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혁명가들을 가둬놓았던 피터요새 위로 어둠을 가둬놓은 듯 백야는 노을을 멈춰 세우고… 새 한마리 홀연히 날아간다.——-
유라시아열차가 다다르는 서쪽끝의 대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제정 러시아를 부흥시킨 개혁군주 피터대제에 의해 건설된 도시입니다. 겨울궁전을 마주 한 네바강 건너편 피터요새에는 민주주의운동가들을 고문하던 악명 높은 감옥이 있었습니다. 유라시아의 북서쪽, 밤이 사라지는 백야의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제 피터요새는 세계의 잠들지 않는 영혼들이 모이는 현장이 되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