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야전교범 작성’ 방안 2003/12/28 373
‘바람직한 야전교범 작성’ 방안
http://www.dapis.go.kr/journal/200109/j129.html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흥미에 이끌려 야전교범을 읽었다는 야전(野戰)의 염원을 달성하고자 지난 2년여간 소총중대 및 보병대대 교범을 작성하여 발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야전교범들은 실전체험을 토대로 작성된 것들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 전장환경의 변화, 인쇄 출판기술의 발달은 야전교범작성에 대한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야전교범의 현 실태
현재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교리문헌들이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항은 독자가 읽어서 쉽게 이해되고, 실전과 훈련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 교범작성과 기간 및 소요도출 방법
야전교범은 중기계획에 반영된 사업과 수시 사업으로 선정하여 작성한다. 00년의 경우에는 99년도 기준교범인 `지상작전’교범이 발간되어 동시에 하위교범들을 작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기와 연구 기간 면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첫째, 각각 상이한 기관에서 제대별 교범을 동시에 작성할 경우 상하 교범의 연계를 위해 잦은 토의와 수시로 문의를 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00년의 경우 군단작전은 교육사에서, 보병사단과 보병연대는 육군대학에서, 보병대대와 소총중대 소부대 전투기술 교범은 보병학교에서 작성하였다. 하위제대 교범들은 상위교범의 내용 확인을 위해 수시로 진도를 파악하거나 문의를 해야 했으며, 상위교범의 변경이나 수정된 내용을 제때에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누락 시키거나 상이한 내용을 기술하기도 하였다. 둘째, 야전교범은 통상 1년이란 짧은 기간에 연구담당관 임명 -자료수집 및 분석-초안작성-관련 기관 및 야전 의견수렴·보고-감수 및 심의-교정과 인쇄를 한다. 일본의 예를 들면 00년 발간된 신야외령(新野外令)은 간부학교의 대령과 중령 52명이 4년여에 걸친 연구 후에 발간하였다. 이는 연구 기간면에서 우리와 비교되는 단면이다. 셋째, 교범작성 소요 도출 면에서 체계적인 자료축적이 미흡하다. 즉 어떤 부분이 변경되고 삭제되어야 하며 구체화 되야 하는가? 하는 등의 해당 교범의 개정소요와 축적된 자료가 없이 작성하므로 필요 없는 부분까지 재작성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 연구담당관 임명과 운용
현재 교범작성은 교육사 교리부, 각 학교기관의 전투발전처에서 작성하는데 95년도 교육개혁 이후 학교 전투발전처 인원이 대폭 축소되어 통상적으로 교리 및 교범 사업당 1명이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자료수집과 활용
교범작성간 활용하는 자료는 적전술 교리문헌, 국내외 관련 교리문헌, 교리발전요구 등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적 전술 관련자료는 발간된 많은 교육참고 및 자료들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여 활용할 것인가? 하는 기준 설정이 어려우며 둘째, 야전교범은 전사활용이 미흡하며 셋째, 다양한 외국 문헌자료 입수와 활용이 제한된다. 현재 영어권 이외의 자료는 입수하기도 어렵고, 원문일 경우 번역 소요와 번역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넷째, 교리 관련 자료에 대한 적극적인 반영이 미흡하다. 즉 교관들이 연구한 참모연구서, 교리관련 눈문, 교리발전 요구, 과목 성과분석 등 양질의 자료들이 많다. 다섯째, 제대별 편제장비와 무기들에 대한 기술적인 자료반영이 부족하다. 여섯째, 제대별 동원관련 사항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일곱째, 연구담당관들의 전장감각 및 전투감각 구비를 위한 자료활용이 미흡하다.
▲ 내용기술
현재 대부분의 야전교범들은 첫째, 원칙과 준칙 고려사항 등이 개조식·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이유’와 `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둘째, 현재 야전교범 구성을 보면 상위교범에서 표현된 수준이 하위제대 교범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중복 기술되어 있으므로 정작 해제대의 필요한 내용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셋째, 대부분의 내용이 원칙과 준칙 계획수립분야 위주로 되어 있다. 즉 준비 및 실시를 위한 `How to∼’에 대해서는 일부 개념적으로만 기술되어 있다. 넷째, 특정 부분 위주로만 기술되어 있다. 공격작전의 경우 `주공’위주로, 방어작전의 경우 `지역방어’ 위주로만 기술되어 있으므로 예비대나 조공부대, 후속지원부대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다섯째, 군대부호 오류이다. 내용 이해를 위해 요도, 삽화를 사용하고 있으나 잘못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① 작성자가 일반적인 경험으로 도식하는 경우. ② 직접 그리거나 기존의 교범 내용을 스캔(Scan)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범 상에 제시된 그림이나 작전투명도 등은 독도법 교범대로 정확하게 표기되어야 하며, 소부대급에서 많이 사용하는 투명도형 명령은 현재나 차후 임무를 명확히 식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여섯째, 야전교범상 표현된 문장들이 주어나 서술어 없이 함축적으로 작성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다. 몇 가지 예를 보면 ① 성분 누락 및 성분 중복. ② 잘못된 호응. ③ 조사의 오용. ④ 명사 나열 식의 문장. ⑤ 기타 문법적 오류로써 문장을 지나치게 끊어만 쓰는 것도 문제이지만, 복잡한 내용을 한 문장 안에 뭉뚱그려 넣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지나치게 길게 전개되는 내용이나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이질적인 내용은 문장을 달리해서 쓰는 것이 읽기에 편한 것이다. 끝으로 한자·영문·각주(脚註)가 없으므로 같은 용어라도 독자들에 따라 해석간 차이가 발생하며, 별도의 용어집이나 해설집을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일부 야전부대나 학교기관에서는 별도의 책자, 전술참고서 등을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다.
