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탑재 ‘레이더 경보 수신기’ 2003/12/28 344
전투기 탑재 ‘레이더 경보 수신기’ 발전 전망
http://www.dapis.go.kr/journal/200203/j126.html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오늘날의 전쟁은 직접적인 파괴력을 가진 무기체계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소리 없이 은밀히 수행되는 각종 형태의 전자전 및 정보전으로부터 시작된다.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은 상대방의 눈과 귀를 멀게 하면서 나의 눈과 귀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적의 공중공격을 최대한으로 분쇄하고 아군의 공중공격 및 방공작전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서 현대전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각국은 현대전에서의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하여 전자전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성능개량을 하는 것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세계각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전자전 장비는 그 종류 및 형태가 다양하고 운용하는 목적이나 작동방식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정한 체계로 분류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크게 전자방해책(ECM:Electronic Counter Measure) 장비와 전자전 지원책(ESM:Electronic Support Measure) 장비로 구분된다. 주요 전자방해책 장비로는 전자파를 이용한 레이더 및 통신 전파방해 재머(Jammer)장비와 채프·플레어 투발 장비(Chaff·Flare Dispenser)를 들 수 있으며 전자전 지원책 장비로는 레이더 경보수신기(RWR:Radar Warning Receiver), 레이더파 자동방향 탐지기(ADF:Automatic Direction Finder), 조기경보 수신기 등을 들 수 있다.
전자전 수행을 위하여 전자방해책(ECM) 장비 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전자전 지원책(ESM) 장비이다. 전자전 지원장비 중 항공기에 장착되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는 전자전 상황하에서 적의 레이더 신호를 감지하고 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장비로서, 전투기의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현대전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전투기에 탑재되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운영개념을 간략히 설명하면 〈그림 1〉과 같다. 아군 전투기가 다수의 위협들이 밀집해 있는 작전지역을 비행할 경우 전투기에 탑재된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적의 지대공 유도탄, 대공포, 요격기 등의 대공무기로부터 발사되는 위협 레이더를 탐지하고 조종사에게 경보함으로써 위협을 회피할 수 있는 대응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적의 위협 레이더 정보를 조종사에게 얼마나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느냐에 따라서 전투기의 생존성이 좌우되는 것이다.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발전과정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베트남군이 사용하던 지대공 미사일 SA-2가 미공군 항공기에 치명적인 손실을 주기 시작한 베트남 전쟁초기에 처음 사용되었다. 이 시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조종사에게 적시에 피할 수 있거나 방어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기 위한 레이더 형태 및 도달각(AOA: Angle Of Arrival) 등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였다. 초기의 시스템은 몇 가지의 지대공 유도미사일만을 탐색할 수 있었으나 미공군의 항공기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레이더 경보 수신기 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 후반에 사용되었던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4개의 광대역(wide band) 크리스탈 비디오(crystal video)와 C/D 대역을 포함하는 저대역 수신기(low band receiver), 처리기(processor), 방위각지시기(azimuth indicator), 제어기(controller)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 크리스탈 비디오 수신기로는 탐지할 수가 없는 단파 레이더, 펄스반복주파수변조(Pulse Repetition Frequency Modulation), 밀집된 환경, 종말 호밍유도미사일 등의 새로운 위협이 출현하였으며,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탐지능력은 감소하게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새로운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앞에서 언급한 새로운 위협들을 극복할 수 있게 개발되었으며, 주요 내용으로는 수신기의 민감도를 증대시키고 주파수 수신범위를 전 대역으로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신기 채널 내에 민감도를 증가시키는 고주파 증폭기 및 지속파 신호를 탐지하고 측정하기 위한 슈퍼헷테로다인(superheterodyne) 수신기가 개발되었고, 방향탐지기(direction finding) 능력도 C/D 대역에 추가되었다.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구성·기능
레이더 경보 수신기 체계는 일반적으로 고대역(E/J) 안테나, 저대역(C/D) 안테나, 분석기 및 처리기, 제어판, 시현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품은 개발하는 업체의 기술적 특성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기능은 거의 유사하다.
