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열화우라늄탄 보유 확인-노컷뉴스 이시우 2005/12/20 549

주한미군, 열화우라늄탄 보유 확인

[노컷뉴스 2005-12-19 22:52]

미국의 기밀 해제 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오산, 수원, 청주 공군기지에 열화우라늄탄 약 3백만발을 보유하고 있음이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이 내용은 2001년 미국 친우봉사회(이하 AFSC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하와이지부 카일 카지히로(Kyle Kajihiro) 간사가 미 태평양사령부 총사령관 블레어 제독에게 요청한 정보공개청구 결과 2003년에 공개된 내용이다.

평화운동가 이시우씨는 19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저녁 7:05-9:00)에 출연해 “2003년 정보공개 결과, 당시 하와이에는 열화우라늄탄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 AFSC 하와이 지부가 한국이나 일본과 교류가 없던 관계로 이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최근 교류 과정에서 이 문서를 건네 받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에 열화우라늄탄 가장 많아

공개된 기밀 문서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수원기지에 1,360,181발, 청주기지 933,669발, 오산기지 474,576발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은 거의 280만발의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한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번에 확인된 게 주한미군 공군이 보유한 30밀리 열화우라늄탄의 보유 현황이라서 97년에 확인된 바 있는 주한미군 육군이 보유한 120밀리 열화우라늄탄 수까지 합할 경우 보유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열화우라늄탄 분실 사건까지 일어나

특히 문서 내용을 추적해보면 관리체계도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 “오산기지에서 24,696발의 열화우라늄탄이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고” 97년엔 습기에 의한 부식 문제까지 발생해 “6개의 콘테이너가 손상되고 1개에는 구멍까지 났다”고 한다. 분실 사건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90년 이후 언급조차 되지 않다가 2003년 공개 내용에 분실로 언급된 점도 주목된다.

단순보유만으로도 피해 가능성은 상존

97년 2월 경기도 연천군에서는 “미군기지 뒷 편 폐폭발물 처리장에서 행정착오로 120mm 열화우라늄탄 1발을 파괴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이 폐기장의 한 가운데로 하천이 흘러 한탄강 유입 문제도 우려됐지만 제대로 된 환경영향조사도 없이 유야무야”됐다고 한다. 그리고 “오끼나와 도리지마에서는 주일미군의 열화우라늄탄 오발사고까지 발생”한 일도 일어났다. 한 마디로 단순 보유만으로도 열화우라늄탄 피해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SOFA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이 열화우라늄탄의 반입을 통제하거나 피해가 발생할 시 원상회복을 요청”할 수 없다는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오끼나와 반발 예상돼

주일미군의 경우 오끼나와 사고 이후 ” 주민 반발이 일자 열화우라늄탄을 철수한다”다고 밝혔지만 이 공개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카데나 공군기지에 보관” 중이란 사실이 밝혀져 오끼나와 주민들의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화우라늄탄은 이라크 전쟁에서 사용돼 기형아 출산과 백혈병 등의 후유증을 남겨 국제 사회로부터 사용금지 요청을 받고 있는 무기이다.
<=========== 이하 방송 내용 전문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답변 : 평화운동가 이시우

열화우라늄탄이란 무엇인가?

탱크가 자꾸 장갑을 두껍게 해서 폭탄을 맞춰도 파괴시키지 못하니까, 탱크를 뚫고 안에 들어가서 폭파하도록 만들어진 관통무기다. 이전까진 텅스텐처럼 밀도 높은 무기를 써왔는데, 이보다 더 밀도가 높은 게 열화우라늄이다. 열화우라늄이 가장 밀도가 높다고 알려졌는데, 이미 1976년에 개발되어 보관되어 있다가 걸프전 당시 열화우라늄탄 신드롬이란 게 생길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던 무기다.

걸프전 땐 어떤 문제가 있었나?

