말해준다.
한국군은 전시 미 증원계획인 TPFDD에 대해 접할 기회가 적다보니 이해도가 낮고, GCCS-K 단말기 자체도 한국군에는 극히 제한되게 설치되어 있는 관계로 평시부터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운용방법도 잘 모르고 있으며, 업무직책에 따라 극히 제한된 인원만이 취급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타킴스(지금은 GCCS-K)는 한국이 그 비용(건설비용과 부지, 일부 운영비)을 댔으면서도 실제로는 권한을 갖지 못하고 도리어 미국의 대한국 압력 수단이 되는, CDIP사업의 굴욕적 성격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방위비 분담의 불평등성에서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다. GCCS나 CENTRIXS는 모두 미국의 세계군사전략 차원에서 운용되는 범세계적인 C4I체계로 한국이 이에 의존함으로써 비롯되는 대미 종속의 문제이기도 하다. GCCS는 그 기능이 첨단화되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거기에 의존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규정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의 한국 방어를 위해서는 불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라면 굳이 미국에 의존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든 타킴스의 예는 CDIP사업 나아가 방위비 분담의 불평등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③ 미 육군사전배치장비의 저장창고 및 지원시설 건설사업
국방부 훈령 제518호는 CDIP사업의 대상으로 “동맹국을 위한 전쟁예비물자 및 장비의 저장시설사업”, “증원군 소요 전투긴요시설 사업” 등을 열거하고 있다.
CDIP자금에 의한 전쟁예비물자(WRSA) 저장시설 건설사업은 그 대표적인 예가 WRSA탄의 저장시설(탄약고) 건설이다. 그런데 이는 1970∼80년 대 미국의 소요초과 또는 도태 탄약을 비용절감 차원에서 한국에 옮겨 한국군의 저장시설(탄약고)에 보관, 관리하도록 하고 한국이 그 비용을 부담토록 한 것이다. 즉 CDIP는 미국의 경비절감을 위한 비용을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것이다.
한국 내에서는 1996년부터 미 육군 장비의 육상사전 비축이 이뤄졌는데 그 저장창고와 지원시설은 CDIP자금으로 지어졌다. 그런데 이 미 육군 장비의 육상 사전배치(이를 AWRPS-K로 부른다)는 주유럽 미육군의 감축으로 필요 없게 된 장비를 한국에 옮긴 것이다.
④ 한국방위의 한국화로 CDIP사업의 근거가 사라져
CDIP는 한미 사이에 개념에 관한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나 명칭에서 보듯이 한미연합전력 곧 한미 공동사용시설에 대한 투자를 사업 취지로 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만약 CDIP사업이 미군만을 위한 사업이라면 군사건설과 구분되지 않는다면 별도 항목으로 있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6차 특별협정 이행약정에도 “연합방위력증강 사업의 정신에 따라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는 공동사용시설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높은 우선순위를 둘 것을 호의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이제 한미연합전력 증강 개념의 CDIP사업은 ‘한국 방위의 한국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축소⋅폐지되어야 한다.
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한미가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한미연합사가 해체될 것이므로 한미군 공동사용 시설도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⑤ 중복된 군사건설 지원
CDIP사업은 군사건설사업과 구분되지 않으며 미국 입장에서는 다 같은 군사건설 개념에 속하는 사업이다.
1998년 CDIP사업 내역을 보면 200인 용 내무반 건설, 48인 용 장교숙소 건설 등은 그 사업성격으로 볼 때 ‘군사건설’(ROKFC)사업에 속한다는 점에서 CDIP와 군사건설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동일한 개념의 사업비가 항목을 달리해 설정돼 있는 것은 이중 지원이며 한국에게는 그만큼 추가부담이 된다.
CDIP사업은 또한 그 대부분이 주한미군 기지의 건설자금으로 이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미군기지의 철수나 이전으로 소요가 크게 줄 수밖에 없다.
