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휩쓴 네이팜탄 이시우 2005/06/23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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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1. 한반도를 휩쓴 네이팜탄
[부산일보 2005-06-22 12:12]
한국전쟁 때 미군이 한반도에서 3만2천여t이란 엄청난 양의 네이 팜탄을 사용한 사실이 미 중앙정보국(CIA) 기록을 통해 최초로 밝 혀졌다.
게다가 네이팜탄을 동원한 무차별 폭격으로 수많은 민간 인이 희생된 사실이 미국 기밀문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본보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한국전쟁 중 미군의 네이팜탄 사용과 관련한 기록을 발굴,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우선 CIA가 1966년 작성한 ‘베트남전을 위한 한국전쟁의 교훈’이 란 보고서를 보면,미군은 50년 6월부터 53년 7월까지 3년 동안 한 반도에서 네이팜탄을 3만2천357t이나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이 네이팜탄을 사용한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는 50년 12월 말 에서 51년 1월 말 사이 강원·충북·경북 일원에서 전개된 ‘싹쓸 이’(wiping out)작전. 이 작전의 실체는 본보가 NARA에서 입수한 미 국립전쟁대학(National War College)의 한 문건에서 드러났다.
문건에 따르면,미 10군단에 군단 후방지역에서 활동 중인 인민군 을 섬멸하라는 특별임무가 주어졌다.
작전에 나선 미군은 해당 지역에 네이팜탄을 쏟아부었고 강원도 영월에서만 무려 4천440명을 죽였다.
또 충북 단양과 경북 예천 사이에 네이팜탄을 퍼부어 해당 지역의 75%를 불태웠다.
무차별 폭격에 따른 민간인 희생이 잇따라,경북 예천군 보문면 산 성리에선 51년 1월 19일 무려 16시간에 걸친 폭격으로 주민 64명( 여성 42명·미군 조사보고서 기준)이 사망·실종됐고,충북 단양군 영춘면에서는 바로 다음날,동굴 속에 있던 피란민 360여명(유족 주장)이 네이팜탄 폭격으로 불에 타거나 질식해 숨졌다.
특히 보문면 사건의 경우 폭격 직후 미 제5공군 등이 실시한 합동 조사에서 인민군이 단 한명도 발견되지 않아 오폭이었음이 드러났 다.
영춘면 경우에도 51년 1월 20일 미 10군단 작전일지를 통해 이 지역에 대한 폭격 사실이 확인됐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한국전쟁 중 미군의 네이팜 탄 사용에 대한 일부 연구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기 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만큼 사건의 진상 과 피해 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 다.
탐사보도팀 kkj99@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