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미신가이드라인과 한반도위기 이시우 2001/05/01 325
“일미 신가이드라인과 한반도 위기”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International Women’s Day for Peace and Disarmament May 24 1999)
기념 심포지움
☯ 날짜 : 5월 25일 오후 3시 – 6시
☯ 장소 : 세종문화회관 4층 소회의실
☯ 사회 : 이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 주제강연 1) 일미 신가이드라인과 한반도 위기
리영희 (본회 자문위원,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2) 일미 신가이드라인과 일본 NGO의 대응
쯔와 게이꼬 (津和慶子, 일본부인회 회장)
☯ 토 론 1) 미군의 군사전략과 동북아 군사화
이삼성 (카톨릭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2) 일본의 군사력 역할증대와 한반도
배정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3) 한국여성평화운동의 입장에서 본 일미 신가이드라인
김윤옥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 주관 : (사단법인) 평화를만드는여성회
☯ 주최 :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 후원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겨레신문사, 아시아나항공
2.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이란?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은 1980년대 초반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여성운동가들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치명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군비경쟁에 대항하여 연대를 통한 평화추구를 위해 활동하기를 원했다. 이들의 초점은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세계의 문제들을 각 도시와 마을로 연결시키는 행동이었다. 이후 여러나라의 여성들이 참여하였는데, 1983년 한해만도 약 1백만의 여성들이 참가했다. “5.24”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는 뉴질랜드만 제외하고는 조용하게 지나갔는데, 뉴질랜드여성들은 1996년 부활될 때까지 “5.24”를 지켜왔다.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세계여성대회의 후속작업의 일환으로 IPB(the International Peace Bureau)와 IFOR(the 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은 평화와 군축을 위한 여성의 날에 대한 의식과 참여증진을 요청한 베이징 NGO대회의 평화천막(Peace Tent)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1996년 5월 24일에는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카나다,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 이탈리아, 방글라데시, 칠레, 오스트리아, 잠비아, 뉴질랜드의 여성들이 실천적 행동과 더불어 이 날을 기념하였다. 이 실천들은 평화와 대인지뢰 피해자를 위한 기금마련에 관한 여성들의 공헌을 소개하는 라디오방송에서부터 핵무기의 폐지을 위한 청원, 군사주의에 대항하는 거리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 “5.24” 실천행동을 위한 제안들
•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고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한다.
• 입법자들(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 등)이 여성, 평화, 정의 문제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점수매긴 것을 언론에 전달한다.
• 지역조직이나 다른 나라의 조직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기금모금가들을 조직한다.
• 헤이그평화회의(the Hague Appeal for Peace: 다음세기에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문화를 창조하려는 국제적 노력이 결집된 모임)에 참여한다.
• 여학생들과 접촉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다. 여학생 그룹들과 어떻게 전쟁과 평화가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 나눈다. 그들과 함께 정부관리나 다른 여성들에게 이에 관한 “평화의 편지”를 쓰도록 한다. “평화창조”에 관한 아이디어를 표현한 글을 모으는 엣세이 컨테스트를 실시한다.
• “유엔의 세계 어린이를 위한 평화의 문화∙비폭력 10년”(Decade for a Culture of Peace and Nonviolence for the Children of the World 2001- 2010)을 지원한다.
• IFOR과 IPB에서 공동으로 펴낸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자료집을 활용한다.
• 각 단체들에게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행사에 대해 알린다.
• 도서관들이 여성평화운동가들에 대한 책들을 비치하도록 권유한다.
•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노력을 알리기 위한 “5.24” 기념 공개토론회, 시위, 영화상영 등을 실시한다.
•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토론그룹을 조직한다.
• 지역공동체에 있는 갈등의 당사자들을 “5.24”에 초대하여 공동체와 이웃에서 긴장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 세계여성평화운동단체들에 연대의 편지를 보낸다.
• 각 공동체에서 여성들이 평화와 정의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존의 자료들에 여성평화운동단체들도 소개시킨다.
