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지뢰회견- 통일뉴스기사 이시우 2003/01/26 375

“미군 대인지뢰 해결 위해 소파개정을” 2003-01-15
KCBL, 미군 대인지뢰 조사결과 발표

김치관 기자 (tongil@tongilnews.com)

▶15일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는 주한미군 대인지뢰 매설과 피해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
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한미소파 개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가운데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미군에 의한 대인지뢰 매설과 피해현황이 민간단체에 의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 관심을 모았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는 15일 오전 11시 느티나무 카페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내 대인지뢰 매설과 피해현황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소파 3,4조를 개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고정호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장희 KCBL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조사결과 이번에 내놓는 자료집은 “전국 미군기지 실태조사를 국가 돈이 아니라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귀한 자료다”며 “한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인정해주고 (미국이) 오타와 조약에 가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명 한국지뢰문제연구소 소장은 1997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발언이나 미국이 가입한 특정재래무기금지협약(CCW), 정전협정 등에 의해 “주한미군이 한반도 내에 매설한 지뢰에 대해 미국이 책임을 져야 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어 조사를 실시했다고 취지 를 설명했다.

김 소장은 경과보고 에서 KCBL 실태조사위원회는 현재 미군이 사용중인 전국 60여개 미군기지와 시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기밀해제된 문서자료와 지역주민.미군부대 근무자 인터뷰 등을 통해 대인지뢰 매설실태 전모를 파악했으나 정부측은 사실 관계 확인 요청에 무성의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시우 집행위원은 대인지뢰 매설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들고나와 조사결과를 설명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KCBL 실태조사팀에서 직접 조사에 참여했던 이시우 KCBL 집행위원은 미군에 의한 대인지뢰 매설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들고나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시우 집행위원이 설명한 `주한미군의 한반도 내 대인지뢰 매설과 그 피해현황 조사 결과 발표` 자료집 에 따르면 `과거 미군은 한국 전쟁 당시부터 60년대까지 수십 곳의 주둔기지주변에 지뢰를 매설했으나 철수하면서 지뢰 제거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 지뢰 매설 정보조차 한국군에게 이양하지 않아 미군이 매설한 지뢰로 인한 피해가 2002년까지 계속 되었`고 `이번 조사된 바에 의하면 그 피해는 21개 지역 100명에 이르며 김포, 파주, 연천, 철원, 고성 5개지역 주민들은 집단피해를 당했고, 주한미군조차도 5명이 지뢰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과거 미군 기지의 지뢰매설 정보는 고사하고, 철수한 미군기지의 위치에 대해서도 전혀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음이 밝혀져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고 하며 `미군이 지뢰매설 정보를 이양하지 않은 것은 소파 3,4조에 의해 규정된 통고불이행과 원상복구불이행 조항에 의한 것임이 밝혀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파 3,4조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캠프 리버티벨 : 2001년 5월 중순 DMZ를 따라 정찰 중이던 미군 1명이 M14 대인지뢰를 밟고 오른쪽 발에 부상 ▲미 제1사단, 제2사단 38연대 : 79년 8월 14일 미군부대 근로자로 일한 적이 있는 이덕준씨가 군부대 마초 작업에 동원되어 작업하다 사고로 왼쪽다리 절단, 오른쪽 다리 불구 ▲캠프 페터슨 : 한국군에 이양된 뒤 1998년 산사태 수해복구 작업중 대인지뢰 1개 폭발, 1개 유실로 보광사(주지 효림스님) 신도와 지역주민들이 국방부측에 계속 대책을 요구했으나 구체적 대응없어 주민들이 지뢰표지판 부착 등 수많은 사례가 있다.

