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명상18일째-유엔사해체와 미군전략의 약한고리4 2004/07/12 1376

유엔사해체와 미군전략의 약한고리4-대테러전략

이시우

고통의 힘

몇 번 몸에 무리가 온 적이 있었다. 그럴때면 몸을 쉬기보다 더 격하게 움직여 그 리듬에 통증이 묻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혼자라는 긴장감은 무서운 것이다. 산길에서 혼자 해결해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것이 가능했다.
대학생불교운동단체에서 농활을 갔을 때 일이다. 스님도 농활에 동행을 했다. 그땐 운동보다 불교에 더 관심이 많았다. 스님께 들일을 마치고 돌아가며 물었다. 불교에서 초능력을 개발하는 명상법에 대해 묻자 스님은 초능력이란 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농부가 들일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간다. 집에 가서는 밥이고 뭐고 그냥 쓰러져 잠들 힘밖엔 남질 않았다. 그런데 집에 가까이 이르자 집이 불타고 있는 것이다. 농부는 정신없이 달려가 불을 끈다. 방금 전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불을 끈 힘은 도대체 어디서 생긴 것일까? 사람의 능력속에 숨어 있는 힘. 관념이 아닌 실제상황에서 발현되는 절박함이 초능력이다라고 스님은 말씀을 맺었다. 그 능력은 고통을 감수하려면 할수록 단련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苦執滅道고집멸도의 핵심은 역시 고에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고통에 대한 자각과 그 고통을 자기 것으로 하려는 부단한 노력에 의해 악연의 고리가 끊어지고 진리에 가까와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내게 부단히 이야기 한다. 빛에 있지 말며 어둠속에 있으라. 높은 곳에 있지 말며 낮은 곳에 있으라. 번화한 곳에 있지 말며 소외된 곳에 있으라. 행복 속에 있지 말며 고통 속에 있으라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하지 못하는 문명은 반드시 도덕적 위기에 처하게 된다. 또한 사멸해간다. 미국은 9.11로 큰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그 고통을 함께하는 길을 찾기보다 전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이 대테러전략이다.

대혁명전략과 대테러전략

미군 전략에 있어서 핵전략과 같이 또 하나의 미지영역이 혁명 대응전략이다. 대 분란전략으로 불리는 대 혁명전략은 군인이 아닌 사회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핵과학자가 아닌 사회학자들의 또다른 현란한 개념들에 의해 이 무기력증은 더욱 심화되었다. 하버드 대학의 바우어벨(J.Bower Bell)은 설명하였다.
‘심지어 베트남전 이전에는…. 게릴라 혁명은 다양한 경력자들의 재능, 재량, 능력 그리고 경험을 요구하는 우아하고도 복잡한 방법의 멋진 혁명방식으로 치부되었다. 그 당시 미국의 지적인 이론가들에게 있어서 베트남 사회를 변형하기 위한 복잡하고 고도로 계산된 개정작업이라는 적절한 대응책의 본질은 게릴라들을 인간의 복지를 위한 진보된 사회과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편견과 야심에 들어찬 것이었다.’
시의적절하게도 케네디행정부는 이 ‘새로운 종류의 전쟁’에 매달렸다. 테일러 장군은 퇴역하였으나 대통령의 군사담당특별보좌관으로 재등용되어 대분란전 노력을 감시, 평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젠 거의 정치화되어 있던 테일러외의 직업 군인은 그 활동에서 제외되었다. 그 이유는 이전의 핵전략처럼 대분란전략에는 전쟁 자체에 대한 지식은 필요없다는 것이었다.“앞으로 고위직 장교로 승진하려면 대 게릴라전이나 다른 협소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내세우는 것이 결정적일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이 광범위한 암시를 준 결과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베트콩은 사회과학자들의 공상적인 국가건설이론에 의해서가 아니라, 육군과 해병대의 장비들과 해,공군의 화력지원을 받은 육군과 해병대의 저격수들에 의해 괴멸되었다. 1968년 말에는 베트콩은 효과적인 전투세력으로서 지탱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의 7년간의 전쟁은 근본적으로 북베트남군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들 역시 사회과학의 대본을 따르지 않았다. 스튜어트 헤링톤(Stuart A. Herrington)은 그의 고향에서 베트남전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처럼 북베트남도 남베트남 농부들의 정신적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는 달리 그들의 카드를 써서 그 실패를 만회하였다. 그들은 남베트남을 22개 사단 병력으로 집어삼켜버린 것이다.”
(미국의 걸프전 전략 On Stratege 2 A CRITICAL ANALYSIS OF THE GULF WAR p81~83 해리섬머스 자작아카데미)

