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배치부대(스트라이커여단) 한계 이시우 2005/09/20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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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배치부대 한계

전쟁이 벌어진 장소에 부대를 최대한 신속히 배치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전투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바로 거기에 미 육군의 고민이 있다.

1990년 걸프 전쟁 당시 미군이 중동에 50만 군대를 집결시키는 데 소요된 기간은 무려 5개월이었다. 이라크 외에 다른 전장에서도 적들이 5개월을 조용히 기다려 준다는 보장은 없다. 미군이 개입하기도 전에 전쟁이 끝날 수도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 영토 주변에서만 전쟁을 상정하고 있으므로 신속 배치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으로서는 세계 어디서든 이해 관계가 걸려 있는 사건이 발생하면 병력을 출동시키지 않을 수 없다.

미군도 이런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당연히 1970년대 후반 이래 미군을 지배하는 슬로건 중 하나는 신속 배치다. 경보병사단이나 2003년부터 본격 운용된 스트라이커 여단(Stryker Brigade)이 바로 신속 배치를 염두에 둔 부대들이다.

1983년 존 위컴 미 육군참모총장은 사단 전체를 C-141 수송기의 500회 비행(소티)으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1만 명 규모의 사단(10K 사단)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0산악사단·25경보병사단 같은 경보병사단들이다.

스트라이커 여단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커 여단의 주력 장비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다. 이 장갑차의 무게가 16.4톤으로 정해진 것은 사연이 있다. C-130 수송기로 수송할 수 있는 한계가 17톤 내외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 여단은 C-130 수송기에 병력·장비를 탑재, 96시간 내에 전 세계 어디로든 출동할 수 있다.

이처럼 신속 배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미 육군의 고민은 여전하다. 신속 배치를 위한 경보병사단·스트라이커 여단은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경보병사단에는 전차·장갑차 등 장갑 차량이 없다. 이런 부대를 갖고 전차로 중무장한 적군과 평야지대에서 교전을 벌인다면 결과는 재앙이다. 일반 차량의 수도 제한적이어서 일단 전장에 투입된 이후에는 이동 속도도 제한된다.

스트라이커 여단은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갖고 있으므로 전장에 투입된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기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장갑차도 어디까지나 장갑차에 불과하다. 전차와 1대1로 교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무모하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장갑차끼리 비교해도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일방적으로 우월하지는 않다. 장갑차의 방호력 측면에서 본다면 스트라이커는 1980년대에 개발된 브래들리 장갑차만도 못하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항공기 탑재를 위해 최대한 경량화하는 데 초점을 뒀지 화력과 방호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 장비는 아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 여단의 막강한 디지털 정찰·정보·통신 장비로 이런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미군의 의도지만 그런 의도가 통할 전쟁터는 어디까지나 전면전이 아니라 소규모 국지 분쟁에 불과하다. 미군은 첨단을 달리는 막강한 군대로 통하지만 의외로 내부를 보면 약점도 적지 않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8.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