▲ 교범 형식
현 교범들은 대분분이 16절지 (25.7×18.8 Cm) 크기에 책자형 제본방식, 3개의 천공, 아트지의 겉표지로 되어 있다. 즉 중대로부터 지상작전교범까지는 크기가 동일하여 전투중량을 증가시키며 몇 번의 야외훈련을 거치게 되면 쉽게 훼손되기도 한다. 또한 내용의 개정 및 수정시 일일이 필경이나 복사를 해서 덧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향후 발전방향
▲ 소요도출
소요도출은 교범작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단계로써 우리의 군사 전략적인 환경, 지형조건, 군사작전 사례, 우리의 풍토와 전통, 신체조건, 무기체계 및 편성, 국민성, 국력 등 제요소를 기초로 우리 군이 어떠한 전장에서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를 고려하여 우리의 교리를 발전시켜야 한다. 즉 매년 교리 및 교범 사업계획 수립시 개정소요를 판단하여 교범·교육회장·교육참고 중 어떤 문헌으로 발간 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교범 발간 이후에도 각 군별, 학교기관별로 교범에 대한 모니터링(Monitoring)시스템을 적용하여 지속적으로 수정·보완·발전시켜나가야 한다.
▲ 교범작성 기간
야전교범은 최상위교범(지상작전, 지휘관과 참모업무) 발간 후 제대별 교범 순으로 년차적 작성하여야 한다. 또한 작성기간 면에서는 현재의 1년 단위보다는 교범의 성격을 고려하여 탄력있게 적용하여야 한다.
▲ 연구담당관 편성과 운용
연구담당관을 임명할 때에는 해당 제대의 근무경험과 수행한 직책 등을 고려해야 한다. 교범은 연구담당관 한 사람의 풍부한 상상력이나 주관적인 개념으로 작성되지 않도록 첫째, 통합연구팀을 편성하여 예비역, 참전자, 장교급 귀순자, 외국군사교육 이수자, 번역요원, 기상 및 지형분석 전문가, 무기체계 관련자(무기 및 비무기체계), 토목 및 건축학 전문가(도시지역작전 연구시), 국어 국문학 및 미술전공자, 만화가, 컴퓨터 요원 등으로 구성하여 교범 작성 단계별·작전형태별(정상작전, 특수조건하, 기타작전 등)로 운용하여야 한다. 둘째, 연구담당관들의 전장감각 및 전투감각 구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해외 분쟁지역에 옵서버로 참관하거나, 전사 탐독, 전쟁영화 관람, 참전자와 전술토의 등의 방법을 통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결과에 대한 포상 및 실명제를 적용하여야 한다. 교범은 단시간에 작성하는 문서나 보고문이 아니다. 수년간에 걸쳐 수 십 차례의 토의·보고·출장과 각개병사의 백병전 모습부터 중대·대대·연대가 전투하는 모습까지의 문헌을 찾고, 때로는 만화가가 되기도 하고 사진작가가 되기도 한다.
▲ 자료수집과 활용
교범 작성은 관련 자료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으로써 첫째, 교범연구 착수시 세트화된 자료가 지원되어야 한다. 해당 교범에 관련된 각종 의견 및 전투발전 요구, 각종 논문 등의 자료와 외국 군사자료는 원문과 번역문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둘째, “한 장의 그림은 1만어(語)의 가치가 있다.” 즉 사진 및 삽화를 활용하면 활자보다 한눈에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며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을 대신할 수가 있다.
따라서 제대별 편제장비 및 각종 훈련모습(행군, 기동, 방어진지 및 장애물 구축, 도하 및 야간 공격) 등의 사진자료가 `앨범’으로, 독도법 부호와 피·아 화기와 장비, 복제 및 복장 등을 클립아트(Clip Art)로 제작하여 CD-ROM으로 제공되어야 삽화를 그리는 노력의 낭비를 줄일 수가 있다.