<표10> 2001∼2005 CDIP사업비 결산
예산액
전년도 이월액
전용증감
이용증감
사업조정
예산현액
지출액
다음연도이월
불용액
2001
53,119
12,341
-7,557
-24
-328
57,551
39,173
18,378
0
2002
70,452
18,378
-8,335
-4,679
-1,767
74,029
53,223
20,806
0
2003
73,628
20,806
-2,800
0
-20
91,615
61,052
29,563
0
2004
58,300
29,563
-6,000
0
-2,344
79,519
44,685
34,724
110
2005
583
347
-167
(-0.3)
-0.5
763
393
365
5
주) 2005년도 단위는 억 원이며 그 이전은 백만 원임
출처 : 국방부, [2005 회계연도 결산주요사업 설명서]
2005년 CDIP사업비 중 364억 원이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대상사업 선정 지연으로 2006년으로 이월된 것은 이를 반증한다.
2005년 결산을 보면 CDIP사업비 167억 원이 군사건설로 전용되었다는 것또한 벌써 CDIP사업이 그 사용처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는 하나의 증거다.
CDIP사업과 군사건설사업은 미군기지 이전, 동일한 사안의 이중 지원 등을 감안할 때 폐지 전이라 하더라도 통폐합 하되 대폭 감액되어야 하며 그럴 경우 2007∼2008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축소가 가능하다.
⑥ 법적 근거 없는 CDIP사업은 중지돼야
CDIP사업은 시작 때부터 한미 사이에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 CDIP사업은 1991년부터 특별협정에 의한 방위비 분담에 포함되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이전의 불법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CDIP사업이 한미연합방위력 증강사업인데도 이에 관한 한미 간 협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한미연합방위력 증강사업은 지금까지 편의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사업우선 순위나 사업 개념을 놓고 한미 사이에 의견대립이 존재한다.
CDIP사업은 그에 관한 한미 간 합의(협정)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회비준의 요건을 결한 것이다. 이런 불법성을 없애기 위해서도 CDIP사업은 중지되어야 한다.
(4) 한국을 미국의 도태탄약의 창고로 전락시킨 불평등한 SALS-K 협정은 폐지돼야
한국 내 미군 지상탄(WRSA탄과 미 전용탄)을 한국이 일괄해서 저장⋅관리하는 협정(SALS-K)은 대표적인 불평등협정에 속한다.
① SALS-K는 미국의 경비절감을 위한 것
한국은 1974년 방위비 분담의 일환으로 미 8군 전용탄과 미국 소유 WRSA탄을 일괄적으로 저장관리하는 SALS-K에 관한 협정을 미국과 맺었다. WRSA탄은 그 이후 5년 동안 순차적으로 도입되었다. 어네스트 그레이브스는 “1976년에 시작된 대동맹국 전쟁물자비축(WRSA)계획에 의해 미국은 해외에 물자를 비축하였”다면서 “거의 20억 달러의 전쟁물자를 한국군에 배당했다”고 썼다.
그런데 SALS-K에 의해 도입된 WRSA탄(WRSA-K)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미국에 저장되어 있던 구식의 소요초과 또는 도태 품목이었다.
당시 미 측의 정치적 현안으로 등장된 주한미군 철수 시행에 따른 미측의 인력 부족 해결의 대안으로 1975년부터 미군 재래식 탄약 저장시설을 한국군에 이관하면서(강조 : 필자) 미군전용탄을 한국군이 관리하되 미측이 저장관리비를 보상하고 소유권 및 검사기능은 미측이 계속 갖게 되었다.
한국군의 전쟁예비탄약(WRSA)의 저장관리가 미국에 의해 저장관리 부담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된 것임은 다음의 글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의 한국군에 대한 전쟁예비탄약 지원개념은 1960년대 말 무상군원 종결 후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동북아 전략 변화와 NATO군 감축에 따른 탄약의 재배치 및 주한미군 철수에 따른 저장관리 부담의 절감 필요(강조 필자)와 한국 측의 탄약확보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져 미군의 초과 탄약으로 지정된 우방국 전쟁예비탄약을 한국군 전쟁예비소요 보충용(Project-ROK : 현재는 WRSA-PR)으로 도입비축하고 한국 측이 저장 및 군무지원을 제공하는 한미단일탄약지원협정(SALS-K)과(을)⋯체결함으로써
② SALS-K는 한국을 미국의 탄약고로 전락시켜
SALS-K 협정 당시 주한미군으로부터 인수받은 탄약은 4만 톤에 불과하였으나 1987년에는 그 규모가 72만 톤으로 늘어났다.