혁명전쟁에 있어서 재래식전쟁과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양 적대자가 모두 실질적으로 동일한 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군의 힘의 근원이자 생존과 확장의 열쇠는 일반 국민속에 깊숙이 침투하여 있는 위장된 정치적 하부구조이다. 포위된 정부군도 궁극적으로는 일반국민의 지지와 충성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간의 전쟁에서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정부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정부는 국민의 호감을 사는 대담한 반란군에게 맞서지 못한다. 결국 내부분란에 있어 양측의 중심은 모두 일반 국민내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뒤섞여 있어서 실제로 거의 구별할 수 없다. 재래식전쟁에서 군사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중심의 개념을 받아들여 왔다. 재래식 전쟁의 기본적인 군사적인 목표는 적의 중심을 파괴하고 아의 중심은 보호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에 있어서는, 중심이 서로 뒤섞여 있기 때문에 기본 군사교리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총이나 칼등의 전통적인 군사수단을 사용할 경우, 반군의 중심을 파괴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활적 중심도 파괴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혁명의 두 번째 차이점은 혁명군은 실패하지 않으면 승리한다는 사실이다. 게릴라전술을 구사하는 혁명군이 소규모 전술적 차원의 교전에서 자주 패배하더라도, 그들은 분산되어 있고 소부대 단위로 행동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패배는 당하지 않는다. 반대로 정규군은 이기지 못하면 진다. 화력에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으면서 혁명군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부군과 정부전체를 불신하게 한다. 혁명에 의해 수행되는 전쟁의 종류는 재래식 전쟁과 정반대이다. 재래식 군사력은 특히 지난 2세기 동안, 신속하고도 결정적인 승리를 얻어내기 위해 시.공간적으로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방도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다. 반면에 혁명군의 군사력은 결정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기 위해 공간적으로 분산되고, 시간적으로는 지연하는 정반대의 접근방식을 취해 왔다. 재래식 군사력은 적이 대응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작전함으로써 승리를 얻고자 하는 반면, 혁명군은 적이 대응하는 것보다 오래 작전함으로써 승리를 얻고자 한다. 재래식 군사력은 적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으려 하지만, 게릴라군은 적의 인내를 시험한다. 다시말해 시간이 곧 무기인 셈이다. 80년대까지도 미국은 대혁명전쟁에 대해 초보적인 대응방법만을 가지고 있었다.

내부분란에 대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불행하게도 이 부분에 대한 미군의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매우 신뢰할 만한 대 내부분란 전략개념을 어느 정도는 도출해 낼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첫 번째 개념은, 성공적인 대 내부분란 전략은 다음의 세가지 접근방식을 반드시 결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소요의 원인은 모두 제거되어야 하며, 위장된 하부구조는 반드시 밝혀내어 파괴해야 하고, 반군의 군사력은 패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개념은 주민통제와 정보획득이 성공적인 대 내부분란전략 수행의 핵심요소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게릴라는 발견하기가 무척 어렵고 전장으로 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장된 반군의 하부구조를 찾아내어 파괴하는데는 확인, 대조, 추적, 체포하는 범죄수사식의 정보획득 작전 수행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움직임이 빈틈없이 통제되지 않으면 정보임무수행은 더욱 어려워진다. 하부구조를 대상으로 정보작전 수행시의 핵심요소는 누가 누구이고, 누가 어디에 있어야하는지를 알고, 그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세번째 개념은 반군에 대응하는데 있어 유일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반군에게도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대 내부분란 활동은 기습적이고 결정적이어야하며, 점진적이거나 단계적이어서는 반군에게 시간만을 제공할 뿐이다.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지나?Making Strategy.p135~137데니스드류,도널드스노우.연경문화사)