▲ 야전 교범 내용염출 및 표현방법
교범 내용은 첫째, 제대별 표준적인 METT-TC 요소를 염출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논리로 전개되어야 하며 둘째, 적전술에 대한 대응개념을 기초로 해야 한다. 즉 상상력이나 토의보다는 상황판, 컴퓨터의 전투모의 모델, 사판 등을 활용 국면별로 워게임을 실시하여 염출된 내용을 제대별·전장기능별로 기술하여야 한다. 셋째, `왜’ `어떻게’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원칙·준칙, 고려사항, 구비조건, 성공요소 등의 개념적인 내용은 최소화하고 대신 해제대에 맞는 How to fight 위주로 기술하여야 한다. 넷째, 교범 내용에 삽입되는 지도·요도·그림·삽화 등은 사진, 외주용역(Out Sourcing), CAD, 클립아트 CD-ROM 등을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용어는 지정된 군사용어 사전이나 국어 사전상에 표현된 내용을 위주로 하고 중요한 용어는 한자를 병행 표기하거나 각주(脚註)를 사용하여야 한다. 여섯째, 미디어 세대임을 고려하여 소부대 지휘관(자) 및 병사들이 많이 읽는 교범은 만화 도해식(圖解式)으로 작성해야 한다. 특히 개인 및 공용화기교범, 중대급 이하 교범은 만화식으로 작성한다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쉬울 것이다.
▲ 논술방법
야전교범의 문장은 짐스럽지 않아야 한다. 즉 독자와 함께 숨 쉬는 글을 써야 한다. 가장 좋은 문장은 짧게, 쉽게, 뚜렷하게, 이끌리게, 꾸밈없이, 날카롭게 쓴 글이다.
▲ 과학적인 검증절차 적용
초안이 작성되면 각 병과학교, 군 연구기관, 예비역 장교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 수렴과 전투실험(Battle Lab) 등을 통한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 되어야 한다. 첫째, 실 기동은 시험부대를 지정하여 과학화 훈련장이나 임의지형에서 실험하는 방법으로 소부대 교리검증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가상현실 방법은 모의전투 시뮬레이션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훈련공간 극복 및 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가 있다. 셋째, 워게임은 이미 개발된 `JANUS모델’이나 `전투 21모델’ 등을 활용하여 야전부대의 임무와 유형을 고려하여 작전형태별(공격 및 방어작전), 특수조건하 작전별(산악, 도하, 건물지역, 요새지, 야간, 동계) 기타 작전별(초월, 연결, 공중강습작전 등)로 구분하여 교범대로 훈련하게 하고 교범 연구팀이 훈련참관을 통해 검증하는 방법이다.
▲ 교범심의와 감수
교범심의는 전투모델 분석반, 야전 적용성 심의반, 상하 및 기능별 교리 검증반, 형식과 문장 검증반 등 4개반으로 편성하며 각 반은 야전 시험부대 지휘관 및 참모, 워-게임어, CAD 디자이너·만화가·국어교육 전문가, 병과학교 교관, 참전자, 외국군사 교육이수자 들로 구성하여 분야별로 심의를 하여야 한다. 심의간에는 ① 표준적인 상황(METT-TC)과 적전술에 대한 대응 개념을 기초로 했는가 ② 현재 및 장차의 편성 및 장비의 기술적인 내용을 반영했는가 ③ 전투실험 및 야전부대 시험적용결과 적용이 가능한가 ④ 올바른 문장표현과 통일된 용어를 사용했는가 ⑤ 내용 이해를 위한 그림, 삽화, 요도는 적절한가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 교범 형식
사회전반의 정보화·멀티미디어 추세와 컴퓨터 보급을 고려해 볼 때, 즉 실용성과 간편성, 견고성이 구비되어야 한다. 첫째, 야전교범은 야전상의나 전투복 바지 주머니에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에 겉표지는 비닐로 하여 훼손을 방지하여야 하며, 제본형태도 내용의 수정, 추가, 삭제가 용이한 바인더 형태로 하여야 한다. 둘째, 동영상과 에니메이션, 전장소음 등을 담을 수 있는 CD-ROM·DVD로 제작해야 한다. 특히 CD-ROM은 많은 자료를 담을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하여 제대별·병과별·기능별로 관련 교범을 단 하나로 만들 수가 있다.
▲ 교범배포방법
현재의 보급형 배포방법에서 청구형 배포방법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즉 교리회보에 발간 교범(CD-ROM 및 책자형태)의 내용을 요약하여 공지하므로써 야전부대나 학교기관에서 소요를 판단 후 청구하는 방법이다.
맺 음 말
수험생이 입시를 치르기 위해 교과서가 필요하듯이 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교범이 있다. 야전교범의 생명은 정확성에 있으므로 거짓 내용이나 주관적인 내용은 생명이 없는 것이며, 한 개인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작성되는 픽션(Fiction)이 아니다.
과학적·실전적인 방법으로 공론화된 최대공약수를 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명감과 책임감만으로는 야전에서 찾고 읽히는 야전교범을 만들 수는 없다. 사고전환, 제도적인 장치 및 여건 마련 등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교범사업은 전·평시 승패를 가름하는 중차대한 사업임을 재인식, 보다 새로운 방법으로 발전되어 모든 지상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교범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