WRSA탄의 도입 결과 1988년 현재 한국 영내의 탄약은 미 전용탄이 15.1%, WRSA탄이 65.1%를 차지하여 80%가 미국 소유의 탄약으로 되었다. 이 통계를 근거로 계산하면 한국 소유 탄약은 대략 18만 톤이 된다.
보통 탄약 10만 톤을 저장하는 데 필요한 부지가 300만 평이므로 70만 톤을 저장하는데는 2,100만 평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규모는, 여의도 면적이 254만 평이니까 무려 여의도의 8배를 넘는다. 한국은 그야말로 미국의 도태탄약의 창고로 전락한 셈이다.
지금도 WRSA탄의 비중이 한국 내 탄약의 60% 이상을 차지하므로 1980년대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③ 소요 비용의 추산
가) 1톤당 탄약관리비용은 15만3,971원(평통사 정보공개청구 결과)
2007년도 국방예산 기준으로 하면 1톤당 탄약의 저장관리 비용은 15만 3,971원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매년 60만 톤의 WRSA탄 저장관리비용은 924억 원에 이르며 1980년부터 2006년까지 27년 동안으로 계산하면 대략 2조 5천억 원에 이른다. 물론 이는 직접비만 계산한 것이며 부지사용료 등의 간접비는 제외한 것이다.
나) 군사적 기준(교범)에 의한 계산
전쟁 예비탄약의 비축에 있어서는, 대략 10만톤의 탄약을 저장하는데 무려 300만평 이상의 부지와 1천억 원 이상의 시설비 및 1개 탄약창 규모의 관리부대가 필요⋯
지난 20년 간(1985∼2005년) 대략 WRSA탄의 저장관리 규모가 60만 톤이라고 할 경우 그 저장관리 비용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부지비용(300만평×6×평당 가격×10% 임대료)+시설비(1,000억 원×6)+시설정비비+탄약관리 부대의 유지비(1개 탄약창부대 유지비×6)의 연간 비용을 27년 간에 걸쳐 합계를 내면 된다.
다) 1988년도 SALS-K 저장관리비용 추계
한국 국방부는 1988년 SALS-K에 의한 미군 지상탄 관리의 직접비와 간접비를 계산한 적이 있는데 시설비 및 시설유지비 215억 원, 인건비⋅수송비 등이 포함되는 저장관리비 268억 원, 토지사용료 1,449억 원으로 달러로 환산 시 직접비가 6,481만 달러, 간접비 2억 1,005만 달러로 합계 2억 7,486만 달러에 이른다. 1988년부터만 계산해도 우리나라는 미군의 탄약을 저장관리하기 위해 2006년까지 19년 동안 직⋅간접비 합쳐 대략 52억 달러(2.75억×19)를 부담한 셈이다.
라) 1993년 기준 소요비용(국방부의 계산)
국방부는 1993년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원한 SALS-K 탄약저장관리비가 1,725만 달러에 이르며 이와 별도로 WRSA의 저장시설 건설과 관리비용(저장, 경계, 수송, 정비) 등을 위한 한국 육군과 해군의 예산으로 지원한 직접지원비가 6,970만 달러에 이른다. 이 두 비용을 합하면 8,695만 달러다.
이를 27년 동안으로 계산하면 23억 4,769만 달러가 된다. 그런데 이는 직접지원액으로 여기에는 탄약고 부지에 대한 간접지원이 빠져있다.
