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우라늄 무기의 성능과 위력 이시우 2003/12/28 303


열화우라늄 무기의 성능과 위력

http://www.dapis.go.kr/journal/200110/j116.html

최근 국내외 보도매체를 통해 열화(劣化)우라늄(Depleted Uranium) 무기의 위해성에 관한 논란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1991년 걸프전 사막의 폭풍작전 등에 열화우라늄탄이 실전 사용되어 전후 후유증을 야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걸프전 신드롬’과 1994∼1995년 나토의 유고 공습과 1999년 구(舊) 유고지역 분쟁에 참전했던 각국 군인 및 거주 민간인들이 암·백혈병 발병 사망 등 원인불명의 질환이 발생하는 `발칸 신드롬’이 새삼 전쟁의 아픔을 대변해 주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신드롬의 원인으로 각 전장 및 분쟁지역에서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작년 5월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쿠니사격장(농섬사격장)에서 `BDU’라고 표시된 탄피가 발견되어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 폭탄(Bomb Depleted Uranium)’ 보유 및 사용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주한 미군측에서는 폭탄의 측면에 쓰인 `BDU’라는 표시는 `공대지 모의폭탄(Bomb Dummy Unit)’의 약자이며 실전용 고폭탄 무기가 아니고 내부에 콘크리트로 채워진 연습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국내외적 논란이 되고 있는 열화우라늄에 대한 소재 자체의 일반적 특성 고찰과 군사적 이용실태, 전장지역에서의 사용 영향과 위해성 논란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열화우라늄의 소재 특성

 열화우라늄이란 핵무기 및 원자로에 사용되는 U-235를 농축시 증식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수물을 지칭하는 것이며, 통상적으로 핵 폐기물질 저장소에 보관된다.

 우라늄 동위원소로는 크게 세 종류(U-235, U-238, U-234)로 대별할 수 있으나, 자연계 존재물질 분포상 핵 발전시설 연료 및 핵폭탄에 사용되는 U-235와 열화우라늄 무기제조에 사용되는 U-238등 2가지 원소 종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중 열화우라늄은 납이나 수은처럼 해로운 중금속이지만 경미한 방사선 입자를 방출하여 방사능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물리적 특성상 자연 존재 물질 중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동일 체적일 경우 철의 2.4배이상 무거운 19.09g/㎤의 밀도 등 매우 뛰어난 물성(物性)을 갖고 있고, 반감기가 45억년인 은백색 결정의 금속원소이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소련,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핵 폐기물로 저장되고 있는 열화우라늄의 뛰어난 물리적 특성, 경제성, 다양한 활용성에 착안하여 상업적 및 군사적 용도의 소재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상업적 측면의 이용은 공학적 가공과정을 거쳐 일부 방사선 차단재료와 고밀도 등의 물성에 기인하여 항공기 승강타(elevators)나 보조익(ailerons)에 평형추 역할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금년 1월 미국의 소리(VOA) 방송보도에 의하면, 지난 1960년대부터 1982년 사이에 제작된 보잉 747-점보 여객기 551대의 평형추 소재로 여객기 한 대당 최대 500㎏의 열화우라늄이 사용되었으나, 1982년 이후에는 여객기 제조시 텅스텐 소재로 대체 사용했고 일부 여객기의 열화우라늄을 텅스텐으로 교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군사적 측면의 이용은 무기제조 군수소재로 탄두 및 장갑판 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1991년 이후 걸프전과 발칸반도 분쟁시 실전 사용되어 열화우라늄 무기의 가공할 성능과 위력을 입증한 바 있다.

열화우라늄이 군사적 이용 실태

 통상적으로 `열화우라늄탄’은 `열화우라늄’ 용어 특성상, 핵 분열로 치명적인 방사선 입자를 방출하고 엄청난 고열과 폭발력을 보이는 `우라늄 원자폭탄’과 유사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나, `열화우라늄탄’은 핵분열에 의해 파괴력을 보이는 원자폭탄류가 아닌 전차나 장갑 파괴 용도의 철갑탄 관통자 재료로 `텅스텐’ 이나 `고강도 스틸’ 대신 `열화우라늄 금속탄두’를 사용하는 무기를 말한다.

 장갑파괴용 탄두 관통자(Penetrator) 재료로 군사적 이용은 세계 각국에서 연구개발과 시험평가를 통해 열화우라늄이 기존의 값비싼 텅스텐 합금 관통자를 대체할 최적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착안하였고, 동시에 열화우라늄 장갑소재가 전차 및 장갑차량의 우수한 방탄재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열화우라늄의 장갑파괴용 관통자로서의 군사적 이용은 열화우라늄 자체의 우수한 물리적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 전차 등 장갑차량을 파괴하는 철갑탄의 경우, 관통자의 운동에너지(<&28298><&28289>mv2)는 관통자의 질량과 충격속도에 비례한다. 이때 물리학적 기본원리로 관통자 소재의 밀도가 높을수록 질량이 크고, 관통자가 목표물에 부딪히는 충격속도가 빠를수록 관통력이 더 커진다.

