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잠수함, 진해소모도기지에 3월 16일 정박 확인-.. 이시우 2005/03/23 499
경남 진해 해군 소모도기지에 3월 16일 정박 확인
녹색연합은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위반한 현장을 공개한다. 지난 3월 16일(수) 오전 6시 경남 진해시 비봉동 일대의 해군 소모도 기지에서 미핵잠수함 로스 엔젤레스(SSN-688-LA)가 정박 중인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미국 핵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들어온 것이 일부 언급은 되었으나 정박 중인 구체적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박은 약 4-5일간 머무른 것으로 보이며 핵폐기물의 교체와 군수지원이 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미군과 한국 해군이 수시로 잠수함 갑판 위를 오갔으며, 잠수함 승선 미군이 진해시내로 나가는 것도 확인되었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대상에는 핵무기뿐만 아니라 핵의 군사적 이용도 포함된다. 핵추진잠수함은 대표적인 핵의 군사적 이용이다. 지난 92년 1월 20일 남의 정원식 총리와 북의 연형묵 총리가 공동선언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 제 2조를 보면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라고 천명했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으며 핵반응과 핵추진 등 일체의 군사적 이용이 포함된다. 우리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을 비롯하여 지난 10년간 북핵 관련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일관되게 견지한 원칙이 한반도비핵화에 관한 입장이었다. 이 토대이자 근거가 바로 남과 북이 공동선언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미국의 핵잠수함으로 인해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은 뿌리부터 다시 한번 재확인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핵잠수함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반하고 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정부관계자와 국회에서 이미 확인해 주었다. 2004년 1월 27일 국방부의 원장환 획득정책관(육군소장)은“한국의 핵잠수함 사업 추진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위배 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이 내용은 서울신문, 조선일보, 세계일보 등에 보도되기도 했다. 핵 안전도 국회에서 이미 거론되었다. 2000년 10월 19일 국방부 국감장에서 민주당 장영달 의원은 “진해의 해군 소모도기지에는 미 해군 소속의 핵추진함이 연 2~3회 가량 정박하고 있는데, 정박기간 중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별도관리대책은 무엇인지 공개하라.”라며 질의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보고 자체를 비공개로 처리했다.
이와 함께 우리 바다에서 사고도 있었다. 지난 98년 10월 부산 앞바다에서 미핵잠수함 라졸라(USS 701)가 한국의 어선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 사고로 배가 파손되었으나 어민은 보상도 못 받고 오히려 가해자로 취급받기도 했다. 부산지역 어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제대로 말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2002년 10월 2일에도 서해안 국제수역에서 미국 핵 잠수함 1 척이 민간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양측 선박 모두 부상자나 심각한 선체파손 등의 피해는 경미했다.
미국의 핵잠수함이 진해 소모도기지에 들어오는 사실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 새로운 사실은 아니었다. 진해 소모도기지와 마산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마산시 구산면 일대의 어민들은 1년 평균 10회 정도 핵잠수함을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미핵잠수함이 들어오는 마산만 일대가 수심이 얕고 어선과 상선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이다. 마산만 일대는 수심은 얕은 경우 10m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핵잠수함이 잠항하여 들어올 경우 충돌 위험이 매우 높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부산 앞바다부터 갑판을 비롯한 잠수함의 상단부를 노출시킨채 진해 소모도기지로 들어온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미 핵잠수함은 우리 해군의 잠수함보다 선체가 길고 커서 쉽게 구분이 되고 성조기도 걸려 있어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핵잠수함은 길이 100m가까이 되며 일반 어선과는 모양이 확실히 달라 어민들도 쉽게 알 수 있다.