•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IFOR이나 IPB로부터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 (IFOR)
Spoorstraat 38, 1815 BK Alkmaar, Netherlands
Email: office@ifor.org
Website: http://www.gn.apc.org/ifor/
International Peace Bureau (IPB)
41, rue de Zuerich, 1201 Geneva, Switzerland
Email: ipb@gn.apc.org
Website: http://www.itu.ch/ipb
4. 한국여성평화운동과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행사 요약
• 제1회 1997년 행사
– 장소: 명동성당 앞
– 주제: 북한여성돕기 “밥나누기 사랑나누기”
– 내용: 1) 평화 선언문 발표
2) 평화로운 세상을 촉구하는 행사
1997년 5월 당시 진행 중이던 북한돕기를 위한 “밥나누기 사랑나누기” 거리모금
을 본 행사와 결합시켜, 기근당한 북한여성을 돕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며 남
북평화와 화해를 도모함으로써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기
념하였다. 이 날 거리모금액은 504,830원이었고, “밥나누기 사랑나누기”의 전체
모금액은 북한여성들에게 분유 26톤으로 전달되어(1997년 8월 27일) 어린이와
산모들에게 분배되었다.
• 제2회 1998년 행사
– 장소: 마로니에 공원 야외무대
– 주제: 한반도의 평화와 군축
– 내용: 1)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
2) 여성평화 한마당
3) 거리 홍보 및 국방비 삭감을 위한 엽서쓰기
4) (부대행사) “한반도 평화와 군축을 우리손으로”
본 행사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와 10개의 평화운동단체들이 연대하여 “한반
도의 평화와 군축”을 주제로 하여 진행되었다. 행사 당일 이후 1999년 방위비
예산 삭감과 삭감예산의 실직노동자, 어린이, 청년, 노인, 장애자, 여성들을 위한
복지예산으로 전환한 것을 요구하는 엽서를 청와대에 보냈다(약 일만 통). 또한
300여 명의 여성지도자들이 서명한 성명서를 통일부∙국방부 장관, 미국대사, 청
와대 외교안보 보좌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보냈다. 더불어 일반 시민들에게 평
화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문화행사와 거리캠페인을 전개하여 평화군축과 방위
비 삭감 등을 여론화시켰다.
5. 한국여성평화 운동과 “일미 신가이드라인”
왜 여성들이 “일미 신가이드라인”을 문제삼는가?
[평화를만드는여성회]에서는 올해의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주제를 “일미 신가이드라인과 한반도 위기”로 정했다. 여성평화운동에서 추구하는 여성과 평화라는 보편적 개념과 “일미 신가이드라인”이 지니는 주제의 특수성은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는가?
지금까지 여성들은 대체로 두 가지 이념에 기초하여 평화운동을 전개해 왔다. 첫째는 여성의 평화적 본성론 혹은 전통적 성역할의 결과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평화지향적이 되었다는 것. 이른바 여성평화론에서 이 두가지 논의는 아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인 여성평화운동의 현장에서는 중요한 주제로 설정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여성학 등의 이론적 담론의 논의의 축적을 통해서 전개될 것이다.
둘째, 여성들이 무력분쟁과 전쟁의 최대 피해자이므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평화운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크든 작든 무력분쟁을 통해서 최대의 희생자가 되어왔던 것은 현재의 코소보 사태 및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경우에서부터 일제 시대 우리의 젊은 여성들이 일본군의 위안부로 내몰렸던 것을 상기할 때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성들은 한번도 전쟁수행의 결정자 그룹에 속해본 적이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동원과 희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여성들은 더 이상의 피해자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보다 적극적인 평화의 수호자, 평화의 주체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여성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맥락에서 한국의 여성평화운동은 “일미 신가이드라인”을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주제로 선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첫째, ‘코소보 사태’가 멀리 강건너 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컴퓨터 게임의 원격조정을 즐기던 나토군이 유고연방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중국대사관까지 폭격할 것을 상상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구의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연이은 폭격과 파괴, 죽음과 난민행렬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유학생들이 미국대사관에서 항의데모하는 데서도, 이 지구상의 민족분쟁과 갈등이 얼마나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이다. “일미 신가이드라인”에서 한국을 비롯한 북한, 중국 등 동북아 여러나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이른바 “주변사태” 관련법이다. 일본은 “주변지역에서 일본의 평화 및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태”를 “주변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석하기 나름이며, 또 긴급한 경우에 는 국회의 “사후승인”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우리 땅에 “미군의 후방지원”이라는 명분으로 발을 내딛게 되어있다.