 통상의 대전차탄 관통자로 사용되는 텅스텐 합금 관통자의 경우, 단단하고 열화우라늄과 비슷한 고밀도의 특성이 있는 반면 관통자가 장갑판에 부딪히면 탄두가 버섯 모양으로 둥글게 눌려버려 무뎌지는 단점과 소재 자체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 측면에서의 단점이 있다.

 반면 열화우라늄은 텅스텐에 비해 싼 가격으로 용이하게 획득할 수 있는 장점뿐만 아니라 금속 자체의 고밀도 특성과 티타늄을 첨가하여 열화우라늄-티타늄 합금처리의 경우 강도가 훨씬 강해지며, 장갑 목표물 충격시 텅스텐 관통자와 같이 무뎌지는 단점이 없이 발화성이 있어 충격순간 연소되기 때문에 장갑판을 녹이면서 계속 관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소재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여, 열화우라늄탄은 화학적 폭발력으로 표적을 파괴하는 폭탄(Bomb)으로는 제조될 수 없으며, 탄두 관통자의 충격력으로 표적을 파괴하는 철갑탄(Armor Piercing Ammunition)으로만 제조될 수 있다.

 현재 열화우라늄으로 제조된 철갑탄이나 장갑판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매우 다양하다. 특히 장갑 등 목표물을 충격하여 파괴하는 철갑탄의 경우는 다양한 직경의 탄약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떠한 화력 무기체계에서든지 유효한 관통성능만 보장된다면 각종 크기의 탄두로서 사용이 가능하다.

 항공 무기체계에서의 열화우라늄탄 사용무기는 7개의 포열을 가진 GAU-8 30㎜ 포가 장착되어 무장시 약 1,200발의 열화우라늄 철갑탄 발사가 가능한 미국의 `전차 킬러’ A-10 썬더볼트 전투기, 30㎜ M230 기관포가 장착된 AH-64A 아파치 헬기가 있으며, 영국의 토네이도 전투기도 장착포에 열화우라늄탄 발사가 가능하다.

 전차에서의 열화우라늄탄 사용은, 이론적으로 전차모델에 관계없이 전차포신 구경과 철갑탄 직경만 동일하다면 발사가 가능하다.

 미국의 M1A1 및 M1A2 아브라암 전차는 105㎜ 및 120㎜ 포신이 장착되어 있고 HEAT(High Explosive Anti Tank)탄과 같은 화학에너지탄 뿐만 아니라 열화우라늄 탄두로 제조된 APFSDS(Armor Piercing Fin Stability Discarding Savot)탄과 같은 운동에너지탄을 발사할 수 있으며, 동시에 열화우라늄으로 제조된 보조 장갑판이 부착되어 있다.

걸프전 신드롬

 1991년 걸프전시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이라크군의 전차, 장갑차, 전투차량, 벙커 등을 공격대상으로 M1계열 아브라암 전차로부터 무게가 8.5파운드(105㎜) 및 10.7파운드(120㎜)인 열화우라늄 철갑탄을 약 4,000발 정도 발사하였고, A-10 썬더볼트 전투기에서 무게가 0.7파운드인 소구경 열화우라늄 철갑탄 940,000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이라크군 전체 전차의 2/3 수준인 약 1,400대를 파괴했으며, 동시에 다국적군도 우군 열화우라늄탄의 오인 공격에 의해 전차 29대를 포함하여 수십대의 장갑차 등 전투차량이 파손되는 위력적인 실전 성능을 보였다.

 그러나 전후 후유증으로 많은 참전군인들이 원인 불명의 백혈병 및 암발생 등 발병을 호소하였고, 2001년 1월 미국의 `전미 걸프전 참전용사 센터(NGWRC)’는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약 43만 6천명의 참전군인들이 열화우라늄에 노출됐으나 체계적인 사용 교육과 방사능 노출검사 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방사능 노출 우려시 반드시 사후검사를 실시하도록 군 복무규정이 밝히고 있으나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면서 “현재 걸프전 참전용사 한 명이 걸프전 신드롬으로 투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측에서는 걸프전시 미국과 영국이 최소한 300톤 이상의 열화우라늄을 대량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 전범처벌을 위한 국제전범재판소 설치를 요구하는 등 대미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1991년 4,300여명이던 이라크 암 환자가 1997년 6,200여명으로 급증한 통계를 들어 최근의 `발칸반도 신드롬’은 `걸프전 신드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걸프전시 열화우라늄 무기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 복구 비용은 평균적으로 500에이커 규모의 면적이 152,000파운드의 열화우라늄으로 오염되었을 경우 오염제거 비용으로 40∼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며,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수백 평방마일 지역에 파손 및 분진형태로 남겨져 있는 약 60만 파운드의 열화우라늄 제거 비용은 100억달러 정도가 소요되는 등 총 복구비용은 3,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발칸반도 신드롬