④ 탄약저장관리비가 WRSA탄 장비가치를 상회
국방부는 WRSA탄의 장비가치를 대략 5조원으로 추산한다. 국방연구원의 한 자료도 WRSA탄의 장비가치를 47억 달러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런 가치평가는 WRSA탄 자체가 대부분 정비 대상이거나 폐기 대상일 정도로 낡았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다음은 국방부의 말이다.
우리측은 장기저장탄약 중 정비대상 탄약량이 20여만 톤에 이르고 90% 이상 장기보관 됐기 때문에 전량 구매 대신 무상인수나 일부 필요한 물자에 한해 선택적으로 구매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설사 WRSA탄의 장비가치를 5조원 또는 47억 달러라 친다 하더라도 그동안 SALS-K에 의한 탄약저장관리비가 5조원을 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한 셈이다.
⑤ WRSA탄은 미국이 자국으로 회수⋅철수시키록 하고 방위비 분담금 지원은 즉시 중단해야
“미군은 1970년대 이래 전쟁 발발 등 유사시에 대비해 태국과 필리핀, 대만 등 우방국에 WRSA를 배치했다. 그러나 미 의회는 이러한 방식이 비경제적이라고 판단해 2000년 WRSA프로그램 폐지법안을 만들어 2002년부터 각국에 남은 WRSA를 폐기하기 시작했다.” 작전계획 5027-04에서 시차별부대전개제원이 빠진데서 보듯이 69만 명의 미 증원군 개념은 사실상 구식이 되었으며 미 증원군을 위한 전쟁예비탄약도 불필요하게 되었다.
WRSA-K 폐기법은 미국 의회를 2005년에 통과했으며 2008년 12월 말 그 시효가 종료된다. 그 때까지 한국과 이양 협상을 하고 그 결과에 상관없이 2008년 말 이후에는 WRSA-K 사업은 종료되며 그때까지 한국이 구매하지 않으면 미국으로 철수, 폐기시켜야 한다.
미국은 WRSA탄을 해외로 반출할 경우 그 저장관리비를 한국에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한국에 이양하도록 할 것이므로 이에 응해서는 안 된다. 미국 자신도 2002년 SCM 회의 때 사용불능 탄약 10만 톤가량을 철수시킬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므로 한국에 탄약을 구매하도록 강제해서는 안 된다.
(5) 한국노무단(KSC) 임금을 특별협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한국노무단 지위협정 위반이므로 이 부분은 삭감되어야 한다.
한국노무단은 한미소파와는 다른 ‘한국노무단 지위협정’에 의해서 규율된다. 이 지위협정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노무단과 그의 고용원의 유지와 관리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다”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소파 5조에 관한 특별조치협정에 따른 것이므로 한국노무단의 임금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불하는 것은 미국이 임금을 지불토록 되어 있는 한국노무단지위협정에 위배된다.
한국은 지불하지 않아도 될 돈을 미국에게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노무단에 속해 있는 한국인 노동자는 2006년 12월 31일 현재 2,185명 정도 되므로 여기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2005년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노동자 총인건비가 4,591억 원이므로 여기서 2,200명(자연감소를 감안해 잡은 숫자다)의 한국노무단 인건비를 제외하면 방위비 분담의 대상이 되는 한국인 노동자의 총인건비는 4,591억 원-4,591억 원×2,200명÷9,894명=3,570억 원이 된다. 3,570억 원의 71%는 2,535억 원이다. 2005년도 방위비 분담금의 인건비 배정액이 2,874억 원이었므로 최소한 339억 원이 더 지원된 셈이다.
2007년의 경우 총인건비의 71%를 한도로 하되 한국노무단 2,180여 명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 경우 최소한 2005년 추가 지원된 339억 원 이상을 방위비 분담금에서 삭감해야 한다.
