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자료-‘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제안문2005/03/12 1085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를 위한
모임을 제안합니다.
한강 하구를 아십니까?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 서해에 이르는 강을 한국전쟁 전까진 조강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곳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생태의 보고이자, 한반도의 모든 뱃길이 모이는 한반도 역사의 자궁이었으며, 세계와 격렬하게 만나던 문명의 정점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조강과 한강은 자연의 강이자 역사와 문명의 강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전 후 강화에서 서울에 이르는 강의 양측에는 철책선이 세워졌고 조강과 한강은 정치적 호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이래 국제적 항구도시였던 서울은 분단의 철책에 포위된 채 강변도시로 전락되고 만 것입니다. 한강이 서해로 나가는 길을 지도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기억 속에서 김포대교 하류의 한강은 잊혀진지 오래였던 것입니다.
한강이 막히자 우리의 상상력도 막혀 버렸습니다. 동북아를 한눈에 훤히 바라봐야 한다고 요청하는 시대에 우리의 시야는 아직 한강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비무장지대가 한반도의 남쪽을 섬으로 만들었다면 한강하구는 서울을 다시 섬 속의 섬으로 만든 셈입니다. 분단은 한강을 드나들던 뱃길을 막는 대신 눈물길을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 한강은 비무장지대라는 이름의 중무장지대가 되어 있었습니다.
과연 한강하구는 비무장지대일까요?
국내외에서 연간 수백만이 관광객이 찾는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설명판에는 남과 북 사이로 흐르는 임진강과 한강의 중간선에 ‘군사분계선’이란 글씨가 박혀있습니다. 그러나 정전협정 어디에도 한강하구에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가 있다는 말은 없습니다. 정전협정 1조 5항에는 ‘한강하구수역은 쌍방 민간선박의 항해에 이를 개방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란 말을 들으면 중무장지대를 떠올리고 마는 우리의 관성이 한강하구마저 중무장지대로 만들어놓았습니다.
군사분계선 남쪽 2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의 관리권은 유엔군사령관이 가지고 있지만 한강하구에는 유엔사령관의 관리권이 없으며 대신 민간선박의 항행규칙을 정할 수 있는 권한만이 있을 뿐입니다.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과 물자가 유엔사령관의 허락을 받도록 되어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한강하구는 민간인에게 개방된 분단의 해방구와도 같은 곳입니다.
분단 후 최초의 한강하구 항행
1990년 11월24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분단 후 최초로 이 강에 배가 지나간 것입니다. 통일을 대비하며 건설하던 자유로 공사를 위한 작업선이었습니다. 당시 유엔사특별고문이었던 이문항씨가 당시 유엔군사령관을 설득해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이곳은 군사분계선도 없고 비무장지대도 아니었습니다.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
북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이는 산정에서 여백처럼 비어 있는 한강하구를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전쟁 전 소금을 실은 강화 시선배가 선단을 이루어 능청능청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모습을 말입니다. 다시 그 뱃길을 열어보고자 합니다.
유엔사에 수고를 끼치지 않고 남과 북이 대치의 역사에서 화해의 역사를 열어갈 귀중한 기회가 한강하구에 있습니다. 경의선과 동해선이 정전협정에 큰 변화를 가져온 일대 사변이라면 한강하구는 정전협정의 합의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쉽고도 안전한 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강하구의 뱃길을 여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던 금기를 툭툭 털어내는 일입니다. 뱃길이 열리고 그 위로 다리가 놓여져 개성과 인천공항이 1시간 거리가 되는 상상. 즐겁지 않으신가요?
유엔사 문제
현재 한강하구의 뱃길을 여는데 있어서 최종결정권을 가진 것은 안타깝게도 한국정부가 아닌 유엔사입니다. 한반도 평화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유엔사가 평화를 증진시키는 이 일에 부정적일 것으로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엔사령관을 만나야겠습니다. 평화의 물결을 이룬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만나야겠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설득해야 겠습니다.
우선 우리 스스로에게 덧씌워져 있던 무지와 관성을 성찰하는 일이 중요하겠습니다. 나 스스로와 새롭게 만나게 되는 감동이 주변의 사람에게도 교감되어 평화의 냇물로 흐르고, 그것이 커져 평화의 강을 이루고, 마침내 평화의 바다에 이르는 물결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성공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를 띄우기 위한 준비모임을 제안합니다.
그 어떤 형식보다도 마음으로부터 이일이 일구어지고 흥성하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현재 참가가 예상되는 분들입니다. 이외에도 관심있는 분들을 함께 오시거나 소개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정택님-강화 환경농민회 회장
김영애님-한강하구에 배를 띄우는 꿈을 열성적으로 말해주신 강화주민
궁인창님-전등사 기획실장
윤명철님-동국대 역사학교수.
임옥상님-미술가
이장희님-한국외국어대 국제법학 교수
박성준님-성공회대 평화학교수. 비폭력평화물결 대표
이미화님-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비폭력평화물결
김태현님-KNCC
민정희님-참여불교재가연대
고정호님-통일맞이문익환목사기념사업
김재규님-민화협
이시우님-사진작가. 비폭력평화물결
최양현진-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전재명님-오마이뉴스
김종욱님-CBS노조위원장
박경석님-고양환경운동연합
YMCA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때 2005년 3월 18일 3시30분~5시30분
곳 비폭력평화물결 사무실(전화: 312-1678)
위치 서대문역1번 출구로 나와 조흥은행 사잇길로 50m에 있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건물 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