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골병’ 열화우라늄탄 최대 창고는 주한미군 .. 이시우 2006/01/07 597

이라크 ‘골병’ 열화우라늄탄 최대 창고는 주한미군 기지?

[한겨레 2005-12-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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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5년 6월23-2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라크 국제민중법정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뒤 10년간 소아 암은 4배 이상 증가했고, 선천성 기형아는 7배 이상, 4살 이상 어린이의 백혈병은 무려 25배나 늘었다. <녹색평론> 2005년 11-12월호 ‘전쟁과 아이들’(임영신)을 보면, 이는 걸프전 때 사용한 열화우라늄탄 탓으로 추정된다.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소아암, 기형아, 백혈병, 임파종 등이 잠복기를 거쳐 10여년이 지난 99년부터 대량 발병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이 남긴 재앙도 곧 닥칠 것이다. 영국 핵에너지 당국이 국방장관한테 보낸 특별보고서에서 “열화우라늄은 10년 넘게 이라크에서 50만명의 추가적인 암 사망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단다. 공기중으로 흩어진 죽음의 입자들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퍼질 것이다.

열화우라늄은 천연 유라늄을 정제할 때 생기는 찌꺼기다. 자연계의 천연우라늄광이 0.7%의 우라늄(U-235)을 함유하고 있는데 비해 열화우라늄은 이보다 낮은 0.2-0.3%를 함유한다. ‘열화’란 말은 거기서 나왔다. 경수로 연료로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 1㎏을 생산할 때 5-10㎏가량이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납의 1.7배, 강철의 2.5배에 달하는 밀도를 갖고 있어 탄두로 사용하면 텅스텐이나 철강보다 월등한 관통력을 지니며 충격만으로도 폭발한다. 전차와 전투기 등의 두터운 철갑판을 뚫기 위해 고안된 기관총용 철갑소이탄인데, 유도탄, 벙커버스터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관통할 때의 마찰열(1100도)로 발화해 주변을 태우며 방사능 분말은 공기중에 확산된다.

열화우라늄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에게 이를 아주 쉽고 값싸게 대규모로 처분할 수 있는 열화우라늄탄 개발은 묘책이었다.

베트남전 때 미국이 대량으로 뿌린 다이옥신 제초제(에이전트 오렌지)는 전쟁이 끝난지 30년이 된 지금까지 50만명의 아이들을 선천성 장애로 죽게 만들었다. 지금도 65만명의 어린이가 선천성 장애로 신음하고 있다.(우석균 <고엽제와 베트남전쟁>) 열화우라늄탄의 재앙도 오래 갈 것이다.

미 본토에는 보관하지 않는다는 열화우라늄탄 최대 보관소는 주한미군 기지일 가능성이 짙다. 평화운동가 이시우씨가 최근 인터넷신문 <통일뉴스>(www.tongilnews.com)에 쓴 기사를 보면 수원기지에 136만181발, 청주기지에 93만3669발, 오산기지에 47만4576발 등 모두 276만 발이 넘는 열화우라늄탄이 우리나라에 보관돼 있고, 이는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보유 중인 33만발의 8배가 넘는다. 오산·청주·수원 기지에선 약 2만5천발을 관리부실로 분실까지 했단다. 미국 친우봉사회(AFSC) 하와이지부가 2001년 2월20일 제출한 정보공개 요구에 따라 미 태평양사령부가 2003년 8월1일 내놓은 자료에 그렇게 나와 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