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열화우라늄탄 한국탄약고에 보관중-데일리서프라.. 이시우 2005/12/26 680

“미군 보유 열화우라늄탄 상당량 한국군 탄약고에 보관중”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12-26 19:48]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소속의 M1A2 에이브레험 전차 ⓒ2005 주한미군사령부

평화활동가인 이시우 씨가 지난 19일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 가진 인터뷰와 인터넷신문 ‘통일뉴스’의 기고문을 통해 “주한미군이 수원기지에 136만 181발, 청주기지에 93만 3669발, 오산기지에 47만 4576발 등 모두 276만 발이 넘는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상당량이 사실은 한국군의 탄약고에 보관돼 있다고 26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보도했다.

애당초 이 씨가 밝힌 270여만 발의 열화우라늄탄은,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주일미군이 보유한 열화우라늄탄 33만 발의 8배가 넘는 양이다.

이 씨는 자신이 미국 친우봉사회 하와이지부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이 단체가 2003년에 미군 태평양사령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해 놓은 자료를 입수해 확인해본 결과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탄 보유현황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군 보유 열화우라늄탄 상당량을 한국군 탄약고에 보관 중

프레시안에 따르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소유의 열화우라늄탄 중 일부가 한국군 탄약고에 비치돼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이는 ‘저장관리’를 위한 것일 뿐이지, 한국군이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열화우라늄탄의 보유량과 보관처에 대해서는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의 탄약고에는 탄약 소유자와 탄약 사용자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의 탄약이 저장돼 있다.

한국군이 소유하고 전시에도 한국군이 사용하는 것은 ‘ROKA(Republic of Korea Army)’ 탄이고, 주한미군이 소유하지만 전시에는 한국군도 사용하는 것은 ‘WRSA(War Reserve Stocks for Allies)’ 탄이며, 주한미군이 소유하고 전시에도 미군이 사용하는 것은 ‘USA(US Army)’ 탄이다.

따라서 한국군 탄약고에 있는 열화우라늄탄은 주한미군 소유이며 전시에도 미군이 사용하는 ‘USA’ 탄으로 분류돼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프레시안은 보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군은 주한미군 소유의 ‘USA’ 탄과 ‘WRSA’ 탄을 한국군 탄약고에 저장·관리해주는 대신, ‘관리비’ 명목으로 매년 일정 금액을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안전수칙도 없이 열화우라늄탄 보관

이와 관련 국방부는 열화우라늄탄이 한국군 탄약고에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안전상 위험은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사 “열화우라늄탄에 대해 한때 위험성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위험성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며 “우라늄탄에서 나오는 방사능의 양은 일반 돌멩이에서 나오는 양보다도 적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적 기갑전력에 대한 공격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롱보우아파치 공격헬리콥터. 사진은 주한미군 소속 기체 ⓒ2005 주한미군사령부

“군비검정단에서 탄약고 일대의 방사능 수치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정말 열화우라늄탄에서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국방부에서 쉬쉬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고 프레시안은 전하고 있다.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국방부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열화우라늄탄에 대해선 취급 시 안전수칙 등이 적시된 지침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전방인 의정부 일대에서 탄약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장교는 최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병사들이 아무런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열화우라늄탄이 있는 탄약고에서 일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상부에 위험성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어떤 조치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열화우라늄탄이란?

열화우라늄탄은 전차와 전투기 등의 두터운 철갑판을 뚫기 위해 고안된 ‘철갑소이탄’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장갑관통용 탄환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탄심에 비중이 무거운 텅스텐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장갑관통 시 텅스텐탄심은 파괴된다. 그에 비해 열화우라늄탄은 강도와 비중이 동시에 높아 장갑관통 시에도 탄심이 파괴되지 않고 장갑을 관통하는 특성 때문에 70년대 중반 새로운 무기로 채택됐다.

이 무기는 원전연료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열화우라늄(감손우라늄)을 사용해 전차나 탱크 등의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폭탄이다. 열화우라늄은 천연 우라늄을 정제하고 난 뒤 생기는 찌꺼기를 말한다.

열화우라늄탄은 저준위이기는 하나 방사능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군이 열화우라늄탄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지난 91년의 걸프전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미군병사들이 호소하고 있는 이른바 ‘걸프전 증후군’을 일으킨 주범의 하나가 열화우라늄탄이라는 주장이 끈질기게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도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 전차로 오인돼 열화우라늄탄을 맞은 전차를 방사능폐기물로 엄중히 보관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인체와 환경에 영향이 없다는 미군의 주장은 믿을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열화우라늄탄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여 유용하나, 소재 자체의 유독성과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주장되고 있고, 세계 도처의 분쟁지역과 사격시험장에서 사용됨으로써 많은 양의 탄두와 파편, 먼지 입자로 방치되어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열화우라늄 자체의 반감기가 45억년임을 고려해 볼 때, 명확히 열화우라늄 금속 자체의 위해성이 있다면 인류를 포함한 자연계와 환경체계에 45억년 이상 거의 영구히 그 치명성이 지속된다는 것에 더 큰 문제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