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니었던 한미해병대연합 산악전훈련 2009/03/21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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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별 것 아니었던 한미해병대연합 산악전훈련
포항 해병대 유격훈련장서 공개된 ‘키리졸브’ 마지막 훈련
2009년 03월 20일 (금) 20:01:11 이시우 전문기자 tongil@tongilnews.com
한미해병연합 산악전훈련 취재기자는 포항의 캠프무적 정문으로 모이라는 연락이 유엔사/연합사로부터 왔다.
포항의 택시기사들도 미해병대로 가자고 하면 오천읍 세계리 신흥중학교 건너편에 있는 미해병기지인 캠프무적인지, 구정리의 한국해병1사단부지 안에 있는 주한미해군사령부 포항파견대CNFK-Po Hang(Commanders Naval Forces Korea-Po Hang)인지 헷갈려한다.
이같은 혼동은 해병대 사령부정문을 지키는 군인들도 마찬가지이다. 해병대 안에 CNFK-포항파견대가 있기는 하나 미해병대는 신흥중학교 건너편에 있는 것 같다며 자신 없이 말한다. 한국군이기에 미군기지까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는 유엔사/연합사공보실에 집결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유엔사/연합사공보관은 자신도 정확히 모르는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평통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찾아오는 길이 자세히 나와 있다고 평통사 홈페이지를 홍보해주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 포항 석정산 해병대 유격훈련장에소 ‘한.미해병대연합 산악전 훈련’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시우 전문기자]
오늘의 한미해병 산악전훈련도 취재진이 도착하기에 앞서 평통사본부와 대구 평통사, 안동 평통사, 대구 진보연대,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이 속속 도착하더니 금방 펼침막과 상징물들이 손에 쥐어지고 기자회견 준비가 완료되었다.
뒤이어 6~7대의 전경차에 분승하여 도착해 있던 전경들이 미군기지 정문과 기자회견자들 사이를 가로막아 인의 장막을 형성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인원의 10배정도 되는 병력이 기자회견 장소 주위를 둘러싸며 미군기지 보호를 위해 동원되어 있었던 셈이다. 미군과 관계자들 몇 명만이 철조망 안쪽에서 이 같은 기지 밖 풍경을 여유있게 관전하고 있었다.
갑자기 매서워진 찬바람을 맞으며 마이크를 잡은 평통사 오혜란 평화군축팀장은 이번 한미해병연합 산악전훈련이 대북공격훈련이라고 규정하고 산악이 많은 북한지역의 지형을 숙달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비판하였다.
뒤이어 참가자들이 발언을 이어가려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해병대에서 기자들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취재기자들의 집결장소가 바뀌었으니 해병대 교육훈련관 정문으로 가라는 것이었다. 8시가 되기까지 캠프무적 앞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되려던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은 기자들이 모두 장소를 옮긴 뒤 경찰병력들만이 있는 상태에서 정리되고 말았다.
해병대교육관 정문에 나와 있던 해병대 관계자에게 “기자들이 먼 길을 왔는데 집결장소를 왜 여기저기로 옮기는가”하고 문제제기하자 “글세 말이에요. 저도 어제서야 연합사로부터 기자들이 내려오니 준비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합사에서 장소를 몰라 혼동을 일으킨 것 같네요”라며 황당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취재기자들을 태운 버스가 장기,감포방향 로변에 위치한 석정산 해병대 유격훈련장에 도착하자 방금 전 캠프무적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회원들이 벌써 도착하여 피켓을 들고 호루라기를 불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기자들은 단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우리보다 정보가 더 빠르냐며 감탄하고 있었다.
유격훈련장 연병장에는 미해병대원들이 모형타워에서 실시하는 헬기레펠훈련(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공격하는 훈련)에 앞서 앞뒤로 바닥을 구르며 몸풀기 체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태평양지역미해병함대대테러안보팀(FASTPAC:U.S.Marine Corps Fleet Antiterrorism Security Team Pacific)으로 주둔지는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이며 최근에는 일본 요코스카에 전개되어 있다가 한국에 46명이 재전개된 것이었다. 이들이 부여받은 임무는 서로 다른 부대와 함께 훈련함으로써 미해군과 해병을 지원하라는 것이었다.
커티스사우스(Curtis South) 대위가 이 소대를 이끌고 있었다. 이들은 2009 독수리연습 기간 중에 이미 진해기지에서 해군과 함께 기지방어훈련을 했고 이곳에서 실사격훈련과 강 통과연습, 헬기레펠과 암벽등반훈련을 하게 되어 있었으나 헬기레펠과 암벽등반만 하고 언론공개 훈련은 종료하였다.
▲이날 훈련은 간단한 유격훈련으로 마무리 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시우 전문기자]
기자가 “오늘 산악훈련중 한미연합훈련은 어떤 것이냐”고 캠프무적 관계자에게 묻자 “한미해병대연합 산악훈련은 없다. 여기에 온 미군 소대만의 유격훈련일 뿐이다. 우리들도 어제 연락을 받았고 오늘의 훈련은 단순히 유격훈련장을 대여만 해주는 것 일뿐이다”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오늘 행사가 한미연합훈련이라고 해서 온 것이다”라고 되묻자 다시 캠프무적 관계자는 “유격장을 빌려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연합일 수 있지 않느냐”며 궁색하게 답변했다.
