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2)자주문예운동의 구조 – 예술문화2002/09/09
3장 자주문예운동의 예술학적 기초
(1)예술에 대한 견해
1) 미와 예술의 관계
(2) 자주문예운동의 구조 – 예술문화
1) 관계에 대하여
2)미적 예술적 관계에 대하여
3) 사람의 예술적 활동
4) 문예운동의 최고관계는 예술문화적 체계
(2) 자주문예운동의 구조 – 예술문화
1) 관계에 대하여
어렸을 때 저희 동네에 철공소가 있었습니다. 뭐든 만들기 좋아하던 저라 자주 놀러가서 지켜보곤 하였습니다. 철공소의 가장 중요한 작업은 대부분 용접기가 합니다. 용접기는 쇠를 자르기도 하고 붙이기도 합니다. 그 용접기는 산소통이라고 하는 것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산소는 불을 붙이는 가스라는 것을 어려서부터 알았습니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산소의 연소 산화작용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런데 저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물이었습니다. 물의 구조는 수소 2개와 산소 하나로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제가 알기로 산소는 물론 수소도 불이 붙으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불을 만드는 수소와 산소가 서로 만나서는 불을 끄는 물이 된다?
고유의 성질을 갖는 요소라도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성질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뭔가 진리가 숨겨 있죠.
이 생각을 우리 조직에 적용해 보면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 우리의 성격, 운명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겁니다. 상여꾼 사는 동네에서 상여꾼나고, 시장에서 장사꾼 나고, 서당동네에서 학자 난다는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처럼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 우리조직의 속성도 결정될 것입니다.
그럼 미와 예술을 통일시켜가는 우리는 어떤 관계로 맺어져야 할까요.
2)미적 예술적 관계에 대하여
미와 예술적 활동은 사회의 테두리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인 만큼 사회활동 구조속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기본 요소가 있고 그 요소의 관계에 의해 구조가 결정되고 구조가 그 사물의 속성, 본성을 규정한다 했을 때 사회라는 구조를 이루는 기본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 사회적 재부, 사회관계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서로간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거기에서 사회적 재부를 생산해 내고, 그 재부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는 사람, 재부, 관계 이 삼요소의 통일적 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미적 관계는 사람, 사회적이상(사회적 재부), 세계 3요소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관계의 한 형태이고, 예술적 관계는 창작자, 작품, 감상자 3요소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관계의 한 형태입니다.
예) 정치는 지배세력, 정치권력, 피지배세력 경제는 생활수단의 소유자, 재화, 근로대중 물론 미나 예술적 관계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관계가 있을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술조직, 예술교육 등 다른 활동과 연관되어 있는 관계처럼 말이죠. 그러나 모든 관계에는 필연적인 관계와 부차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필연적인 관계는 보통 법칙이란 말로 표현됩니다. 사회적 관계의 법칙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요소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사회활동은 결국 사람의 활동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예술적 관계의 중심은 사람의 예술활동입니다.
사람의 예술활동을 잘 이해할 때 예술적 관계에서 제기되는 많은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서 예술을 마치 뚜렷한 경계선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술과 다른 활동의 경계에는 끝없이 변화 발전되는 관계가 있습니다.
풍물굿은 지신밟기처럼 땅신을 믿는 종교적 요소와 마을사람들의 단결을 도모하는 조직적 요소 사이에 예술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경찰에 제출할 증거사진에서부터 예술사진까지 다양한 요소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문학도 자기생활의 단순한 기록인 일기, 메모에서부터 시, 소설까지 그 관계가 다양합니다.
그러나 예술을 둘러싸는 우연한 관계들은 사람의 예술적 표현에 대한 이해요구와 능력의 정도에 따라 필연적 관계로 전화됩니다.
갑오농민전쟁시의 풍물굿은 그것이 이전에 쳐오던 장단과 다를 바 없었지만 종교적 관계를 벗고 시대의 전형적 요구를 담으면서 뚜렷한 예술적 관계로 전화되었고, 80년 광주항쟁의 처절한 사진과, 남부군의 활동을 기록한 일기 메모가 또한 그렇습니다.