미핵잠수함이 정박한 해군 소모도기지는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잠수함기지다. 한국 해군이 주로 사용하며 미핵잠수함이 들어오면 핵폐기물의 교체 및 군수지원과 정비 등을 담당한다. 소모도기지는 마산만 오염의 주범으로 논란이 컸던 기지다. 지난 93년 국방부가 소모도기지를 건설하면서 마산만 해류가 통하는 길목인 소모도 일대를 매립하여 해수의 유통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마산만 일대는 급격히 오염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마산수협 소속 대다수 어민들은 “소모도 잠수함 기지 건설을 위한 매립공사 이후 마산만이 날로 오염되고 있으며 그 심각함은 해가 갈수록 더해 가고 있다. 이제라도 소모도기지 일대의 매립지역을 철거하고 해수유통을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수차례 건의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책은 커녕 조사도 하지 않았다. 소모도기지의 오염과 환경대책에 대해서는 지난 2000년 10월 국감 때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이 집중 거론했다. 당시 조성태 국방장관은 환경영향재평가를 약속했다. 하지만 녹색연합이 환경부에 소모도 일대의 환경영향재평가의 실시여부에 대한 문의를 한 결과 “실시한 적이 없다”라는 답변을 확인했다. 소모도기지의 매립으로 마산만 일대의 오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보안을 이유로 2000년 국감에서 약속한 환경영향평가도 실시하지 않고 계속 운영중이다.
국방부가 소모도기지의 매립으로 인한 오염을 외면하며 은폐로 일관하는 것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미핵잠수함이 정박인 것으로 추정된다. 핵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외부의 노출을 꺼리고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특히 녹색연합이 원자력안전기술원 산하 방사선안전센터에 문의한 결과 “진해 소모도기지를 포함하여 경남 일대의 군부대에 핵폐기물의 처리에 관련된 시설이 신고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소모도기지에서 발생하는 미핵잠수함의 핵폐기물 처리과정이 우리 정부가 스스로 마련한 일체의 핵물질 관련 시설의 안전통제를 전혀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해 소도도기지 인근에는 주한미해군이 주둔하는 기지가 있다. 약 350명 가량이 주둔하며 공식적으로는 한국해군을 지원하는 부대라고 미 8군 당국에서 밝히고 있다. 병력의 규모를 볼 때 잠수함과 관련된 정비와 보급을 임무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잠수함 전력은 전적으로 핵잠수함이다. 미해군이 운용중인 핵잠수함은 두가지다. 공격형핵잠수함(SSN: SS=Submarine N=Nuclear)과 전략핵잠수함(SSBN : SS=Submarine B=Ballastic N=Nuclear)이다. 공격형핵잠수함(SSN)은 핵추진잠수함으로 핵무기를 상황에 따라 탑재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하는 기종이고 전략핵잠수함(SSBN) 탄도미사일이라는 핵무기를 기본으로 탑재한 기종이다. 군사전문가들 가운데서는 두 기종 사이에서 핵무기 탑재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따지는 의미가 없다고 한다. 두 기종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준비와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선언에 따르면 핵추진잠수함 비핵화 대상에 포함된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남한과 주한미군이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반대한다. 한반도 전역에서 그 누구도 핵을 평화적 목적 이외의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 원칙은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일관되게 지켜야 할 원칙이다. 여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이 원칙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아울러 미국도 여기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의 원칙과 기준은 핵잠수함을 비롯한 핵의 군사적으로 이용을 반대하는 것이다.
녹색연합의 주장
-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원칙과 입장을 다시금 재확인하고 확실히 지켜야 한다.
- 미군은 한반도에 핵잠수함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유입을 중지해야 한다.
- 국방부는 소모도 매립시설을 즉각 철거하고 해수 유통을 보장해야 한다.
- 우리는 남과 북을 포함 일체의 핵에 대한 군사적 이용을 반대한다.
