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굉음방송 중단을 위한 강화군과 군민들의 실천과제-강화뉴스 박제훈기자 24.11.29
대남굉음방송 중단을 위한 강화군과 군민들의 실천과제
박제훈 기자 승인 2024.11.29 11:36 조회수 71 댓글 0
http://www.ganghw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40
북한의 대남 굉음방송으로 송해면 등 강화북단의 주민들이 지난 7월 말부터 4개월여 심각한 고통을 받는 가운데, 교동화해평화센터가 주관하고 강화뉴스가 후원한 < 대남 확성기 방송의 근본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지난 19일 강화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강의는 이시우씨가 진행했다. 이씨의 본업은 사진작가지만 평화운동가, 국제정치학자로도 불리고 있다.
그동안 비무장 지대, 지뢰, 한강하구, 미군, 제주 4.3을 주제로 한 사진 작업과 『민통선 평화기행』,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한강하구』, 『유엔군 사령부』와 같은 저서를 펴냈다. 비무장 지대 지뢰밭에 들어가 목숨을 걸고 찍은 ‘지뢰꽃’(1997년) 사진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현재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에 살고 있다.
11월 19일 개최된 < 대남 확성기 방송의 근본원인과 대책> 강연회 모습
북한이 대남굉음방송을 하는 이유는 남한의 대북방송 때문이고, 남한의 대북방송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때문이며,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남한의 대북전단 살포 때문이다. 따라서 대남굉음방송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남한 쪽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하지 않거나 못하게 하면 된다.
지난 18일 북한은 31번째 오물풍선을 날려보냈다. 오물풍선을 날려보내기 하루 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남한 민간단체가 보낸 대북전단(일명 삐라)이 북한지역에서 발견됐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대북전단 발견 → 비난 담화 발표 → 오물 풍선 살포’라는 반복된 패턴을 보여왔다.
남한 쪽에서 대북전단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이라면 다른 차원의 문제겠지만, 현재로서 북한의 대남 굉음방송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대북전단을 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씨는 이번 강의를 위해 3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준비했다. 이씨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씨의 강연 내용 중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보고 향후 강화군과 군민들이 대남굉음방송 중단을 위해 노력해야할 실천 과제를 정리해 봤다.
1. 바로잡아야 할 오해
대남굉음방송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대북전단살포 행위를 막아야 한다. 그런데 헌재 결정 때문에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다. 먼저 이 부분을 짚어보자.
① 대북전단살포 관련 헌재 결정의 올바른 의미
한겨레신문 올해 5월 29일 자 기사에 의하면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이 “전단 등 살포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나온다.
정부는 남한의 민간단체가 북쪽에 보내는 전단살포를 막지 않는 이유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이유로 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헌재가 2020년 12월 남북관계발전법의 ‘전단 등 살포’ 등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지만, 이는 전단 등 살포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이 과잉이라서 위헌이라는 의미지, 전단살포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뜻이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은 전단등 살포를 금지하는 데서 더 나아가 이를 범죄로 규정하면서 징역형 등을 두고 있으며, 그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과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헌재 판결문 중 일부)
헌재는 해당 판결에서 전단 등 살포행위를 법률로 형벌을 가하지 않고도 ‘집시법’, ‘항공안전법’ 등 기존의 법을 이용해 규제함으로써 얼마든지 전단 등 살포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헌재 판결을 대북단체의 전단살포 행위를 막지 않는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② 규율할 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통제할 의지가 없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헌재판결은 법률에 의한 처벌은 과잉하니 항공안전법, 집시법 등 다른 수단을 사용해 전단살포 행위를 통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설사 헌재 결정으로 일부위헌이 된 남북관계발전법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타법으로도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하다. 규율할 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통제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재난안전법에 근거해 현재 경기도와 강화군이 실시하고 있는 위험구역 설정이다.
재난안전법 이외에도 전단살포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법으로 항공안전법, 가스안전법, 공유수면법, 저작권법, 기부금법 등 많다.
1) 재난안전법
재난안전법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위험구역을 설정해 위험 행위를 금지 및 제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미 경기도와 강화군이 재난안전법에 의거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막고 있다.
2) 항공안전법
항공안전법에는 무인자유기구가 다른 국가의 영토를 비행하는 경우 해당 국가가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다.
북한이 무인자유기구인 대북전단풍선의 비행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기에 이 조항만으로도 북한영공비행자체가 불법을 구성한다.
이외에도 대북전단을 실어 보내는 풍선의 경우 항공안전법 상 비행신고 위반, 비행조건 위반 등에 해당하여 불법이다.
