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의 손끝이 가리키는 유라시아를 향해 새벽기차에 몸을 싣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합니다. 내 마음의 연장선이 다른 이의 그것과 한 점에서 만날 때 그것은 희망이 됩니다. 수많은 이들의 마음이 하나의 꼭짓점을 향할 때 그것은 전망이 됩니다.
1920년 레닌이 발표한 ‘민족식민지테제’는 각국의 독립운동가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 유라시아의제였습니다. 이 테제가 레닌의 입을 통해 발표되었을 때 그 핵심내용이 임시정부 총리였던 이동휘와 그의 비서 박진순이 제출한 초안에 거의 일치하는 것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조국에서 쫓겨나 풍찬노숙하면서도 유라시아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탁월한 지도력을 우리는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