2005년 3월 23일
녹색연합
※ 관련문의 : 자연생태국 서재철 국장 02-747-8500
미국 핵잠수함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경과 보고
1992. 1 – 2005. 3
1992년 2월 19일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
-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를 비롯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등의 입장을 천명
1998년 2월 11일 새벽 5시
- 부산 영도 앞바다 6마일 해상, 27톤급 연안어선 영창호와 작전 중이던 7,000톤급 미 핵잠수함(SSN-701) 라홀라호와 충돌, 영창호와 선장 정창수 씨를 비롯 선원 4명이 침몰했으며 선원들은 긴급 구조
- 미군측 한국정부의 사고 원인에 대한 공동조사 거부 미군측 7함대 조사단을 급파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내용은 미공개
2000년 10월 19일
-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 국감장, 민주당 장영달의원 미국의 핵잠수함의 진해 소모도 기지 정박을 거론
- 소모도 해군기지 주변에 1년이면 2·3회씩 미 해군 소속의 핵추진함정이 정박을 하며 이 기지의 불법매립문제 때문에 마산만과 진해항의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제기
- 미 해군 소속의 핵추진함정에서 나오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관리대책을 어떻게 세우고 관리하는지 질의
2002년 10월 2일
- 서해안에서 미국 핵잠수함(SSN-725) 헬레나(Helena)가 민간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양측 선박 모두 부상자나 심각한 선체파손 등의 피해는 경미
- 요코스카 미군기지 대변인은 한국해군과의 합동훈련에 참가중이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함 `헬레나’가 전날 자정무렵 민간어선과 충돌하면서 잠망경과 안테나 등 일부 기기가 경미한 손상을 입힘
2003년 3월 14일
진해 소모도 기지에 미국의 공격형핵잠 진입, 잠수함의 종류 미확인
2003년 7월 20일
진해 소모도기지에 미국 핵잠수함(SSN-725) 헬레나(Helena) 입항 군수 지원 및 정비 목적
2004년 1월 27일
국방부 원장환(육군 소장) 획득정책관은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핵추진잠수함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등에 보도
2004년 3월 17일 – 20일
진해 소모도기지에 공격형핵잠(SSN-701) 라호야(La Jolla) 정박, 핵폐기물 교체 및 군수 지원 목적
2004년 5월 1일
진해기지에 공격형핵잠(SSN-701) 라호야(La Jolla)입항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PACIFIC REACH )을 참가 목적
2005년 3월 16일
미국 핵잠수함(SSN-688)로스앤젤레스호(LA) 진해 소모도 기지에 정박, 연료 보급 및 군수 지원과 정비 목적, 녹색연합과 인근 어민 등 이 사실 확인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공동선언
남과 북은 한반도를 비핵화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
2.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
3. 남과 북은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아니한다.
4. 남과 북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하여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들에 대하여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가 규정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한다.
5. 남과 북은 이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공동선언이 발효된 후 1개월 안에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
6. 이 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그 문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1992년 1월 20일
남북고위급회담 남측대표단수석대표 대한민국 국무총리 정원식
북남고위급회담 북측대표단단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총리 연형묵
미 핵잠수함, 남해안에 핵폐기물 버렸나?
[오마이뉴스 2005.03.23 15:29:29]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기자]
▲ 소모도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핵잠수함 SSN 688 로스엔젤레스급 공격원자력 미 핵잠수함이 소모도 해군기지에 정박해있는 전체 모습. 앞에 떠 있는 것은 군사구역임을 표시하는 부표이다.
ⓒ2005 녹색연합 제공
▲ 잠수함 갑판 위에 미군 2명이 있으며 SSN 688이 보인다.
ⓒ2005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핵잠수함이 경남 진해 해군 소모도 기지에 정박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는 남북이 공동선언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위반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지난 92년 1월 남의 정원식 총리와 북의 연형묵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사인했다. 특히 제2조에는 “남과 북은 오직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고 나와있다. 이 때문에 군사적 목적에 사용되는 핵추진잠수함이 국내에 정박했다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어겼다는 것.
또 핵을 이용하는 모든 기관은 정부의 ‘안전기술원’에 관리·감독·사찰을 받아야 하는데 미 잠수함이 입항하는 소모도는 등록돼 있지 않다. 녹색연합은 “사찰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비핵화 선언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날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미핵잠수함 로스 엔젤레스(SSN-688-LA)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촬영은 지난 16일 이뤄졌다.
이에 대해 한미연합사와 국방부는 “잠수함이 정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핵화 선언 위반’에 대해서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녹색연합, 정박중인 잠수함 사진 촬영
▲ 잠수함 갑판 위에 미군 2명의 모습이 보인다.
ⓒ2005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은 “지난 93년 국방부가 소모도기지를 건설하면서 인근해의 오염이 심해져 계속 관심을 가져왔다”며 “특히 어민들로부터 성조기를 단 잠수함이 드나든다는 제보를 받아왔고 최근 현지조사 끝에 해군기지에 잠수함이 정박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 잠수함은 지난 16일 새벽 입항해 4∼5일간 머물며 잠수함의 동력원인 원자로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인근 소모도에 매립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단체는 군수지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녹색연합은 “현장에는 미군과 한국 해군이 수시로 잠수함 갑판 위를 오갔으며, 잠수함 승선 미군이 진해 시내로 나가는 것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미국 핵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들어온 것이 일부 언급된 적은 있으나 정박 중인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녹색연합은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원칙을 지켜야 할 것 ▲미군은 한반도에 핵잠수함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유입을 중지할 것 ▲국방부는 소모도 매립시설을 즉각 철거하고 해수 유통을 보장할 것 등을 주장했다.