고대역 안테나는 적 대공 유도탄 및 적 항공기에 탑재된 레이더 파를 수신하고 저대역 안테나는 적 지대공 유도탄에서 방사되는 유도신호를 수신한다. 분석처리기 및 수신기는 수신된 신호와 내장된 위협자료를 비교하여 위협의 종류 및 상태를 분석 처리한다. 제어판은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작동하고 조작하며 신호처리 결과에 따라 위협방향, 위협무기의 종류 및 상태를 시현기에서 시현해 주게 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체계 및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F-16 전투기에 탑재되어 있는 ALR-56M 레이더 경보 수신기 시스템의 체계구성을 〈그림 2〉에 나타내었다.
ALR-56M 레이더 경보 수신기 시스템은 크게 그룹 `A’와 그룹 `B’로 구성되어 있다. 그룹 `A’에는 안테나, 전투기내에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설치하고 연결하는 케이블, 장비장착을 위한 구조물 등이 포함되며 그룹 `B’는 위협신호를 수신하고 식별하며 시현하는 각종 구성품들로 분석처리기, 슈퍼헷 제어기, 방향탐지용 수신기, C/D 대역 수신기, 슈퍼헷 수신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ALR-56M 시스템은 4개의 고대역 및 저대역 안테나로 신호를 수신한다. 안테나에 수신된 고주파(RF:Radio Frequency) 신호는 4개의 고대역 방향 탐지 수신기, 1개의 저대역 수신기 및 슈퍼헷 수신기에서 처리된다. 수신기를 거친 비디오 신호는 슈퍼헷 제어기에서 디지털 신호 특성으로 변환되어 분석처리기와 슈퍼헷 제어기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신호 식별에 사용된다.
방향탐지용 수신기는 4개의 고대역 안테나에서 수신된 신호(2∼18GHz)를 슈퍼헷 수신기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기본대역(2∼6GHz)으로 하향변환(down conversion)하고 저대역 수신기는 C/D 밴드 안테나에 수신된 신호(0.5∼2GHz)를 증폭한 후 그대로 슈퍼헷 수신기로 보낸다. 슈퍼헷 수신기에서는 하향 변환된 고대역 신호와 상향변환(up conversion)된 저대역 신호를 중간주파수(IF: Intermediate Frequency)신호로 슈퍼헷 제어기에 보내진다. 제어기에서는 주파수를 분리해낼 뿐만 아니라 펄스반복주기(PRI:Pulse Repetition Interval), 펄스폭, 수신신호세기, 도착시간(TOA:Time Of Arrival) 등의 정보를 추출해 낸다. 추출된 정보는 신호의 특성을 표시하는 디지털 문자열 형태의 분석처리기로 전송된다. 분석처리기에서는 측정주파수, 펄스반복주기, 펄스폭 등의 특성에 따라 저장된 정보를 분류하고 유용한 정보는 특성별로 그룹화되며 위협을 식별하고 위치식별도 한다.
레이더경보수신기 주요 생산국가 현황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현재까지 많은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투기에 탑재하는 주요 생산 국가로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변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개량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APR-25와 같은 초기 버전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APR-36으로 성능개량되었으며 그후 위협 변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처리기를 추가한 ALR-46으로 바뀌었다. ALR-46은 주파수 선택 수신기 체계(FSRS:Frequency Selective Receiver System)와 저대역 방향탐지 수신기를 추가한 ALR-69로 바뀌었다. 또한 ALR-56 계열은 변화하는 위협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성능이 개량되어 왔다.
미 해군의 경우, ALR-45계열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특수 목적용 수신기를 추가하고 컴퓨터의 연산능력과 처리량을 증대시킨 ALR-67로 성능 개량되었다.
영국의 경우 GEC-마코니(Marconi)사는 스카이 가디언(Sky-Guardian) 계열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개발하여 생산하고 있다.