열화우라늄탄 가까이 있었던 미군들이 나중에 미국에 돌아와서 백혈병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 물론 이라크와 다른 나라에서는 백혈병이나 기형아 등 더 많은 후유증이 생겼다.

핵폭탄과도 비교 가능한가?

그렇다. 미국에서 열화우라늄탄이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능량보다 훨씬 못미치는 양이 나오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탱크에 맞아 가루가 부서지며 기화가 되는데, 그럴 때 열화우라늄탄 가루가 공기 중에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사람들의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거나 물에 침전되면 차후 방사능 물질로서의 위험성을 나타낸다.

이번에 밝힌 “한국에 열화우라늄탄이 있다”는 확실한 근거는?

미국 친우봉사회(AFSC –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하와이지부 카일 카지히로(Kyle Kajihiro) 간사가 미 태평양사령부 총사령관 블레어 제독에게 요청한 정보공개청구 결과 2003년에 공개된 내용이다. 당시 하와이에서는 열화우라늄탄을 실은 구축함이 항구에 있다가 실수로 시가지 쪽으로 발사된 일이 있었는데, 카지히로 간사가 이 문제에 대해 태평양 사령부 산하에 정확하게 몇발의 열화우라늄탄이 있는지 묻게 된 것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하와이엔 열화우라늄탄이 없고 한국 내 오산, 청주, 수원에 있는 미군기지에 일본 오키나와의 카자와 공군기지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답변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자료는 몇년도를 기준으로 한 자료인가?

2001년까지의 자료인데 2003년에 최종 답변을 했으니, 결국 2003년까지는 정확히 확인된 사실이다.

각 기지별 보유량은?

오키나와에 가장 적은 330,000만발 정도가 보유되어 있다. 그리고 수원기지에 가장 많은 1,360,181발, 청주기지에 933,669발, 오산기지에 474,576발이 보유되어 있다.

미국 내에도 열화우라늄탄이 있나?

생산국이니 있긴 하다. 미국 본토 이외의 해외기지에서 가장 많은 탄약을 보유한 곳은 독일의 카이저스라우텐의 미에자와라는 탄약고였다. 하지만 최근 내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이 탄약고는 거의 비어있는 상태다. 따라서 한국이 무기 밀집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오키나와보다 약 10배 이상의 열화우라늄탄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한국에 열화우라늄탄이 있다는 사실을 이전엔 몰랐나?

한번 알려진 적이 있다. 97년에 연천에서 오폭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미군 대변인을 통해 열화우라늄탄이 잘못 분류되어 폭파물 폐기장에서 폐기되었다는 내용이 발표되어 큰 논쟁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열화우라늄탄의 종류는?

당시엔 육군이 쓰는 탱크에서 발사하는 120mm 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것은 공군이 쓰는 30mm 탄으로 전혀 다르다. 이 30mm 탄만 300여만발 정도이니, 기존 120mm 탄까지 추가하면 열화우라늄탄 보유량이 300만발을 훨씬 넘을 것이다.

현재 일본의 반응은?

이 사실이 알려지면 반향이 클 것이다. 실제로 95년에 오끼나와 도리지마에서는 주일미군 해병대 기지에서 열화우라늄탄 오발사고가 발생한 일이 일었다. 이것이 알려지고 96년 미군이 직접 도리지마에 와서 192발을 수거해 갔다. 당시 오키나와에서 데모가 굉장했다. 오키나와 주지사까지 대단히 저항했고 미군 철수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미군에서는 열화우라늄탄을 일본 내에서 다른 주둔국으로 모두 이동시켰다는 발표를 했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는 열화우라늄탄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카데나와 공군기지에 30만발이 보관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에, 오키나와에서 다시 한번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다.

30mm 탄환이면 그리 크지 않을 텐데, 그럼 관리는 어떻게 하나?

