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한반도 탈출 훈련’ 이시우 2005/06/30 310
실패로 끝난 ‘한반도 탈출 훈련’
[부산일보 2005-06-30 12:12]
지난 4월 일본 후쿠오카로 향하다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의 충돌 사고로 부산항으로 귀환했던 한-일 쾌속선 코비5호에 한반도 전쟁 등 유사시를 대비해 비상대피 훈련 중이던 미군과 그 가족 수십 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드러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충돌물체가 고래가 아닌 ‘호위 잠수함’이었 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돌고 있으며 이에따라 정보기관들이 사건의 전모 파악에 나서는 등 관계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 졌다.
30일 주한미군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오후 4시 부산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로 향하던 쾌속선 코비5호에 주한미군과 그 가족 32명이 탑승,실제 전쟁상황을 가상한 한반도 대피훈련을 실 시했다.
주한미군은 매년 두차례 정기적으로 ‘비전투요원 소개작전(NEO·N 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을 문서상으로 작전 내용을 공지하는 형식으로 진행해 왔으나 이번 작전은 실제 미군 가족들 이 탑승해 이전 작전과는 달라진 미군 측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 다.
코비5호에 탑승한 미군 가족들은 부산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 한미군과 그 가족 일부가 한반도 유사시 일본행 쾌속정을 타고 한 반도에서 대피하는 상황을 실제 행동에 옮긴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코비5호에는 여성 2명과 3~6세 어린이 3명,10대 청소년 2명 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대의 미군과 가족들이 승선했으며 2~4명의 가족단위 6팀 가량이 탑승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한미군측은 여행사를 통해 단체 발권을 해 좌석이 모두 모여 있 었으며 사고 당시 크게 다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침수피해 가 적었던 쾌속정 앞쪽에 좌석이 마련됐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언론사 취재진들은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되돌아온 승 객들 가운데 미국인 승객들이 많이 포함된 사실에 의구심을 품고 접근을 시도했으나 선사 측은 미국인 승객을 비롯해 선장과의 접 촉을 철저히 차단했다.
부산의 모 여객선 선사 관계자는 “고래와의 충돌로 배 바닥이 그 렇게 예리하게 찢겨나갔을 리 없고 부딪혔다는 고래의 사체도 발 견되지 않고 있다.
또 전방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갖춘 코비호가 사고 이전에 고래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 지 않는다”며 “숨겨진 다른 원인 또는 의혹이 있을 지도 모른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부 공보 담당자는 “이번 훈련은 정기적으 로 시행하고 있는 단순한 성격의 비전투요원 소개작전(NEO)이었다 “며 “주한미군측이 운임료를 지불하고 선박을 알선해 진행된 것이 기는 하지만 쾌속정 내에서 특별한 훈련 형태를 취한 것은 없었으 며 그냥 실제상황을 대비해 승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miso@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