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헤이든 NSA 이시우 2006/05/09 717

2006년 5월 9일 (화) 08:46 연합뉴스

부시 헤이든 CIA국장 지명 논란 확산(종합)

`비밀도청 프로그램’ 합법성 도마 위에

니그로폰테 “개인능력이 가장 중요”..적극 두둔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이기창 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8일(현지시간) 현역 장군인 마이클 헤이든 대장을 미 중앙정보국(CIA) 신임 국장에 지명함에 따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헤이든 지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경우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강점을 가진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테러와의 전쟁’이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이 됨으로써 공화당에 오히려 유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든 지명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지도부까지 그의 영장없는 도청프로그램 주도와 군부의 정보조직 독점 등을 이유로 잇따라 반대 의견을 밝히고 나섰다.

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를 열 상원 정보위의 팻 로버츠(공화) 위원장은 7일 헤이든 부국장이 공군에서 퇴역하고 민간인들을 부국장에 앉히면 헤이든 지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헤이든 지명을 “찬성한다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영장없는 비밀도청 승인을 강하게 비판해온 알렌 스펙터(공화) 상원 법사위원장도 헤이든 부국장의 CIA 국장 지명을 도청 문제 조사의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든 국장은 국가안보국(NSA) 국장으로서 미국인 5천여명에 대해 영장없이 몰래 도청을 하는 비밀 프로그램을 직접 주도해왔기 때문에 그의 인준 청문회에선 `영장없는 비밀도청’의 합법성 논란이 정식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헤이든을 내세워 대테러 정보력을 강화하겠다는 발상은 “웃기는” 것이라며, 스펙터 위원장과 함께 청문회 과정에서 비밀 도청프로그램 문제를 집중 검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다른 상원 정보위원인 다이앤 페인스타인 의원도 “군부가 정보의 거의 모든 주요 측면을 컨트롤하게 할 수는 없다”며 헤이든 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피터 호에크스트라 하원 정보위원장 역시 헤이든 부국장의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시기, 잘못된 곳의 잘못된 인물”이라고 그의 지명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호에크스트라 위원장은 특히 국방부와 민간 정보기관들 사이에 갈등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헤이든이 CIA 국장이 될 경우 미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민간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가 이미 미국 정부 정보 예산의 80% 가량을 독식하고 있는데, 민간 정보기관인 CIA마저 군 출신이 장악할 경우 미 정보기관들은 거의 군에 의해 좌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헤이든 지명을 강행한 것은 민주당이 그의 인준을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유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중간선거에 유리한 쟁점이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는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는 마당에 큰 논란거리인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공화당측이 한결같은 지지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들도 부시 대통령이 `CIA국장 지명을 두고 새로운 싸움에 직면했다’, `헤이든에 대한 의원들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하는 등 인준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IA와 다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존 니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CIA국장)직을 맡는 개인의 능력”이라면서 “헤이든은 매우 독립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직언을 하는 사람”이라며 적극 두둔했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