▶성명서를 낭독하는 조재국
집행위원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KCBL은 조재국 집행위원장이 낭독한 성명서 를 통해 미국측에 ▲한반도에 매설한 대인지뢰에 관한 정보를 한국정부에 이양할 것 ▲대인지뢰 제거에 드는 비용과 기술을 제공할 것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할 것을 촉구했으며, 한국정부에게도 매설실태와 피해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한미정부에게 소파 3조 1항(통고불이행)과 4조 2항(원상복구불이행)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에서 실태조사팀장을 맡은 고정호 사무국장은 “국방부나 주한미군측에서 지뢰매설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고 주한미군기지 현장에 들어갈 수도 없어 기지 주변 주민인터뷰나 기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올라가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특히 미군이 철수한 후 미군매설 지뢰로 인한 피해 실태가 가장 심각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파개정이 필수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KCBL의 조사결과 주한미군에 의한 대인지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과 소파개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대두됨에 따라 한미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인터뷰> “미군 헌병에 체포되기도” – 이시우

이번 주한미군이 대인지뢰 매설과 피해현황 조사에 고정호 팀장과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이시우 KCBL 집행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시우 집행위원은 조사 과정에서 미군 시설 무단 침입으로 미군 헌병에게 체포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문서를 찾아내는 등 구체적 성과도 많았다고 말했다.

□ 미군에 의한 대인지뢰 조사에 나선 의미는?

▶이시우 집행위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기자]
■ 오래전부터 지뢰 피해가 미군들에 의해 일어났다는 것을 말로만 듣다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본격적으로 걷어부치고 일한 것이다.

기밀문서 해제자료를 찾아보고 미군부대 근무원과의 인터뷰, 피해자 인터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미군 어떤 부대가 매설했는 지까지 알아낸 것이 성과다. 처음부터 숙원사업이던 것을 이뤘다.

□ 어려웠던 점은?

■ 폐쇄된 한국 기지인 줄 알고 들어갔는네 미군 시설이어서 미군 헌병들에 의해 체포돼 의정부 경찰서에 넘겨져 곤혼스러워했던 적도 있다.

그런 어려움은 괜찮은데 정확한 문서자료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 구체적으로 새로 밝혀진 성과는?

■ 과거 미군 주둔 시기와 위치, 부대명을 알아낸 것이다.
외무부에서 미군시설이 이용한 전기세를 받으려고 작성한 전기요금 청구서 문서가 소상히 나왔고, 미군부대 중 한국근무지원단(KSC)이 노력봉사 나갔던 부대와 주둔 위치 등이 기록된 백서같은 문서도 찾아냈다.

또한 과거 미군범죄 관련 기사와 부대를 일일이 대조하면서 찾아내고 과거 미군에 근무했던 분들과 직접 현지에 와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 실태조사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어 활동했나.

■ 2001년에는 주로 후방지역을 중심으로 대인지뢰를 조사했고 그 결과 공군측이 확인된 지뢰를 순차적으로 2006년까지 제거하는 작전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2002년 2월부터 12월까지 미군의 대인지뢰 매설과 피해사례를 조사 완료했다. 고정호 팀장과 저를 중심으로 4-5명이 함께 했다.

□ 향후 조치 사항은?

■ 미국 쪽에는 USCBL(미국대인지뢰대책위)와 같이 해 좀더 공식적인 라인으로 미국 정부에 요구사항을 촉구하고 한국 정부에는 소파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미 성안이 돼 있는 `피해자 보상 특별법`을 한국정부에 관철시키는 것을 올해 주요 목표로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쪽에는 근거 자료를 토대로 올브라이트와 클린턴이 약속한 지원을 실시하라 요구하고, 특정재래무기금지협약(CCW)을 위반한 자료이므로 위반사실을 UN등에 CCW에 대한 보고서를 올려서 미국정부가 CCW 차원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보상과 제거 비용에 대한 압력을 넣을 예정이다.

객관적 자료를 더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 당부하고 싶은 말은?

■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이 확실하게 증거로 확보된 상태이므로 대인지뢰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미군측도 책임을 느끼고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통일뉴스 200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