1962년 판 미육군교범에 의하면 전쟁양상(Spectrum of war)라는 개념이 도입되는데 전쟁의 양상은 냉전으로부터 제한전, 전면전에 이르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교범에 의하면 냉전과 제한전을 구분하는 기준은 아주 명확한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것도 아니지만 두가지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한다. ‘냉전’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평시의 고조된 긴장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며 ‘제한전’은 실제 적대행위를 하는 전시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시와 평시를 구분하는 개념이다. 현재 테러와의 전쟁은 아프간전쟁이 마무리 된 것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교리상으로 전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테러전쟁은 냉전이 아닌 수많은 제한전을 수행해야하는 과제에 당면해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의 테러전쟁은 신냉전이 아니며 세계적 차원의 제한전이다. 테러를 전쟁으로 보는가 전쟁이외의 상태로 보는가는 중요하다. 뉴욕사건 이전까지는 테러는 전통적인 전쟁이 아닌 ‘비대칭적방법’이었다.

“재앙적테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생명과 재산에 대하여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전쟁을 제외하고는 전례 없는 피해를 가하는 것이다.“(예방적방위전략Preventive Defense p221윌리엄페리.애시튼카터.프레스21)

테러를 전쟁으로 규정하는가 안하는가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미 군부는 월남전 당시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것을 전략적 오류로 인정하며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당시 행정부는 냉전과 제한전의 엄연한 차이를 무시하였기 때문에 월남전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국민과의 불신을 초래하게 되었다.“(미국의 월남전전략.p92.해리섬머스.병학사)

즉 테러를 전쟁이 아닌 일상의 위협상태로 보게되면 선전포고를 할 수 없다. 1998년 케네디연구소의 21세기통치전망프로젝트에 의해 1997년 설립된 재앙적테러에 대한 대학 연구그룹의보고서에는 재앙적 대테러의 위협을 전쟁을 제외하고는 전례없는 피해를 가한다고 하여 전쟁과 구분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테러를 전쟁으로 규정했고 테러리스트라는 비대칭적 대상에 공개적으로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면서도 아프간에 대한 테러보복전쟁에 대해서는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 전쟁양상에 대한 교리의 혼란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가늠하기 위해 케네디 대통령의 대게릴라전 정책을 보자. 케네디는 당시 육참총창인 데커가 게릴라에 대해 ‘용감한 군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게릴라들을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맞서자 케네디는 ‘게릴라와의 전투는 재래식 전쟁과는 판이하게 다른 특수한 기술’이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리고 대 게릴라전이라는 새로운 교리와 전술의 필요성을 역설한 서한을 육군에게 하달한다. 군부가 보기에는 대 게릴라전이 전혀 새로운 임무인 대민활동, 학교 및 공공의료기관의 건설, 경찰에 대한 지원등’ 민사활동’과 같은 임무로 보였다.