한반도의 갈등과 긴장상황이 무력대결로 이어지는 데는 남한과 북조선의 의지 여부와 상관없이 미군의 군사전략의 이해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걸프전쟁과, 미국의 이라크 재침공, 그리고 이번 코소보 사태에서 너무나 분명하게 보아왔다. 여성들은 한반도의 현재의 상황이 단지 직접적인 무력분쟁 혹은 전쟁이 없는 “소극적 평화” 보다더 더 긴박한 “억지된 휴전”의 상태로 인식하고 있다. 분단의 세월을 통해 다양한 군사문화적 유산에 의해 희생되어 온 여성들은 여성의 희생이 명백히 예상되는 또 하나의 남북분쟁, 전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인식하에 이번의 [일미 신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저지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둘째, [일미 신가이드라인]은 동북아의 군사화를 더욱 더 가속화시킨 다는 점에서 여성들은 반대한다. 이미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일미 신가이드라인]의 중의원 통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서 일본과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특히 북한은 “방위지침 법안이 성립될 경우 미-일 군사적인 결탁이 더욱 강화돼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전쟁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비난했다(4월 26일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일미 신가이드라인]이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킬 때, 이 지역의 각국이 군비를 증강시키는 등 군비확산의 흐름으로 나아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이러한 군비확산의 물결은 국가예산의 20% 이상을 군비로 지출해오면서 교육, 복지, 경제 부문의 희생을 가져오고 있는 남한에 더 큰 군비지출의 부담을 지우게 된다. IMF의 통화관리체제 하에서도, 전력증강비는 국방예산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30.1%)을 차지해 점차 늘어날 전망인데, 전력사업이 북한 자체보다는 궁국적으로 한반도의 주변국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남한 역시 장기적으로 동북아의 군비확산에 남한과 북한도 동참하고, 이는 남북의 군사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다. 군비확대, 군사화, 군사주의가 여성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빈곤화, 정치-사회적 소외, 문화적 폭력 등 커다란 희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점층되는 군사화의 흐름은 중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여성들은 [일미 신가이드라인]이 장기적으로 한국사회에 가져올 이른바 반평화적 폭력성에 대하여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여성들은 [일미 신가이드라인]에 대한 비판과 반대운동을 통해 국경을 넘어평화의 연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전후의 “평화헌법”의 실질적 폐기를 의미하는 [일미 신가이드라인]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또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동으로 이에 반대하는 모임, 시위, 행사 등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이는 새로 시작되는 2천년대의 첫 10년을 “비폭력․평화문화의 10년”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유엔과 세계평화운동의 흐름에 또 하나의 연대의 모범과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여성평화운동은 70년대 원폭피해자 돕기운동, 일본내 재일한국인 인권문제, 80년대 반핵운동, 90년대의 남북여성교류, 정신대 문제 등의 주제로 이미 30여 년 동안 긴밀히 연대해 왔다. 이번의 [일미 신가이드라인] 반대운동은 그 연대의 전통 속에서 각자 자국의 패권주의적이와 군사주의의 흐름 속에서 공존와 공생의 평화세상을 지향하는 대안적 목소리를 함께 내는 계기이고 이를 통해서 여성평화운동의 지평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수(평화를만드는여성회 정책국장)
6. “일미 신가이드라인” 관련 자료모음
⑴신문자료 모음
일미 신가이드라인이란?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미일안전보장조약의 구체적인 운용체계라 할 수 있으며, 그 관련법안(가이드라인 관련법안)은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법률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가이드라인과 가이드라인 관련법안의 탄생과정은 2차대전후 전승국 미국이 자신이 주도해 만든 패전국 일본의 평화헌법을 어떻게 스스로 부정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역사교본과 같다. 미일 양국은 이런 측면을 가리기 위해 일본헌법과 안보조약에는 손대지 않은 채 현실운용에서 하위체계인 가이드라인 및 관련법안을 모법보다 사실상 우위에 두는 편법을 동원했다.
현행 일본헌법은 원칙적으로 군대의 보유나 타국에 대한 무력행사, 동맹국과의 공동무력대응인 집단자위권행사 등을 모두 부정한다. 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일본에 경찰예비대 창설을 지시함으로써 일본이 군대를 보유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함께 미일안전보장조약이 체결되고(52년 발효), 60년 이의 개정을 거치면서 미군의 일본주둔과 자위대 창설 및 공동군사대응 기반이 마련됐다. 70년 이후 미일안보조약은 매년 자동연장되는 쪽으로 변경됐으며, 이의 구체적인 운용을 위해 탄생한 것이 78년 미일방위협력지침(옛 가이드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