아침에 기자들의 집결장소를 오락가락하게 했던 점이나, 46명의 미군 소대급 훈련을 한미연합훈련으로 둔갑시킨 점이나 기자들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행사였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볼멘소리도 나왔다.
그러고 보니 2009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에 언론에 공개된 것은 소규모 부대 훈련일 뿐이었다. 전구급 군사연습이라 할 수 있는 상륙전연습도 없었고, 연습 전체의 규모나 작통권환수와 관련되어 어떤 부분이 이번 연습에서 적용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디에서, 누구에게서도 나오지 않았다.
장교들의 공통된 답변은 자신은 “정치가나 전략가가 아니고 상부에서 부여받은 임무만을 수행한다”는 것이었다. 동해 이지스함의 한국출신 함장이 북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말이 몇몇 언론사들에 의해 독수리연습 기간 중에 북한 미사일을 요격이라도 할 것처럼 과장 보도되던 초기 분위기와, 가면 갈수록 축소되어가는 취재현장의 분위기 사이엔 큰 간극이 생기고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의 인공위성 발사 강행 등의 정세를 의식하며 원래의 군사연습이 오히려 축소된 것이 아닌가하고 판단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들 연습이 최소한 1년 전에 결정되어 추진된다는 점에서 정세에 따라 규모를 쉽게 조종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분명히 감안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파나마 노리에가 축출 작전시 미군이 정기군사연습을 위장하여 대통령궁까지 진격해 들어간 경우나, 반대로 팀스피리트 연습 같이 북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전격 중단시키는 등의 경우를 보면 연습은 곧 실전이 되기도 하고, 연습은 물론 계획 자체도 폐기될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군사연습계획의 조정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점 또한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종합적인 판단을 하기엔 이르나 2009키리졸브/독수리연습의 마지막 공개 훈련인 한미해병대연합 산악전훈련을 보며 공감되는 단어는 기자들 중 누군가 스치는 말로 흘린 ‘용두사미’였다.
한미 해병대 산악 훈련 중단 촉구 및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규탄
기자회견문
20일(오늘) 이곳 캠프 무적에서 한미 해병대 산악훈련이 실시되며 이로써 키 리졸브 연습이 마무리된다. 우리는 전국 각지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줄기찬 중단 요구와 북측의 강력한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키 리졸브 연습을 강행한 한미연합사를 규탄하면서 지금이라도 한미 해병대 산악훈련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한미 해병대 산악훈련은 키 리졸브 연습의 대북 적대성과 도발성, 호전성을 뚜렷이 입증해 주는 훈련으로서 한반도를 첨예한 군사적 긴장으로 몰아넣고 남북 대화를 더욱 더 파탄으로 이끌며 6자회담의 진전과 북미 대화를 바라는 정세의 요구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한미 해병대 산악훈련은 지형이 험준한 북한 지역에서의 작전 능력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대북 공격적이다. 또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가 모색되고 있는 중에 대북 공격과 점령을 상정한 훈련이 실시된다는 점에서 도발적이다.
오늘 산악훈련에 참가하는 미 해병부대의 면모를 보더라도 오늘 훈련의 도발적, 침략적 성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미 해병부대는 오끼나와에 주둔하여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원되어 온 미 제3해병원정대 소속으로 미 해외침략의 선봉부대로 악명이 높다.
한미연합 해병대는 이번 산악훈련 실시에 앞서 여러 훈련을 실시하였는데 그 내용을 통해서도 오늘 산악훈련의 대북 적대성과 도발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키 리졸브 연습 기간 한미 연합 해병대는 대북 전쟁 시 미 증원군으로 오게 되는 미 제3해병원정대의 신속한 한반도 전개, 대기, 이동, 통합을 위한 연습 그리고 북한 점령을 염두에 둔 (평양)시가전 및 제병협동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민군작전에 관한 훈련도 실시하였다.
키 리졸브 훈련과 별개로 한미 해병대가 수시로 평소 실시하는 연합훈련을 보더라도 이번 산악훈련의 대북 적대적, 도발적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한미 연합 해병대는 북한 해안 상륙작전을 전후하여 북한지역에서 전개될 지상작전을 위한 공중 강습훈련, 유격 및 각개전투, 각종 지상전술훈련, 수색정찰 저격훈련 등 대북 공격과 점령을 목적으로 하는 지상작전 훈련을 수시로 실시하여 왔다.
이에 우리는 키 리졸브 연습의 대북 적대적, 도발적, 공격적 성격이 집중적으로 드러나는 한미연합 해병대의 산악훈련을 즉각 중지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대북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여 특히 대북 공격성이 강한 한미 연합 해병대까지 동원하여 북한 공격과 점령을 목적으로 한 한미 연합 연습을 실시하면서도 방어연습이라며 우리 국민을 기만하는 한미연합사령관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북 공격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끝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대결 해소와 평화 회복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온 우리 반전평화단체들은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비롯한 모든 한미 연합 전쟁연습의 중단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결연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2009년 3월 20일
대구 평통사, 안동 평통사, 대구 경북 진보연대, 민주노총 포항시협
평통사, 진보연대, 민주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