한미연합사·국방부 “잠수함 정박은 사실”
▲ 잠수함 갑판 위에 성조기가 보인다.
ⓒ2005 녹색연합 제공
이와 관련, 한미연합사령부 측은 녹색연합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잠수함이 소모도에 정박한 사실은 있지만 정확한 날짜와 기간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정기적으로 훈련차 입항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핵폐기물 매립’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얘기고 (폐기물을) 버릴 수도 없다”며 “쉽게 뚜껑을 열어 버리는 것도 아니다, 상당부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선언 위반’ 주장에 대해서 “그것은 우리나 국방부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연합사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군의 입장에 녹색연합은 “지난 2004년 1월 27일 국방부 획득정책관이 ‘핵추진 잠수함은 한반도 비핵화에 위반된다’고 발표했다”며 “군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美핵잠수함 남해 정박, ‘비핵선언 위반’ 논란
녹색연합-국방부 격돌, “北핵 문제 삼고 美핵 용인은 이중적”
2005-03-23 오후 1:48:10
그동안 관행적으로 한국 영해를 오고갔던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남해 해군 기지에 정박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미군 핵잠수함 남해에 정박, 비핵화 선언 위반한 것”
녹색연합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기자 설명회를 갖고 “3월16일 오전 6시 경남 진해시 비봉동 일대의 해군 소모도 기지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급 핵잠수함(SSN-688)이 정박중인 것을 확인했다”며 “이것은 미국이 상시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무시해왔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 서재철 국장은 “소모도 기지에 미국의 핵잠수함이 자주 정박한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듣고 계속 주목해오다 핵잠수함이 정박한 모습을 망원렌즈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녹색연합이 공개한 사진은 성조기를 달고 있는 미국 핵잠수함(SSN-688) 모습을 담고 있다.
미국의 핵잠수함은 크게 공격형 핵잠수함(SSN)과 전략 핵잠수함(SSBN)으로 나뉘며 이번에 사진에 찍힌 핵잠수함은 상황에 따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공격형 핵잠수함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급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며, 공군과 합동 군사 작전을 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이 촬영한 소모도 기지에 정박중인 미국 핵잠수함. ⓒ녹색연합
서 국장은 “지난 1992년 남북이 공동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 2조에는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국산 핵잠수함 개발이 논란이 됐었던 지난 2004년 1월에도 국방부 당시 원장환 획득정책관(육군 소장)도 ‘한국의 핵잠수함 사업 추진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위배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원칙과 입장을 예외없이 지켜야 한다”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핵잠수함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앞으로 한반도로 들어올 때는 목적과 용도를 정확히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 당국, “훈련차 들어왔다, 비핵화 선언 위반 아니다”
이같은 녹색연합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와 해군 관계자는 “훈련 때문에 들어온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거론된 미국의 핵잠수함은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훈련 때문에 15일에 들어왔다 17일에 나갔다”며 “항공모함 키티호크와 같이 움직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번에 들어온 키티호크 호처럼 그 동안 핵잠수함은 물론 핵추진 항공모함도 여러 차례 들어왔다”며 “군은 작전 필요에 따라 미군의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이 들어온 것이 비핵화 선언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전 1998년과 2002년에 미국의 핵잠수함이 남해와 서해에서 한국의 어선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군 당국은 한미 합동 해상 훈련으로 핵잠수함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녹색연합, “일상적인 미국의 비핵화 선언 위반은 왜 문제 안되나”
이같은 국방부의 해명에 대해서 녹색연합은 즉각 반박했다.
서재철 국장은 “북한이 보유하는 핵은 문제시하면서 일상적인 미국의 비핵화 선언 위반은 용인하는 정부와 미국의 이중적 태도는 옳지 않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관행적으로 용인돼온 미국의 비핵화 선언 위반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4년 1월에 분명히 국방부는 핵잠수함이 비핵화 선언 위반이라고 인정했다”며 “그렇다면 당연히 미국의 핵잠수함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도 비핵화 선언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강양구,김한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