관리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발표를 통해 열화우라늄탄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 알게 됐다. 열화우라늄탄는 일반 탄약과는 달리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에서 발급하는 면허증을 소지한 사람만 취급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보통 2년 마다 한번씩 조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한국에 보관 중인 열화우라늄탄은 78~79년에 생산된 것이 많았다. 그럼 벌써 20-30년이 됐다는 얘기인데, 보고서에 따르면 습기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탄약고 내의 습기로 인해 부식이 생겨 녹이 발생할 뿐더러, 열화우라늄탄은 습기와 만나면 불화수소가 발생하면서 공기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 97년 자료를 보니 이전까진 2년에 한번 조사를 해왔는데, 97년에는 특별조사라며 2년 동안 6-7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부식 문제가 심각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심지어 탄약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6대 중 1대가 부식되어 구멍이 뚫린 사례까지 보고되어 있다. 이처럼 상당히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

분실 문제도 심각할 텐데?

보고서에 의하면 총 24,696발이 분실됐다고 한다. 문서상의 기록과 실제 2001년 오산기지의 탄약수를 확인해본 결과 24,696발이 증발한 것이다. 자료에 탄약조사에 관한 세밀한 보고서가 첨부되어 있는데, 90년에 컨테이너 한대가 분실된 기록도 있다. 하지만 분실 사건이 발생한 90년 이후 언급조차 되지 않다가 최종적으로 2003년에 이 자료가 발표됐을 때가 되어서야 24,696발이 분실된 것이 밝혀졌다.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면 훈련할 때도 사용하나?

미군의 열화우라늄탄 관리 규정에 따르면 훈련용 열화우라늄탄으로만 사용하게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전쟁시에만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근데 문제는 오키나와의 경우처럼 전쟁시에만 써야 하는 열화우라늄탄의 관리나 분류가 잘못되어 오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97년 한국 연천에서도 1발이 잘못 분류되어 오폭사고가 난 적이 있다.

97년 연천에서의 오폭 사고 당시 피해가 있었나?

열화우라늄탄는 방사능 무기이기 때문에 당장 피해가 나타나지 않지만 차후 45억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97년 오폭사고 당시에는 잠깐 시끄러웠다가 가라앉고 말았다. 97년 3월(오폭사고 발생 한달 전), 녹색연합과 한겨레21에서 주한미군에 열화우라늄탄에 대한 질문서를 넣은 적이 있는데, 미군은 오폭사고가 있었던 걸 감춘 채 공식 대변인을 통해 “모든 것이 안전하게 관리중”이라는 답변서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연천의 폭발물 폐기장은 폭발물 한가운데를 하천이 흘러가는 구조인데, 이게 4km 정도 흘러가서 한탄강에 유입된다. 그러니 화학적인 위험이 무방비된 상태로 흘러가는 셈이다. 미군에서도 열화우라늄탄의 가스가 물을 통해 전달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으로 봤을 때, 97년 오폭사고은 상당히 심각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환경조사평가라든가 사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정부에서는 통제가 없었나?

정부가 통제할 여지가 있었더라면 당연히 했었을 텐데, SOFA 한미협정 3조 1항에 의해 열화우라늄탄을 갖고 들어왔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고, 4조 1항과 2항에 의해 만약 이런 무기가 잘못 처리되어 사고가 났을 때 원상복귀할 책임과 의무가 면제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 정부로서는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었다.

이 보고서가 2003년에 공개되었다는데, 왜 이제서야 알 수 있게 된 건가?

2003년 하와이에서 정보가 공개될 당시, 하와이에는 열화우라늄탄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AFSC 하와이 지부가 한국이나 일본과 교류가 없던 관계로 이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교류 과정에서 이 문서를 건네 받게 됐다.

지금 해결해야 할 사항은?

이런 위험 물질에 대해 우리 정부가 최소한 미군과 함께 조사하거나 열화우라늄탄의 반입을 통보받을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SOFA 조항이 개정되어야 한다. UN에서는 열화우라늄탄을 핵무기로 분류해 생산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에서는 통상무기로 분류해 전혀 인체에 해가 없다고 고집하며 계속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