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탄도미사일 방어능력 얼마나 되나 이시우 2008/09/04 552
<군사포커스>한국군 탄도미사일 방어능력 얼마나 되나?
북한의 스커드 등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 양국군은 조기타격 등 여러가지 대책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모두 무력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미사일이 발사된 뒤의 요격수단에 아직 한계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우리에게는 미사일이 발사된 뒤의 요격수단이 아직까지 전무합니다.
금주 <군사포커스>는 그 점에 촛점을 맞춰 기사를 다뤄봤습니다. 신문에 실린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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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까지 3분30초, 수원까지 4분10초, 원주까지 4분50초…’서울에서 120㎞ 떨어져 있는 북한 황해도 신계 미사일 기지에서 스커드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서울 등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마하 8 이상의 빠른 속도로 날기 때문에 순식간에 수도권 등을 때릴 수 있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이 왜 위협인가?
우리에게 날아오는 스커드 미사일을 막을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 정답은 ‘아직까지 없다’다.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는 패트리엇 PAC-2·PAC-3 미사일이 있다’는 대답이 나올 수 있지만 이는 주한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매년 20조원이 훨씬 넘는 국방비를 써왔지만 정작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는 아직까지 없는 것이다. 북한은 사정거리 300~500㎞인 스커드 미사일 600여 발, 사정거리 1300여㎞인 노동미사일 200여 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커드 미사일은 사정권이 일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스커드의 명중 정확도(CEP)가 낮아 군사 목표물을 족집게로 집어내듯이 공격하기보다는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공격에 적합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커드의 정확도는 450m~2㎞다. 이는 스커드 100발이 서울 용산 국방부를 향해 발사됐다면 국방부를 중심으로 450m~2㎞ 내에서 50발이, 그 외곽지역에 나머지 50발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중고 패트리엇 PAC-2미사일의 한계
우리 군도 이런 현실을 감안해 1조1000여억원의 예산으로 독일로부터 중고 패트리엇 PAC-2형(型) 미사일 48기를 금년부터 도입하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원래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최신형 PAC-3형 미사일의 도입을 추진했으나, 3조원이 넘는 돈이 드는 것으로 파악되자 중고 미사일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독일에서 도입할 중고 패트리엇 미사일로 북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황해도 신계 기지에서 발사된 스커드를 요격할 경우 최소 2분13초 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 때 생기는 열을 감지해 발사 직후 탐지해내는 미국의 DSP 조기경보위성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을 통해 조기경보를 받는 데 1분, 이 정보를 받은 뒤 사격부대를 결정해 지시하는 데 1분,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돼 스커드를 요격하는 데 13초 가량이 각각 걸린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서울 북쪽 40여㎞ 지점의 고도 10㎞ 상공에서 스커드 요격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최상의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구나 우리가 도입할 패트리엇 미사일 PAC-2형은 미사일 요격보다는 항공기 격추를 주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91년 걸프전 때 낮은 명중률 때문에 논란을 빚었던 것보다 약간 개량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PAC-3형은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에 직접 부딪쳐 파괴하는 ‘직접 타격(Hit-To-Kill)’ 방식이어서 미사일 요격률이 PAC-2형에 비해 높아졌다. 때문에 아예 신형 PAC-3 미사일들을 도입, 주한미군처럼 PAC-2형과 PAC-3형을 섞어서 운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요격 수단 없는 세종대왕함
패트리엇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것이 이지스함이다. 지난해 진수된 우리 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1054㎞ 밖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이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종대왕함은 아직까지 우리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세종대왕함에 아직까지 실제로 탄도미사일을 맞춰 떨어뜨릴 수 있는 타격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세종대왕함은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의 대명사인 스탠더드 SM-2 블록ⅢB 미사일을 탑재한다. 하지만 이는 주로 항공기나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으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은 거의 없다.
세종대왕함의 이지스 체계는 소프트웨어 등을 약간 보강하면 미·일이 공동개발 중인 요격용 미사일 SM-3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SM-3는 사정거리가 500㎞ 이상으로 160㎞의 고(高)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에 SM-3를 탑재하고 지상에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을 배치하면 우리 군은 일본 수준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SM-3가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일이 막대한 돈을 들여 공동개발한 미사일을 제3국에 판매할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우리 정부와 군 입장에선 MD 참여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여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SM-3 대신 세종대왕함에 도입될 요격용 미사일은 SM-6다. SM-6는 SM-3 미사일보다 훨씬 낮은 고도에서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하층(下層)방어 미사일이다. SM-6 미사일은 최대 사정거리가 320~400㎞에 달하며 요격 고도는 30여㎞ 이내다. SM-3 미사일의 요격 고도 160여㎞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SM-6는 아직 미국에서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으며, 해군은 오는 2012년쯤까지 110여 발을 도입해 세종대왕함 등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미국의 MD 체제와는 별개로 이지스함의 SM-6 미사일과 지상의 패트리엇 PAC-2·PAC-3 미사일,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등으로 2010년대 중반쯤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좀더 적극적으로 한국이 미국의 MD에 정식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어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http://bemil.chosun.com/brd/view.html?tb=BEMIL108&pn=1&num=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