2.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의 폐기를 위한 계획과 대책을 마련해야
(1) 주한미군의 주둔은 미국의 국익(세계군사패권)을 위한 것이므로 방위비분담금은 폐기돼야
방위비 분담은 그 역사적 기원이나 실제 한미 간 논쟁에서 보듯이 “과도한 해외주둔 미군을 유지할 수 없게 된 미국이 세계패권전략 수행을 위해 그 부담을 동맹국에 떠넘기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이란⋅이라크전쟁이 막바지이던 1987년 페르시아만의 미 해군 작전 지원을 요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방위비 분담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비용을 한국에 전가하기 위한 목적에서 처음 제기되고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방위비 분담이 말 그대로 한국 방위 비용에 대한 한미 간의 공정한 분담을 의미하려면 그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규정한 ‘한국방위’에 소요되는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한민국 영역의 외부의 공격로부터의 방위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군사전략은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하에서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과 점령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 5027과 병력, 무기체계, 미군기지 기능을 운용하고 있다. 더욱이 주한미군의 재배치는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를 위한 것이고 이는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의 미국의 군사패권 장악을 위한 것으로 전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다.
리언 라포트는 2005년 3월 하원세출위의 증언을 통해서 “주한미군의 능력을 향상하고 임무를 새로이 규정하고, 재배치하는 변환 노력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적응성과 유연성의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라고 말하면서 “우리의 개선된 기지배치로 북한 공격에 대한 억지가 높아지고 위기 시 한반도 전구에의 신속한 증원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이어서 그는 “이런 변환을 통해서 (주한미군이) 한미동맹 및 동북아시아지역의 미국이익의 잠재적 위협 세력들을 단념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하였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는 더 더욱 북한이 미국의 위협세력이 될 수 없으므로 여기서 잠재적 위협세력이란 중국을 가리킨다.
따라서 더 이상 한국방위를 명분으로 한 방위비 분담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오히려 미 국익을 위한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이 뚜렷해진만큼 우리가 방위비를 분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을 받아야 한다.
(2)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한국에 전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폐기돼야
미2사단 이전비용은 LPP협정에 의해서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또 용산 기지 영외의 미군주택의 이전비용도 용산 협정에 의해서 당연히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지 않고 한국에 전가하고 있으며 그 수단으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미군주둔비용 배분에 관한 파견국과 주둔국 간의 최소한의 법적 규제마저도 무너뜨리고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미군주둔비용을 부담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방위비 분담특별협정은 한미소파 제5조를 정지시킴으로써 미군의 운영유지비까지 한국이 분담하도록 한 굴욕적인 협정이다. 이제 이 특별협정은 한미소파를 불구로 만들어 한국의 부담을 가중시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LPP협정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에서 규정된 미군의 최소비용 부담마저 면제시켜 줌으로써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을 극대화하고 우리 국민의 부담은 무한대로 늘리는 국익침해법, 국민부담 최대법, 미국익 최대보장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으로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관해 한미 사이에 어떤 협정이 맺어지더라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존재하는 한 그것은 규정성을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미국의 비용부담을 규정한 어떤 협정을 맺는다 해도 미국은 방위비 분담으로 그 협정 상 미국 부담을 대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폐기돼야 할 조약이다.
(3)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장치로 전락된 특별협정은 폐기되어야
용산 협정이나 LPP협정은 그 자체로서 완결되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과는 무관한 조약이다.
그런데 벨의 1월 18일 발언은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협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한국 정부가 이런 미국의 입장에 대해서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사실은 방위비 분담금이 사실상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경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용산 협정이나 LPP협정을 위반하는 불법적 협정이 되며 우리 국민으로서는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하도록 강제하는 협정이 된다.
이처럼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불법적으로 또 굴욕적으로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중으로 보장하는 장치가 되고 있는만큼 폐기돼야 한다.
(4) 주한미군 주둔비의 무제한 지원의 길을 터주는 특별협정은 폐지되어야
방위비 분담의 구성항목이 인건비, 군사건설비, CDIP사업비, 군수지원 등으로 주한미군의 유지비 전반을 포괄하게 되어 있다.
