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서울 서대문형무소

주체-서울 서대문형무소

벤담과 푸코에게 감옥은 감시체계를 통해 근대적지배가 관철되는 공간의 상징이다. 베르그송은 말한다.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관성이다.” 구속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어서 아무리 강한 구속이라도 나의 자유의지를 완전히 구속시킬 순 없다. 그래서 자유의지는 반발하고 저항하며 심지어 해방을 성취하기도 한다. 관성 역시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러나 관성은 자기의 자유의지라고 착각하거나 심지어 합리화시킨다. 관성에 대해서는 반발하거나 저항하지도 않는다. 우린 구속에 맞서 총칼을 들고 싸울 수 있지만 관성은 총을 쏴도 쓰러지지 않고 칼로도 베어지지 않는다. 관성을 이길 수 있는 무기는 반성이다. 시대를 성찰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죄로, 관성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는 죄로 가혹한 옥고를 감당해야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혁명가들이야말로 가장 자유로운 주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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