이를 반영하여 68년판 작전 요무령에는 ‘미군의 근본목적은 정부의 각 기관이 합법적인 법률에 의해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거나 회복 또는 창조하는데 있다’고 기술되었다. 월남전 이전의 교리 즉 ‘적성국가를 지원하고 있는 군대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군사력을 사용하여 격멸하는 것이다’라는 정의와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월남전 전략 p103 해리섬머스.병학사)

게릴라전 전술교리는 독자적으로 인기를 더해 갔고 세련되고 복합적인 방법에 의해 대처해야 하는 각계각층의 관심이 집중된 과제가 되었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모든 관계전문가들의 재능과 활동영역, 능력 및 경험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문제였기에 1967년에 이르러 각종 대 게릴라전문위원회와 특별대책 연구팀에서는 이견이 백출하여 마치 인민전쟁의 존속이 관료간의 이해에 관계되는 것처럼 보였다. 테러전쟁이전인 테러대응에서도 이러한 혼선은 빚어진다. 애틀란타 올림픽 테러 당시 재앙적 테러의 가능성을 우려하여 이 지역 치안요원들로는 손쓰기 어려운 매우 심각한 사안일 수 있다는 판단에 대해 국방부가 취한 조치를 보면, 연방군의 배치를 승인하고 외국정부와의 관련 가능성을 찾기 위해 국방부 부장관이던 CIA의 도이치를 합류시킨다. 연방 보안관, FBI요원, 조지아주 경찰, 그리고 지방 경찰들이 합동작전을 폈다. 그러나 FBI도 그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를 다룰 때는 사건의 일차적 책임이 지방경찰에게 있으므로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경찰은 법집행에 대해 훈련받지 못했을 뿐아니라 특히 민병대 법에 의해 법집행이 금지된 군부대와 일하는 것을 꺼려한다.
베트남전에서 게릴라전=인민전쟁이란 도식은 전쟁이 끝날 무렵까지 폭동이 일어나지 않음으로서 잘못된 것이란 결론에 이른다. 게릴라들은 미군과 월남군의 주의를 다른데로 돌리고 월맹정규군은 재래전으로 결정적인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군부의 결론은 월남의 국내문제는 월남인 자신들에게 맡기고 미군은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만 전념하게 했다면 대 게릴라전 교리는 미군사작전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점이다.
비대칭전쟁으로서의 테러전은 게릴라전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교리의 혼란은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때문에 테러전쟁 교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의 테러전이 상대국가의 정규군과 함께 동맹국가의 게릴라와도 싸워야 할 상황에 닥치면 이는 테러전의 약한고리가 될 것이다.
특히 게릴라의 형태가 이전과 같지 않고 더욱 ‘비대칭적’일 때 더욱 그러하다.