2016년 탈북단체 강화에서 대북전단 살포 모습(출처: BBS뉴스)
3) 가스안전법
전단살포자들은 풍선에 수소나 헬륨 등 고압가스를 사용한다. 고압가스안전법에 의하면 고압가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가스안전관리자격증을 갖춰야 하고 사전에 관활 관청에 신고해야 하는 등 적법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전단살포자들은 이런 법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가스안전법을 적용해서도 얼마든지 단속할 수 있다.
4) 공유수면법
강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살포자들은 페트병살포자이다. 이들이 살포한 페트병은 북으로 가지 않고 대부분이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석모도 남쪽 해안가에 장마철 쓰레기처럼 쌓이는 것을 무수히 목격할 수 있다.
공유수면법에는 공유수면관리청이 공유수면의 보전 및 재해 예방 등 공공의 피해를 제거하거나 줄이는 데 필요한 경우 사용허가를 취소, 정지할 수 있고, 사용허가를 받지 않고 행위를 한 자에 대해 원상회복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페트병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하고 물먹은 썩은 쌀과 전단지 등의 종이류를 유출한다. 공유수면관리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하면 얼마든지 페트병살포 행위를 규제할 수 있다.
쌀페트병(출처:
쌀페트병(출처:BBC뉴스코리아)
5) 저작권법
페트병살포자들이 살포하는 페트병 안에는 쌀 1kg과 각종 영상물을 담은 USB, 1달러 화폐가 들어가 있다. USB에는 한국의 유명 드라마를 포함해 북한정권에 대해 해외에서 평가하는 내용의 영상이 실려있다.
저작권법에는 저작권침해 복제물 등에 대해 관계 공무원이 수거,폐기 또는 삭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법에 의해서도 전단살포를 단속할 수 있다.
6) 기부금법
전단살포 행위자들은 살포에 소요되는 자금을 후원받고 있다. 스마트 풍선의 경우 개당 제작비가 미화 1천 달러 내외가 소요된다고 한다.
기부금법에는 연간 1천만원 이상을 모금할 경우 관계 기관에 등록해야 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접수해야 하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규제를 받도록 되어 있다.
과거 전단살포 행위를 하는 조건으로 받은 후원금을 생활비 등으로 횡령, 유용하는 경우도 발생한 바 있다.
기부금법은 전단살포자들의 자금줄을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통제수단이 될 수 있다.
2. 실천과제
대남굉음방송으로 입는 주민 피해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 변경에 의해 얼마든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애꿋게 지자체와 군민들이 고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와 강화군는 방음시설 설치 지원 등 피해 주민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사후 조치가 아닌 대남굉음방송을 중단시키는 사전조치다.
정부가 사전조치를 하지 않으니 지자체라도 나서야 한다. 지자체가 못하는 것은 군민들과 시민사회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① 인천시, 강화군의 실천과제: 강원도 위험구역 설정 요구
강화군은 지난 11월 초 재난안전법을 근거로 강화도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함으로써 전단살포 행위를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경기도도 강화군에 앞서 위험구역을 설정해서 전단살포 행위를 막고 있다.
문제는 강원도다. 북한과의 접경한 지역 중 하나인 강원도는 아직 전단살포행위를 막지 않고 있다.
전단살포자들이 강원도로 이동해 전단을 살포하면 북한으로서는 월경하는 풍선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으므로 일괄 남에서 풍선이 넘어오는 것으로 간주해서 이에 비례해 오물풍선을 보낼 것이다.
따라서 강화군에서 위험구역 설정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강원도의 동참이 필요하다. 인천시에 요청해 강원도가 위험구역 설정에 동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② 군민들과 시민사회의 실천과제: 대북방송 중단 요구, 책임자 고소/고발
북한의 대남확성기방송은 (남)대북전단살포–(북)대남오물풍선살포-(남)대북방송-(북)대남방송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대남방송을 중단시키는 근본적인 처방은 대북전단살포를 중단시키는 것이지만, 당장의 강화북단 주민들을 비롯한 파주 등 접경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피해를 막기 위해 대북방송을 중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대북전단살포가 민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면 대북방송은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살포에 맞대응해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정녕 피해주민들을 고려한다면 선제적으로 대북방송을 중단시켜야 하고 언제든지 중단시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대북방송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1항에는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국민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고, 다음 각 호 중 1번에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이라 되어 있다.
‘누구든지’에는 정부도 포함되는 것이며, 현재 정부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강화북단 주민을 비롯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에 명백히 현행법 위반이 된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확성기방송 중단은 정부의 의지나 정책 차원의 문제가 아닌 현행법 위반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현재 군당국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대북방송이 현행법 위반임을 알리고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경우 정치권에 이 사실을 알리고 책임자를 문책하거나 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하게 해야 한다. 정치권이 하지 않으면 민간에서라도 고소고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