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쪽에서 탈북자 망명 부추겨2002/08/31 368
미국쪽에서 탈북자 망명 부추겨
미국-남한 기독교 단체의 작품
제임스 코나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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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 동안 최소한 10개의 북한인 집단이 베이징과 셰냥에 있는 대사관 및 외교 공관에 다분히 정치적인 망명을 신청하기 위해 중국 북부지역으로 비밀리 들어왔다. 가장 큰 집단은 지난 3월 스페인 대사관에 뛰쳐 들어간 25명이었다. 이번 달, 26명이 남한 또는 캐나다 건물에 진입했으며 일요일에 중국을 떠나도록 허가가 났다. 가장 최근 사건은 6월 13일에 있었다. 한 청소년은 그의 아버지가 중국 보안군에 끌려가는 동안 남한 총영사관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북한의 기아와 북한 탈출
이런 망명 시도의 배경은 북한을 옥죄고 있는 정치 탄압과 점점 악화되고 있는 인도주의 재앙이다. 1995년 이래 3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국경을 넘어 중국 북부 지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냉전 시기 소련이 제공해오던 시장과 보조금을 잃은 후, 북한은 지난 10년 이상 동안 심각한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겪어 왔다. 그런데 자연재해와 연료 및 비료 부족으로 북한의 농업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주요 강대국들은 평양 체제가 여러 정치적 양보조치를 취할 때까지 식량 및 기타 지원을 연기해 왔다. 다양한 추정치가 있긴 하나, 대규모 유엔 구호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기 전까지 1990년대에 2백 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워싱턴에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후 18개월 동안 북한 상황은 점차 다시 기아 상태로 다시 되돌아가고 있었다. 1998년부터 2001년 소위 “햇볕 정책” 하에서, 남북한은 클린턴 행정부와 일본의 조심스러운 지원을 받으며 냉전부터 이어져 온 한반도 내 군사적 대립을 종식시키고 투자와 교통에 북한을 개방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 갔다.
부시의 취임으로,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제안해 놓은 거래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군사적 긴장은 작년에 점차 높아져 부시가 올해 1월 북한이 “악의 축”의 일부이며, 북한 정부가 “국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과 일본의 강경노선이 국제적 구호 활동 방해
북한 인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는 혐의는 미국과 일본 정부를 향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평양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강경 노선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제적 구호 활동을 방해했다. 올해 미국은 2001년도에 제공한 곡식의 절반만 제공할 예정이다. 일본은 2000년에 60만 톤의 식량을 원조해줬는데, 작년에는 전혀 주지 않았고 올해도 그렇다.
주요 강대국들을 따라 다른 나라들도 북한에 대한 원조를 대폭 삭감했다. 2억5천만 달러 상당의 원조가 필요하다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요청은 4월까지 2천 5백만 달러를 모았을 뿐이다. 작년, WFP는 북한의 2천 3백만 인구 중 6백 만 명이나 되는 사람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있었다. 올해, WFP는 7월말이 되면 구호 식량이 바닥날 것이라는 경고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북한의 체제 전환 요구
백악관이 이라크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게 “체제 전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는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미국 정책의 목표임이 틀림없다. 미국은 북한 체제가 해체되거나 동아시아에서 미국 지배를 확대시켜줄 합의를 강제해낼 수 있을 때까지 북한의 사회적 위기를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이 지역으로부터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그래서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라 선언한 중국에 대한 압력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합의를 막아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단호하다.
중국에서 북한인들이 줄줄이 망명신청을 하는 뒤에 무엇이 놓여있는지를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망명은 고립된 개인들의 행위가 아니라 미국 및 남한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 네트워크가 조직하고 재정을 지원해준 것이다. 이 단체들은 공화당 우파 및 미국 보수 단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공화당 우파와 미국 보수 단체들은 평양과 베이징 모두에 대해 훨씬 강경한 태도를 갖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상층, 펜타곤, 그리고 CIA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가 개입
망명 신청에 관여하고 있는 가장 잘 알려진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는 ‘출애굽기(Exodus) 21′로, 로스엔젤레스와 남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에 있는 여러 우익 기독교 웹사이트는 북한 난민들을 대한 지원과 모금운동을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출애굽기 21의 대표인 한국계 미국인 목사 더글러스 신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나는 단지 중국과 북한 독재정권들이 나의 백성들을 놔줄 것을 원할 뿐이다. 모세가 파라오왕에게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신은 북한 붕괴와 남한에의 흡수를 촉진시키기 위해 북한에 대한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그는 2001년 5월 한 인터뷰에서 통일된 친미적 한국이 “물리적으로 확장”하여 중국 북동쪽의 만주 지역을 지배하는 상황을 전망한다. 중국을 통해 북한인을 밀수하는 실질적인 작업은 남한 기독인들이 하고 있다.
미국 단체들은 주로 돈을 제공해주고 있다. 북한 난민과 남한 활동가들 모두 한반도 국경과 맞닿아 있는 중국 지역에 살고 있는 2백 만 명의 한국계 중국인 소수민족과 융화되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 5월, ?코리아타임즈?는 무려 100명이나 되는 남한 기독교 “선교사”들이 중국 내에서 망명신청을 조직하려다 체포되었다는 기사를 실었다. 3월에 시작된 망명 신청의 주요 국제적 대변인은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과 1999년 중반부터 2000년 12월까지 원조 단체 <국경없는 의사회>를 대신해 북한에서 일했던 기독교 근본주의자이다.