1970년에 영국공군의 자가(Jaguar) 및 해리어(Harrier) 항공기에 탑재한 ARI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1982년에는 스카이 가디언 200을 생산하였고 1992년에는 AH-1, AH-64 등의 공격헬기에 탑재하는 스카이 가디언 2000을 개발하였다. 1994년에는 호크(Hawk) 100, 호크 200 항공기에 장착하는 스카이 가디언 3000을 개발하여 현재까지 생산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엘리스라(Elisra)사가 SPS계열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 항공기 Kfir에 탑재할 SPS-200을 시작으로 성능개량된 F-4 및 F-16에 탑재한 SPS-2000, F-15에 장착된 SPS-3000 등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성능개량하여 자체 사용은 물론 여러 국가에도 판매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사브 테크 일렉트로닉스(Saab Tech Electronics)사가 1950년대부터 스웨덴 공군에 레이더 경보수신기를 공급하여 왔다. 현재 JSA-39 그리펀(Gripen) 전투기에 탑재하고 있는 BOW-21 레이더 경보수신기를 1990년대 중반에 개발하여 1999년 스웨덴 공군에 배치하였다. 2000년 12월 독일 공군의 토네이도(Tornado) 전투기에 탑재할 레이더 경보 수신기로 결정되었으며 2004∼2005년경에 인도될 예정이다.
향후 발전 전망
향후 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개발은 운영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레이더 경보수신기를 운영하는 조종사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첫째, 모든 위협들을 전투기에서 통제하는 무기의 사정거리 밖에서 수신하기에 충분한 감도를 갖는 것이다.
또한 위협의 위치정보를 아군 전투기에 전달하기에 적절한 정확한 방향탐지(DF:Direction Finder)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정밀 위협위치 및 식별(PLAID:Precision Location and Identification)기술이 개발 중에 있다. 정밀 위협위치 및 식별(PLAID)기술은 레이더 경보 수신기 안테나로부터 수신된 신호들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다. 수신된 신호의 진폭과 위상 자료로부터 기존의 레이더 경보수신기보다 두단계 정도 향상된 해상도로 위협 신호 변수들을 측정한다.
둘째로는 적의 위협 방사원과 아군의 방사원을 구분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펄스 도플러 식별 모듈(PDID : Pulse Doppler Identification Module)이 개발 중에 있다. 펄스 도플러 식별 모듈(PDID)은 항공기 탑재 사격통제 레이더에서 방사되는 펄스도플러 신호를 처리하는 특수분석 모듈이다.
펄스 도플러 신호를 분석하여 주변에 존재하는 펄스신호의 개수가 결정되고 적인지 아군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 종류가 식별된다. 펄스 도플러 식별 모듈은 수신된 신호를 최적으로 필터링함으로써 펄스신호에 대한 레이더경보 수신기의 감도를 향상시켜 준다. 따라서 공대공 전투에서 펄스 도플러 방사원의 종류를 혼동하여 야기되는 아군 전투기간의 교전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셋째로는 저피탐(LPI:Low Probability of Intercept) 레이더의 탐지 및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저피탐 신호는 변조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수신기로는 탐지할 수가 없다. 이 신호를 탐지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집된 신호 자료에 정합필터링(matched filtering)과 상관(correlation) 기법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정교한 디지털 수신기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속도가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시스템 대응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테나에 점점 근접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디지털화된 신호가 처리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디지털 수신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사실상 거의 모든 레이더 경보 수신기 성능개량 사업에 디지털 수신기 개발이 포함되어 있다.
맺 음 말
전투기의 생존성을 증대시키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변화하는 위협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전투기뿐만 아니라 수송기, 헬기 등에도 탑재하는 장비로서 신규 획득 및 성능개량 사업이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자국에서의 운영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수신감도를 증가시키고 정확도를 향상시키며 적 위협과 아군의 위협을 구분하는 기술 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중인 전투기에도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들 장비는 모두 해외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F-4 및 F-5 전투기의 경우 아날로그형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고 이 수신기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현대 전자전 환경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신형 디지털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교체 장착하려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독자적인 창정비 능력과 위협식별자료를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조능력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전자전 관련 개발 능력은 선진국과 비교시 초보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개발여건 및 국제 시장 진출 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전투기 탑재용 레이더 경보 수신기를 개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향후 새로운 위협 및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새로운 레이더 경보수신기의 획득 및 성능개량 소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