1차 특별협정 국회 비준 동의안 심사 때 국회의원들에 의해 지적된 독소조항인 ‘다른 경비’(other expenditures)를 부담한다는 것이 7차 특별협정에도 그대로 들어있다. 당시 의원들은 “잘못하면 미국의 모든 경비를 다 대주게 된다⋯이 조문대로 할 것 같으면 자꾸 꼬리를 물려가지고 나중에 가서 수억 불을 물게 될 것”(조순승 의원)이라거나 “백지수표를 끊어주는 독소조항이다”(문동환 의원)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 뒤 이런 우려는 현실화 돼 방위비 분담이 시작된 1989년부터 2006년까지 국방비가 3.7배 늘어난데 반해 방위비 분담금은 무려 15.1배나 증가하였다. 이는 방위비 분담금이 국방예산과 국가재정의 지속적인 압박요인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5) 우리 국민의 가중된 부담을 덜기 위해서 방위비 분담은 폐지되어야
우리나라는 주한미군이 주둔한 이래 실로 무거운 주둔국지원(HNS)을 부담해 왔다. 우선 많은 국민들이 미군기지 제공으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생존권과 재산권의 침해를 받아왔다. 또 우리나라는 7천만 평이 훨씬 넘는 전국 곳곳의 땅과 시설을 주한미군에게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가적 활용이나 지역개발, 환경보존, 개인재산 활용 등의 이익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지불해 왔다.
미군지원에 따른 국고의 유출과 낭비 또한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미군기지 이전비용(용산 기지, LPP협정 이행 비용, 미2사단 이전 비용), 미군기지와 관련된 주민대책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비용, PKO 지원비용, 한미연합훈련 비용, 한미연합사 운영비용,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지원 등이 있다. 2007년 국방예산의 주둔군지원 내역에 대해서 보면 방위비 분담금을 제외하고서도 용산기지이전 3,029억 원, LPP 협정이행(미2사단 이전 포함) 4,162억 원, 주한미군 시설부지 지원(군산탄약고 주변민가이전 수용비, 토지매입비, 배상금) 184억 원, 이라크파병 740억 원, 주한미군 기타분담금(미 통신선사용) 100억 원 등 모두 8,215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방위비 분담금 7,255억 원을 합하면 1조5,470억 원이 된다.
<표 11> 연도별 주한미군 지원내역
2003
2004
2005
2006
2007
방위비분담
6,559
6,983
6,804
6,804
7,255
미
군
기
지
이
전
비
용
용산1)
-
1,000
1,000
3,305
3,029
LPP2)
412
112
1,406
3,297
4,165
미2사단
-
-
2,779
-
-
이자상환
-
-
-
331
255
소계
412
1,112
5,185
6,933
7,449
시설부지지원
138
101
76
58
184
이라크파병
-
2,3853)
1,609
1,387
740
한미연합사
92
97
100
100
100
동남해사업
6
172
156
12
(종료)
주: 1) 용산의 경우 2006,2007년 예산은 특별회계 예산이다.
2) LPP의 경우 2006년, 2007년 예산은 미2사단 비용을 포함하며 일반회 계와 특별회계 예산을 합한 것이다.
3) 장비획득비 300억 원, 예비비 2,085억원으로 편성.
4) 동남해사업은 신호정보체계 현대화사업으로 한미 공동사업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지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주한미군의 각종 업무를 대신하는 카투사, 미 지상군⋅공군 탄약관리, 한국노무단, 주한미 공군시설의 경계관리 등 각종 인력지원, 공동사용 한국군훈련장 관리 등의 인력지원으로 인한 부담도 실로 크다. 또 주한미군 기지 반환에 따른 환경오염 치유비용으로 국민 혈세가 앞으로 얼마가 낭비될지도 알 수 없다.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노동자들이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따라 감원될 경우 필요한 생활대책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예상된다.