동독식 붕괴에 대한 요구
3월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 이후, 폴러첸은 북한에서 난민을 탈출시키려는 목적은 1989년 동독에서 벌어졌던 일을 반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난민이 홍수처럼 대사관들에 진입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1989년에도 이런 식이었다. 처음에 열 몇 명의 망명자가 있었는데, 그런 다음에는 수백 명, 수천 명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망명 신청을 여러 번 받은 후, 체코슬로바키아와 헝가리가 국경을 개방했고 수만 명의 동독인들이 서독으로 가는 것을 허가해줬다.
근본주의자 단체들은 북한인을 중국에서 남한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또 다른 길을 추진하고 있다. 6월 12일, 4명의 북한인이 달리안항에서 중국배를 성공적으로 몰래 타고 와 남한 인천항에서 망명 신청을 했다. 남한과 일본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축구 결승전으로 이 지역에 비춰지고 있는 언론 조명에 때맞춰 훨씬 더 큰 규모의 망명 사건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폴러첸은 5월 22일, 중국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인천에 올 예정인 천 명이 넘는 북한인들의 망명신청을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산케이 신문?에 자랑했다.
폴러첸에 의하면, 그의 동기는 오로지 한국 사람들에 대한 걱정일 뿐이라고 한다. 그는 북한에서 체류하고 있는 동안 기아 문제 대부분이 불만세력을 처벌하고 인민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평양 체제가 직접 야기하고 있다는 증거를 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을 떠난 지 불과 몇 개월 후 그는 국방포럼재단(DFF)이나 민주주의 진흥재단과 같은 우익 단체들의 후원인으로 워싱턴에 재등장했다. DFF 이사회는 레이건 행정부의 전 국방 및 대외 정책 관료들, 그리고 전 군사 관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폴러첸의 근거 없는 증언
2001년 3월과 5월, 폴러첸은 상원 대외관계위원회에서 증언을 했다. 그의 근거 없는 혐의들은 부시 행정부가 평양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데에 정당성을 부여해줬다. 그는 그 후 미국을 네 번 더 방문했으며, 그런 동안 캘리포니아의 에드 로이스나 뉴저지의 크리스 스미스와 같은 공화당 의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이 두 사람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부시 정부의 강경 노선을 옹호하는 주요 정치인들이다.
작년 8월, 로이스는 미 의회에서 베이징이 북한인을 경제적 이주민으로 분류하지 말 것, 중국에 북한인이 대거 입국하는 것을 허가할 것, 그리고 국제기구들이 중국-북한 국경에 난민촌 설립을 허가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스미스와 더불어 결의안을 공동 발의한 8명의 의원 중에는 “청색 팀(Blue Team)” -베이징이 보다 큰 경제적, 정치적 힘을 발달시킴에 따라 미국은 필연적으로 중국과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정치인들의 네트워크- 의 가장 유력한 의원 중 한 명인 데이나 로라바커가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의 커넥션
북한 난민의 운명에 대한 ‘걱정’은 작년 10월에 결성되어 공화당 우파의 전위부대이자 부시 정책의 이데올로그일 뿐인 소위 “북한인권에 관한 미국 위원회”의 문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 조직은 레이건 보좌관 프레드 아이클, 전 공화당 의원 스티븐 솔라츠, 전 레이건 행정부의 보조 국방 고문 리처드 알렌, 민주주의진흥재단의 칼 거쉬맨, DFF의 수잔 숄츠와 같은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미국 내 커넥션을 언급하지 않은 채, ?뉴욕타이즈?와 기타 주요 미국 신문들은 난민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악마화하는 기사를 여러 번 게재했다. ?뉴욕타임즈?는 6월 10일, 평양 정권이 감옥에서 유아에 대한 체계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끔찍한 혐의들을 기사화했다. 이는 1999년 나토 공습 이전 알바니아인 대상으로 저질러진 세르비아의 잔학행위에 대해 투박하기 짝이 없는 과장된 기사를 상기시킨다. 북한은 그 혐의를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규탄했다.
공화당 우파의 결의안
반(反) 북한 선동 분위기 속에서 공화당 우파는 6월 11일, 중국이 북한 난민과 국제 난민 기구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는 또 하나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의 지지 속에서 406명 찬성, 0명 반대로 통과된 결의안은 부시가 난민의 인권 문제를 미국의 대(對) 북한 요구안에 포함할 것을 촉구한다.
이 문제는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베이징은 자국 내에서 국제기구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 의 활동을 허용하라는 1949년 혁명 이후 최초의 요구를 정당화하는 데에 북한 난민들이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 이미 경색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유엔 난민고등 판무관은 북한인을 추적해 강제 출국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경찰 작전을 시작했다.
망명 신청의 목적이 부시 행정부가 평양 정권과 간접적으로는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한 다음 단계를 정당화시키는 데 있다는 사실이 최소한의 수준에서 드러나고 있다. 북한 정권과의 첫 회담을 위해 부시 행정부의 미국 특사 -아마 잭 프리차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 이번 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양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혐의에 대한 위협과 더불어 난민 문제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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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CIS 발행 『인터내셔널 뉴스』170호에서 옮김.
* 원본은 ?세계 사회주의 웹사이트?(2002.6.24)에 게재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