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평화헌법을 만든 것은 당시 일본점령사령관인 맥아더였다. 그것은 일본군국주의를 해체하고 일본을 아시아의 스위스로 만들어 중립화시키는 신호로 읽혔다. 그리고 새로운 평화의 주체의 형성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평화헌법을 가장 먼저 위반한 것은 맥아더 자신이었다. 그는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이미 일본인 소해부대파견을 일본 요시다수상에게 요청했다. 형식은 요청이었지만 내용은 명령이었다. 요시다는 이를 거부할 수 없었고 일본소해부대 참전은 비밀리에 실행되었다. 평화헌법도 미국의 헤게모니하에서 이루어졌고 평화헌법의 위반도 미국의 헤게모니하에서 이루어졌다. 겉으로는 반공의 형식을 내세워도 안으로는 미국의 헤게모니가 최우선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승리는 헤게모니라는 형식을 반공이라는 형식으로 전치시킨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