도표로 그려보면
마치 원자의 근대적 모형이 핵을 중심으로 하나의 전자가 궤도를 회전하는 것이었다가 양자역학에 의해 하나의 궤도란 존재하지 않고 구름처럼 때를 이루고 있으며 그 전자구름안에서 끝없이 변화하는 에너지의 층으로 구분할 수 밖에 없다는 모형으로 바뀌었듯이 근대적 예술 모형은 문학, 음악, 회화 등과 같이 몇개의 쟝르만으로 보다가, 현대에 와서는 앞의 모형처럼 바뀌었습니다.
전자가 핵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와 장과 입자가 통일되어 있듯이 예술 또한 사람의 전형적 형상과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는 요구와 능력을 중심으로 기술, 응용예술, 예술과 같은 층으로 끊임없이 상호전화하며 통일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술적 관계를 다른 활동과 고립된 것으로 보아서도 안되고, 예술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반예술적 견해로 해석해도 안됩니다.
그렇다면 예술적 관계를 규정짓는 사람의 예술적 활동과 다른활동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상호연관, 전화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사람의 예술적 활동
사람은 크게 5가지 형태의 활동을 합니다.
인식활동 : 사람이 세계의 필연적연관을 탐구하고자 하는욕구로부터 발생하며 학문의 형태로 집중됩니다.
개조활동 : 사람이 세계를 변화 변혁시키고자 하는 요구로부터 발생하며 자연을 변혁하는 노동과 사회를 변혁해가는 개혁, 혁명, 자신의 체력을 개조해가는 체육단련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가치활동 : 사람이 가치체계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따라 대상의 의미로 파악하고자 하는 요구로부터 발생하며, 종교, 법률, 도덕, 문화적 조직활동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교제활동 :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교제, 소통하려는 요구로부터 발생하며 언어를 중심으로 각 사회별로 형성된 기호체계가 이에 속합니다.
예를들어 서로 만났을 때 악수한다든지, 코를 대고 비빈다든지 하는 풍습과 그것을 이해시키고 전달하기 위한 교육, 보급활동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술활동 : 모든 사람의 활동을 생동하게 그리고자 하는 요구로부터 발생하며 악의 네가지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데 질적 고유성이 있습니다. 형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요구가 창작, 작품, 감상의 예술적 관계속에 들어올 때 각각의 활동은 에술적 활동으로 전화합니다.
경당이나 택견이 자기 체력을 개조하기 위한 활동으로서가 아니라 민족의 진취적인 기상을 표현하기 위한 것일 때 세계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작품의 내용으로 될 때, 정치활동이 구체적 사례로 그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표현할 때, 덩달이 시리즈 같은 단순한 우스개소리가 짜임새 있는 구조로 내용을 표현할 때(예로 우리 덩달이가 통. 일은 안하고 통일통일 하고만 다녀요) 그것은 무술춤으로, 과학적 연대기적 소설로, 웅변술로, TV 이야기마당 진행술로 예술체계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걸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위의 그림은 예술적 관계중 작품을 둘러싼 관계를 나타내 줍니다.
그러나 창작과정, 감상과정에서는 사람의 활동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예술적 활동으로 전화합니다. 창작에 재주가 없어도 예술문화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올바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문예창작 관계만이 아닌 더 확대된 관계에서의 파악이 필요합니다.
4) 문예운동의 최고관계는 예술문화적 체계
예술산업 문예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제작자, 기획자, 문예국장, 문예공무원 등)은 예술을 통한 경제, 정치활동 등이 주목적인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정치적 개조활동을 예술을 통해 하는 것이지요.
이때 이런 분들이 문예에 대해서 문외한이면 문외한일수록 직접 창작활동이나 감상활동을 중심으로 한 취미인들은 무척 고생하게 됩니다.