공포
비대칭위협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비대칭위협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선전포고를 한 결과는 공포의 증가이다. 공포는 승리할 수 있는 전쟁에 대해서도 사기를 저하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도한다. 한국전에서 중공군의 참전을 경험하며 생긴 공포는 미군으로 하여금 월남전에서도 당연히 중공군이 참전할 것이란 예측을 하게하고 그것은 스스로 전쟁수단을 제한함으로서 전쟁의 패배를 가져왔다. 이러한 공포는 사고의 마비를 불러오고 실제적인 위험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 그 원인을 kautsky 교수는 자기실현적예언(self-fulfilling prophyecy)이란 말로 분석한다. ‘어떤 상황에 대한 그릇된 판단이 새로운 행동을 유발시키고 이러한 행위로 말미암아 최초의 그릇된 판단 이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면 월맹을 중공의 앞잡이라고 믿어버린 것이 현실에서 중공이 참전할것이란 공포로 나타났고 그것은 결국 중공의 개입을 기피한 제한적 전쟁을 하게 했고 그 결과 실패하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테러전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는 가운데 일어난 이태리에서의 테러경보는 이와 같은 경우이다. 2002.3.27일 로마의 미국대사관이 세부사항은 생략한 채 극단주의 테러그룹이 부활절을 겨냥, 베네치아와 피렌체, 밀라노, 베로나의 미국인을 상대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발표한다. 특히 미국인이 많이 모이는 클럽이나 식당, 종교시설, 실외 오락 이벤트 등을 대상으로 지목했다. 전 주미 이탈리아 대사 세르지오 로마노는 “테러리즘이 불안정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이번 경고는 알 카에다에게 총 한방 쏘지 않은 승리라는 선물을 안길 것(일간지 ‘카리에레 델라 세라’)”이라고 비판했다. 만우절의 탄저균발견 거짓 제보가 테러대응기관을 마비시킨 경우도 이와 같다.
옛 소련군 대령으로 생물무기 개발자였던 케냐잔 알리벡코프는 ‘만약 테러 공격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 반복된다면 미국 사회 내부의 저항과 공포감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국제문제 개입 중단을 요구하는 정치인의 수는 점점 더 많아질 수 있다’ 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것은 서서히 현실이 되고 있다. 9.11사건 전부터 예견됐던 재앙적 테러에 대한 우려는 현재 거의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만약 재앙적 테러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 한다면, 공격을 미연에 막지 못한 권위의 파멸과 심각한 규모의 대량 학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무능력이 헌정질서에 대한 신뢰감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1970년대와 1980년대 독일에서의 테러리스트들의 목표였다. 즉, 기존의 공적질서를 치욕스럽게 만들고, 정부로 하여금 대중적인 지지를 손상시킬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내에서 재앙적 테러가 발생할 경우, 대중적인 격렬한 항의와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분출할 것임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향유하였던 권리와 자유를 다소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라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것이다…그리고 재앙적테러로 말미암아 범죄와 관련된 집단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됨으로써 보다 큰 국제적 분쟁이 야기될 수도 있다….이러한 위협은 정말 초국가적인 것이며, 재앙적 테러를 국가와 국제적 안보 위협에 있어서 전혀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또다른 요소인 것이다….
재앙적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 마지막 이유는 현재 미국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세계적 지도력과 미 군사력의 전통적인 우월성이다. 이러한 점들이 미국에 대하여 불만을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재앙적 테러와 같은 비전통적인 ‘비대칭적’ 방법이야말로 미국의 힘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미국인들을 매력적인 목표로 삼게 만드는 것이다….
재앙적 테러와 싸우기 위한 노력은 사회에 대한 파괴적인 위협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국가안보 패러다임과 치안 패러다임간의 모순에 빠질 위험이 있다….자유와 사생활 보호, 생명과 재산의 보호 사이에서 미국은 전통적으로 균형을 유지하여 왔지만, 재앙적 테러에 의한 공포와 분노의 분위기로 인해 이러한 균형은 깨어지고 자유와 사생활보호라는 가치가 급작스럽게 포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재앙적 테러에 의한 물리적 파괴 그 자체보다도 훨씬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앙적 테러는 국가안보패러다임과 치안 패러다임 사이의 큰 골을 이어주는 제 3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방적방위전략Preventive Defense p221~225윌리엄페리.애시튼카터.프레스21)