 지난 1994∼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과 1999년 78일간의 유고 코소보 공습 당시 보스니아에서 1만발 이상, 코소보에서 3만 1천발 이상의 장갑 관통용 30㎜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금년초 미국의 CNN방송은, “열화우라늄탄에 노출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주민 4,000여명 중 약 400명이 지난 5년간 갖가지 암으로 사망했으며, 열화우라늄탄의 위해성에 대한 체계화된 연구는 아직 없지만 둘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라는 유고 군병원 관계자의 주장을 보도한 바 있다.

 유럽 각국에서도 `발칸반도 신드롬’의 원인이 열화우라늄탄 사용에 기인한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금년 초 구유고지역에 참전했던 병사 4명이 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발칸반도 근무자들과 백혈병 발병 사이에 궁극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벨기에 국방부도 “열화우라늄탄에 노출된 탓이라는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12,000명의 참전 군인 중 1,600명이 다양한 질병과 건강 이상을 보이고 있다” 면서 유럽연합 차원의 조사를 신청했다. 또한 네덜란드 국방부도 코소보와 보스니아에서 돌아온 병사 2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한뒤 귀국한 병사 1,500명과 현지에 남은 1,600명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열화우라늄탄이 환경이나 인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주지 않으며, 걸프전 및 발칸반도 분쟁시 참전 군인들이 겪는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는 기존의 평가를 재확인했다” 고 밝힌 바 있다.

열화우라늄의 위해성 논란

 최근까지 열화우라늄 무기 잔해에 노출된 것이 인체 및 자연환경 체계에 결정적인 위험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그 연관성에 대한 논란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열화우라늄 무기 사용시 인체와 자연환경 체계에 대한 위해성은 크게 두가지로 대별하여 주장되고 있다.

 첫 번째는 열화우라늄 유독성으로써, 열화우라늄이 장갑 등 목표물에 충돌하거나 열화우라늄 장갑판이 공격받아 파괴될 때 연소되면서 유독성 우라늄 산화물을 대기중에 내뿜어 간이나 폐 등 인체기관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 제기이다.

 열화우라늄 철갑탄이 표적에 충돌할 때 탄두의 70%이상이 연소 및 산화되어 표적 내부와 주위에 화학적 독성과 오염을 유발하는 다량의 먼지 입자로 생성되고, 바람과 수면 등 각종 전이수단을 통해 주변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된다.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30㎜ 소구경 열화우라늄 철갑탄이 표적에 충격시 열화우라늄 파편입자의 79%정도가 인체흡입 가능 크기인 직경 10마이크론 이하이며, 만일 인체로 흡입될 때 대략 25%정도가 폐에서 침전되어 장기간 잔류하게 되고 나머지 75%는 혈관을 통해 이동되어 간, 신장, 골수 등의 인체기관에 축적되는데, 특히 간은 열화우라늄 독성에 가장 치명적이다.

 두 번째는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해성으로, 열화우라늄은 경미한 방사능입자를 방출하며, 그 노출량은 50년대 구형 TV세트 정도로 그다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나, 방사능 차단공정을 거치지 않은 열화우라늄은 200mrem/h의 방사능을 가지고 있어 이는 1시간 내에 30번의 X-ray 가슴촬영을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위험하여 일정량에 노출될 경우 암 유발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열화우라늄 무기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여 유용하나, 이상과 같이 소재 자체의 유독성과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주장되고 있고 세계 도처의 분쟁지역과 사격시험장에서 사용됨으로써 많은 양의 탄두와 파편, 먼지 입자로 방치되어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열화우라늄 자체의 반감기가 45억년임을 고려해 볼 때, 명확히 열화우라늄 금속 자체의 위해성이 있다면 인류를 포함한 자연계와 환경체계에 45억년 이상 거의 영구히 그 치명성이 지속된다는 것에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현재까지 열화우라늄의 위해성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검증과 분석결과가 종합된 바는 없으나, 문제제기 및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러한 유독성과 방사능 오염을 피하려면 보호장구나 의복 등 방호기재가 구비되어야 하고, 예측될 수 있는 위해성에 대한 사전지식과 경고,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차원에서 열화우라늄과 각종 질환 발병과의 상관관계 분석 및 원인규명, 자연 환경체계의 영향성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각국 정부와 단체로부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