역대 군사정권의 문화정책이 직접적 간섭과 폭력적 통제였을 때 예술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던 것은 군인이나 정책관료가 미적, 예술적 방식이 아닌 경제, 정치논리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문예운동하는 분들중에도 획일적 정치논리만으로 정치사업을 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쨌든 개조활동을 통해 문예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예술적 생산, 정책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또 저처럼 이론을 가지고 문예와 관련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예과학자, 문예이론가 들은 창작과는 전혀 반대로 형상적 사유가 아닌 논리적 사유를 하는 사람들인데, 갖가지 예술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명하여 자전거가 또랑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예에 대한 그릇된 견해는 문예를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무작정 생산현장에 투신케 한다든지 순수예술이란 환상을 쫓아 결국은 대중을 예술로부터 소외시킨다든지 하는 편향을 겪게 했습니다. 이런 분들 또한 문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여러사람, 헛인생을 살 수 있게 합니다.(미시담론)
학문적 연구와 같은 인식활동을 예술학 에술사회학, 예술심리학, 예술형태학 등과 같은 과학, 이론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비평가들은 창작물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사람들입니다. 자기나름의 가치체계가 있어서 민중예술을 선도한다든지 현대순수예술을 선호한다든지 하는 가치관에 따라, 그것에 따라 작품을 체계있게 설명하고 사람들이 작품에 대해 자신과 비슷한 입장에 서도록 바람잡이 역할을 합니다. 때론 자기의 가치체계에 맞는 좋은 작품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미흡한 작품을 날카롭게 비판하여 창작자가 참고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이와같은 비평활동은 조직과도 깊은 관련을 갖습니다. 자기의 가 치에 부합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풍이나 작가, 작품에 대해 팬클럽을 만든다든지, 대중적 소모임을 만들어갈 때, 작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비평가 조직가의 역할입니다.
가치활동을 통해 문예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비평, 평론, 조직가의 형태를 띠게됩니다.
문예를 보급, 교육, 강습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재부인 문예작품을 여러사람에세 소통시키고 서로 교제할 수 있는 매개가 되도록 합니다. 높은 예술 교육처럼 창작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 달리 예술가가 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예술교육이 필요하며, 여러사람이 소외됨없이 교제의 수단이 되도록 하는역할입니다.
교제활동을 통해 문예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보급사업, 강습 등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앞의 모형에 영역을 하나 더 설정한 형태가 나옵니다.
문예활동의 가장 큰 범위는 예술문화가 되며, 문예활동은 최종적으로 예술문화사업이 됩니다.
신바람에는 문예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가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각각의 활동이 독자성을 띠고 다른 활동과 통일될 수 있도록 전망을 내오는 일이 중요합니다.
개념의 혼란을 막기위해 몇마디 부연하면, 문예라는 개념은 이미 소련신경과학자 파블로포에 의해 증명되었듯이 사람은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표현된다는 사실로부터 모든 표현의 중심이 언어이고 예술형태에서도 언어를 자기표현수단으로 하는 문학이 주도적 지위를 차지한다는데로부터 정의된 과학적 개념입니다.
예술문화는 창작, 작품, 감상의 구조를 핵으로 해서 사람의 활동전반과 관련된 예술적 활동을 규정하는 개념으로 문예라는 개념과 예술문화라는 개념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어느조직이건 조직이 바로 서려면 조직의 가치관(사상)과 전망과 체계, 사업방식과 더불어 그것을 재생산하고 신념화시킬 수 있는 공고한 통일 조직문화가 필요하듯이 문예조직에서는 문예관, 전망, 체계, 사업방식, 문화가 일관된 관점으로 건설되어야 합니다.
예술문화라는 개념은 문예운동의 실지적 내용으로 문예와 관련된 가장 많은 사람과 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다음에는 예술적 관계를 이루는 한요소요소를 이해하기 위한 첫작업으로 창작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