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에 열화우라늄탄 300만발-업코리아 이시우 2005/12/23 426

주한미군 기지에 열화우라늄탄 300만발

[업코리아 2005-12-22 15:05]

2만 4,000여 발 분실, 정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 놓여

주한미군 기지에 열화우라늄탄이 300만발 가까이 보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FSC하와이의 간사인 카지히로가 태평양사령관 앞으로 발송한

태평양사령부하 열화우라늄탄의 전기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서 (통일뉴스 제공) 평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우 씨는 지난 19일 인터넷 신문<통일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기밀해제문서에 한국과 오끼나와의 미군기지에 방사능무기인 열화우라늄탄을 보관하고 있음이 공식 확인되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원기지에는 136만 181발이, 청주기지에는 93만 3,669발이 오산기지에는 47만 4,576발이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가 기고한 글에 의하면 지난 2001년 2월 20일 미국 친우봉사회(AFSC: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하와이지부 간사인 카일 카지히로(Kyle Kajihiro)가 정보자유법(FOIA: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미 태평양사령부 총사령관 블레어 제독에게 미군기지의 열화우라늄탄과 연관된 모든 기록을 공개할 것을 요청한데 대해 히캄공군기지에 있는 태평양공군사령부 너버트A 허기스 중령(NURBERT A. HUGHES, Lt Col)이 2003년 8월1일 답변한데에 따르면 미군은 하와이 등 미국영내에는 열화우라늄탄을 보관하고 있지 않지만, 오끼나와의 카데나공군기지와 한국의 오산공군기지, 수원공군기지, 청주공군기지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씨는 열화우라늄탄의 분실 사실을 지적하며 관리의 부실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씨는 “오산기지에 보관 중이던 열화우라늄탄은 문서상의 수량과 실제수량이 2만 353발이나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청주와 수원기지에서는 9,408발의 차이가 발견된다”며 “오산기지의 2만 4,696발은 분실된 것으로 나타나 열화우라늄탄의 보유와 함께 그 관리 실태가 심각한 지경에 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 김배곤 부대변인은 22일 발표한 ‘열화우라늄탄 배치,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란 제목의 논평에서 “열화우라늄탄은 이미 이라크에서 사용되어 방사능으로 인한 군민 구분 없는 치명적 살상효과와 환경재앙으로 인해 유엔에서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열화우라늄탄을 우리 땅에 배치하여 이라크에 이어 한반도를 대재앙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미군의 의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부당국은 주한미군이 보유한 열화우라늄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며 주한미군이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반입금지와 아울러 미국에 회수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역시 우리 당국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영규 주한미군 공보관은 22일<업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주한미군이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몇 발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없고 한국 정부에도 보유 사실이 통보돼 있다”고 시인했다.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에 대해 김 공보관은 “열화우라늄탄이 유해하고 안 하고는 주한미군이 생각할 문제가 아니고 열화우라늄탄은 전시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으므로 평시에는 훈련 중에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공보관은 열화우라늄탄 분실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또한 이재형 국방부 공보장교(중령)는 “우리 한국군은 열화우라늄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분실이나 위험성 등에 대해 알 수 없고 거기에 대한 모든 답변은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SOFA 협정에 따르면, 미군이 어떤 물질을 들여와도 한국 정부는 관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반입되는 무기를 미군과 함께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기가 반입됐다는 사실을 통보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열화우라늄탄 : 원전연료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열화우라늄(감손우라늄)을 사용해 전차나 탱크 등의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도록 고안된 폭탄이다. 천연 우라늄을 원전연료나 무기재료로 사용하려면 먼저 정제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생기는 찌꺼기가 열화우라늄이다. 핵무기는 아니지만 핵 분열성 물질인 우라늄 235를 포함하고 있어 공격 목표와 충돌하는 순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미세한 방사능 먼지를 내뿜는다.

지난 91년 걸프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돼 이라크 전차 1,200여 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으며, 이후 세계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그러나 걸프전쟁에 참가한 군인들 중 ‘걸프증후군’이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나자 그 원인으로 열화우라늄탄이 거론되면서 문제가 됐다. 또한 지난 95년의 보스니아 전쟁과 99년의 코소보 전쟁에서도 사용돼 ‘발칸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했다.

열화우라늄탄에 포함된 중금속 양은 납 등에 포함된 중금속 양보다 1.7배 이상 많으며, 고체와 충돌하는 순간 인체에 치명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열화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열화우라늄탄이 걸프증후군과 발칸증후군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어 그 관련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이광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