비대칭전쟁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비대칭적 위협이었던 테러에 대한 전쟁이 대칭적 개념의 전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95년부터 미국정부의 공식문서에 등장하기 시작한 비대칭개념은 처음엔 항공과 지상, 항공과 해상등 상이한 전력간의 교전이란 의미로 단순하게 사용되었다.
97년 국방태세보고서에서 재래식군사영역에서의 미국의 지배는 적들로 하여금 미국의 이익,그리고 미본토를 공격하기 위한 비대칭적수단 사용을 고무시킬 것이라고 하여 주목하기 시작했다. 99년 Joint Strategy Review는 공식적으로 비대칭을 광범위하게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예상했던 작전방법과는 완전히 틀린 방법으로 미국의 취약점을 이용하여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시도’ 들이다.
Joint Vision 2020에서는 비대칭적접근방법을 가까운 장래에 미국이 직면할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였으며 2001국방태세점검보고서 서문에는 미국은 과거의 위협기반(threat-based)모델보다는 능력기반(capabilities-based)모델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습, 기만, 그리고 비대칭전쟁에 의존할 적들을 억제하고 물리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춰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비대칭적적인 테러집단에 대한 테러전쟁의 개념은 악의 축 발언과 함께 대칭적 적인 국가에 대한 전쟁개념으로 환원됐다. 또한 비지정학적 전략에서 전통적인 지정전략으로 환원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처럼 전통적, 대칭적 개념은 강화되면서 본래의 비대칭적 전쟁과 위협에 대한 대처는 갈수록 혼동되고 있다.
예를들면 탄저균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실패, 신뢰할 수 없고 잦은 테러경계발령에 의한 불신, 민간인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합법화시킴으로서 발생하는 시민자유권에 의한 저항, 수많은 지역에서의 테러전쟁으로 인한 국민들의 책임의식 결여등 뉴욕사건 이전까지 추진되어 온 제한된 권한에 대폭 힘을 실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에 대한 공포감만 증가 시켰다.
군사학 박사로 러시아 현역 육군소장인 블라디미르 슬리프첸코는 비대칭적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비대칭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미국처럼 재래식 또는 최첨단 무기를 이용해 전지구적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한겨레신문2001.12.1)
테러전은 간단한 위협만으로도 미국의 시민사회를 파괴하는 전략이다. 혁명전쟁, 게릴라전 테러전등은 여전히 미군에게 취약한 전략분야이다. 미군전략의 약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유엔사와 대테러전략
미국은 대 테러전과 얽혀 전세계 미군전환작업에 들어갔다. 냉전시대의 소련을 상정한 대규모 병력과 중무장 부대 대신 소규모 분쟁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경무장의 신속기동군으로 배치하고 있다. 당장 주한미군 2사단을 이라크전쟁 참가를 위해 차출하고 단계적으로 신속기동여단으로 2사단을 개편하기 위해 감축할 예정이다. 전쟁사를 통해 얻어진 경험에 의해 종합적인 전투를 치르기 위한 최소 단위가 사단이다. 그런데 2사단은 이미 3개 여단중 2개 여단만이 남아 있는 상태이고 이라크전쟁에 1개 여단이 차출되면 실제 2사단은 사단규모가 아닌 1개 여단 규모로 축소된다. 이는 군사적으로 0와 마찬가지이다. 남아 있는 미군이 하는 역할은 군사적의미 보다는 정치적 상징성만이 남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사단의 나머지 병력을 신속기동여단으로 개편한다는 것은 북과의 전쟁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북은 테러단체가 아니라 중무장한 병력을 가진 군사국가이다. 파월이 걸프전에서 민간지도자들이 이라크군과의 전쟁을 간단히 끝내려는 주관적 욕망에 쐐기를 박고 대규모의 압도적 병력을 투입하도록 방향을 잡아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무리 기능이 향상된 경무장부대라도 중무장 부대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2사단의 신속기동군으로의 개편은 한반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대테러전략에서 북을 악의 축으로 설정했지만 실제 진행되는 과정은 북과의 정면충돌이 아닌 회피이다. 이는 케네디의 대게릴라전교리가 북베트남정규군에게 적용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 원리라 하겠다. 유엔사는 현재 형식상으로는 북과의 합법적 교전단체이다. 북과 전쟁을 하려면 아직까지도 중무장 주둔병력이 필요하다. 신속기동군은 미래를 위한 실험일 뿐 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이점에서 미군의 재래전 중심파들과 국방부와 백악관의 민간인 지도자들의 견해가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 이라크전을 승리로 생각한 순간부터 수렁에 빠진 자신들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사체제가 강화되기 위해서라면 중무장부대와 대규모 후방지원 부대등을 필요로 할 것이다. 유엔사의 상대는 소규모 테러단체가 아닌 중무장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엔사의 실질적인 무력인 미군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엔사해체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대테러전 교리는 미국의 애초 의도와는 달리 북을 대결의 중심축에서 회피의 축으로, 대결의 주변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엔사 해체. 때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