<표12> 연도별 무기 국외도입 현황(단위 : 억 원)
연도별
구분
건수
금액
주요 구매내역
2001
총 수입금액
685
6,791
미국
428
5,560
이동형 레이다, 백두사업, F-16항공기, 엔진정비, MLRS 발사대 등
2002
총 수입금액
695
81,837
미국
441
72,361
F-15K, 대공레이다, K1A1포/포가대, KDX-3 COMBAT SYSTEM 등
2003
총 수입금액
734
8,932
미국
444
6,868
KDX-2용 통신장비, P-3B 항공기,
수중 통신기, 시추기 등
2004
총 수입금액
636
9,316
미국
363
7,541
KDX-3용 유도탄, 지휘헬기,
향백사업, 항공기 부속, 백두사업 등
2005
총 수입금액
719
6,704
미국
406
4,489
수중통신기, LOX PLANT,
항공기 부속, SM2 미사일 등
출처 : 방위사업청 홈페이지
미국 무기도입비용은 2001∼2005년 사이 연 평균 2조원 가까이 되는데 이 또한 미군주둔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지불하는 비용에 포함된다.
이런 비용을 계산한다면 시급히 방위비 분담을 폐지해 이를 주한미군 주둔으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의 손실을 보상하는데 돌려야 한다.
(6)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서
한반도 평화는 우리 시대 최대의 민족이익이다. 이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와 평화군축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남과 북 사이에 불가침선언이 이행되고 북한과 미국 사이에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면 주한미군이 주둔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은 물론 각종의 주둔국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되며 거기서 절약된 재정을 민생복지와 국민경제에 쏟을 수 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더 주둔시키지 않아도 되고 주둔경비를 절약할 수 있으므로 비용부담을 더는 차원에서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군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식 협상이 더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로 등장해 있다. 북경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포럼 구성과 협상을 명기하였고 한미정상회담 경주선언에서도 이를 확인하고 있다. 또 미국의 끊임없는 대북한 공격 위협 그리고 그에 맞선 북한의 핵보유 선언과 핵실험은 평화협정과 평화군축 없이는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길이 없음을 절감하게 하였다.
남한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고 진전시키는데서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서 한미연합을 통한 대북 군사적 압박이라고 하는 기존의 낡은 냉전적 대결전략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하며 방위비 분담금 폐기는 그 일보가 될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2004년에 6억 2천2백만 달러로 북한 국방비 27.9억 달러의 무려 22.3%에 해당한다. 통일부 산하 통일연구원은 2001년 7월 1일 경제관리 개선조치에 따른 대미 환율변동을 감안하여 2003년 북한 국방비를 3.75억 달러로 계산하였다. 통일연구원의 셈법으로 따지면 2003년 방위비 분담금은 5억 5천7백만 달러이므로 북한 국방비의 1.5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남한이 북한 국방비의 20%∼150%에 이르는 돈을 해마다 주한미군을 위해 지원하는 것은 그만큼 남북 간의 군사력의 격차를 늘리게 되며 북한에게는 큰 압박과 위협이 된다. 한국이 대북 공격전력의 중추인 주한미군을 위해 해마다 막대한 군수지원을 제공하고 무기와 장비를 정비해 주며 미군이 도입하는 무기들을 보관하는 시설과 부지를 제공해 주는 것은 북한에 대해 한미동맹의 공격적 성격을 시위하는 것이 되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제는 주한미군에 의존함으로써 압도적인 대북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대결주의적인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평화협정과 평화군축으로 눈을 돌림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영구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의 올바른 대안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제시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실상 미국이 처음 방위비 분담을 공식으로 요구한 1988년 SCM 회의를 전후로 당시 전문가와 언론은 평화군축이 방위비 분담의 대안임을 역설하였다.
당시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가 자신의 국익만을 고려한 일방적이고 부당한 요구라는 인식 밑에 이 문제가 군축, 미군철수(감축)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전반적인 군사문제와 연관된 문제로 보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평화군축의 길로 가야한다고 제언하였다. 하영선도 ‘주한미군 비용분담’, ‘작전통제권’, ‘전술핵무기 철수’, ‘주한미군철수’ 4가지를 한미군사관계의 당면 과제로 제시하고 그 해결방안으로 “주한미군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3.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해야
미군기지 이전비용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 시기 등이 재협상되어야 하고 또 주한미군의 감축도 계속 되고 있으므로 이런 변화를 반영하려면 현재 합의된 7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의 2년 유효기간은 1년으로 단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