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전시회 2010

한강하구 전시회 2010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한강하구

정전협정의 1조 5항은 “한강하구는 민간선박의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고 명시했다. 유엔군사령부도 인민군사령부도 아닌 민간인에 그 출입이 개방된 한강하구는 통일과 평화, 생명의 해방구이다. 한강하구는 2000년 평화의 배띄우기 행사를 시작한 이래 내 인생과 통일과 유라시아평화를 하나로 이어주는 끈이었으며, 숲과 갯벌과 문명의 서사시를 탐색할 수 있게 해준 상상력의 원천이었다. 유라시아의 패권이 한반도로 요동쳐 올 때마다 이곳은 가장 먼저 수난과 항전으로 민족의 운명을 예고해 온 역사와 문명의 나침반이었다. 역사의 파도를 해일로 맞고, 문명의 갈등을 전쟁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변방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난을 전망으로, 역경을 순경으로, 야만을 지혜로 만들어 낼 모든 역사의 유전자가 한강하구엔 축적되어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민중이여! 만일 새로운 대륙의 미래를 상상하는 자 있다면 유라시아의 끝, 반도의 젖줄 한강하구를 보라. 지금 한강하구의 나침반은 다시 유라시아 지정학의 축을 향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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