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군사력 건설-월포위츠 이시우 2006/05/06 535

군비통제30집 2001

“21세기형 군사력 건설”
- 미 국방부 부장관(Paul Wolfowitz)
상원 군사위 증언록(2001.10.4) -
21세기형 군사력 건설
군비통제 자료

중위 윤 승 서 譯 본 월포위츠 미국방부 부장관의 증언록은 한‧미동맹관계와 연합방위체제 유지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군비통제 분야 관계자 및 관련 전문가에게 참고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자체 번역하여 게재한 것임.
(국방부 군비통제관실)

목 차

Ⅰ. 서 문
Ⅱ. 새로운 안보환경
Ⅲ. 국방정책검토(QDR)
Ⅳ. 결 론

I. 서 문

미 국방부와 세계무역타워에 대한 테러공격이 감행된지 3주가 지났습니다. 그날 전세계가 느꼈던 경악은 어떠한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극악무도한 공격이 지나간 뒤, 우리의 경악은 차츰 깊은 슬픔과 조용한 분노, 그리고 단호한 결의로 바뀌어 갔습니다. 우리는 이 만행에 책임이 있는 테러리스트 네트워크, 그리고 이를 지원하고 선동함으로써 전세계 모든 지역의 문명에게 야만적인 폭력을 감행한 이들과 결연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전쟁을 준비하면서 명심해야할 것은 금번 테러공격이 미국에 대한 단순한 전쟁도발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조망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입니다.
미래에는 새로운 적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폭력을 사용하며, 미래에는 우리의 도시가 전장이 되고, 시민이 목표가 될 수 있으며, 미래에는 미국본토에서 전쟁을 일으킬 능력을 보유한 적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며, 미래에는 억제(deterrence)라는 해묵은 방법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 새로운 전략과 능력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금번 사건은 우리 국민과 우리 문명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우리에게 자각을 촉구하는 경종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첫째, 우리가 직면한 전쟁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번 참사에 책임이 있는 테러리스트 국가와 단체들의 네트워크를 분쇄하고 우리 국민을 다시금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철저히 괴멸시키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군을 변화시킴으로써 21세기의 다양화된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의 모든 충격(surprise)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임무는 모두 중대하고도 절박합니다. 첫째 임무는 우리의 생명과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둘째 임무는 우리의 자녀와 손자, 손녀의 생명과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II. 새로운 안보환경

10년전 냉전이 종식되었을 때 미국인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파괴할 수 있는 뚜렷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만이 유일 초강대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민주주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급속한 경제성장이 전례없는 번영을 이룩하였음을 보았고, 이러한 우호적인 상황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9월 11일, 우리는 현실이 그렇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9월 11일의 공격은 우리에게 변화한 현실을 인식하도록 해주었습니다. 21세기의 안보환경은 20세기의 그것과 다릅니다. 그러나 위험은 동일합니다. 미래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변화한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그로부터 교훈을 도출해야 합니다.

교훈 1 : 충격의 도래(Surprise is Back)

전사는 충격으로 가득합니다. 과거에 충격을 이토록 많이 경험한 우리가 아직도 충격으로 경악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 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충격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전기간의 안보환경에서는 어느 정도의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적은 분명했습니다. 우리의 적은 팽창주의적 제국으로서 유럽으로 진군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우리 동맹국들을 전복하여 괴뢰정권을 수립하려는 음모를 품고 있었으며, 대규모의 핵무기를 미국에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위협을 이해하였기에, 이를 억제하고 결국은 격퇴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하였습니다.

21세기의 위협은 그렇게 명백하지 않습니다. 불과 수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위협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 자체를 의문시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한다면, 미국과 미국의 동맹․우방을 증오하며, 우리 국민을 위해하고자 하며,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방법으로 미국의 영토를 공격하기에 주저함이 없는 다양한 잠재적 적들의 수중에 여러 종류의 위험한 군사적 능력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9월11일의 테러공격은 우리에게 엄청난 놀라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언제든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진주만 공격과 관련하여 한 학자는 당시 우리가 급습을 당했던 이유는 “예측의 결여 때문이며,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몇 개의 위험에만 습관적으로 집중하였을 뿐, 정말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명제는 전사에서 되풀이하여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알게 되었듯, 새로운 세기의 위험은 과거 세기의 익숙한 위험과 상이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있을 수 없다(improbable)”고 간주되던 위협이 미래의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3주전까지만 해도 9월11일 테러공격과 같은 것은 미국인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밖의 새로 대두되는, 상상도 못할 위협들을 무시한다면 우리 국민과 문명은 더 끔찍한 재앙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한 정보력을 갖추고자 노력해야겠지만 한편으로 “완벽한 정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의 정보력에는 반드시 허점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충격을 직면하여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계획의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9월11일의 공격을 겪었다고 해서 우리가 테러리즘만이 21세기의 새롭고 예측가능한 위협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단정짓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며, 우리 스스로를 미래의 다양한 도전에 취약하게 내버려두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유별나게 힘든 전쟁을 치르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대단히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음에 직면하는 도전은 테러공격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한 국가가 이웃 국가를 침략하는, 과거 위협으로의 회귀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적은 더욱 더 대담한 테러수단을 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과 문명을 공격하기 위하여 이들이 사용하는 수단에는 사이버공격, 첨단재래식무기,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핵․화학․생물 대량살상무기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충격(surprise)”이라는 요소, 즉 우리에게 허용되는 경고의 시간은 아주 짧거나 없을 수도 있다는 현실이야말로 미국이 직면한 안보환경의 핵심적 특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래를 향한 국방을 계획하는 데 이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교훈 2 : 철옹성의 시대(Era of Invulnerability)는 끝났다

펜타곤과 세계무역타워에 대한 공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 본토에 가해진 최초의 공격이었으며, 1812년 이후 외부의 적이 미국의 수도에 대하여 감행한 최초의 공격이었습니다. 어떠한 적도 189년 동안 우리의 수도를 공격하지 못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미국은 지리적 위치로 인하여 안보면에서 특별한 축복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우호적인 이웃 국가와 접하며 거대한 대양을 좌우에 두고 있는 대륙국가입니다. 미국의 영토에 도달하기 위해서 적은 우선 육해공으로 해안을 방어하고 있는 우리의 군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핵의 출현으로 상황은 변했습니다. 냉전기간 동안 미국은 유사이래 처음으로 수분 내에 우리 도시와 국민을 파괴할 수 있는 적과 대면하였습니다.

냉전은 끝났지만 과거 우리가 향유하던 철옹성의 시대(era of invulnerability)가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워싱턴과 뉴욕에서 발발했던 최근의 공격이 말해주듯, 우리는 현재 우리의 인구밀집지역이 치명적인 분쟁지역의 일부로 포함되어 감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전쟁이란 다른 나라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닙니다. 이 위협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계경제의 촉매가 되는 정보혁명은 한편으로 위험한 기술이 다양한 적들의 손에 들어가게 해주고 있습니다. 적들은 우리 국가를 증오하며 우리 국민을 위해하고자 합니다. 세계화로 인하여 전세계 시장경제들 간의 상호의존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테러의 세계화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량국가들(rogue states)과 테러조직들은 정보, 지식, 기술, 무기재료와 관련지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기술력으로 인하여 우리의 새로운 적들은 우리의 군과 대결, 격퇴, 통과하지 않고도 우리 영토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은 발달하며 우리의 적이 미 본토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은 증대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21세기에 우리는 분쟁이 미국의 해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만 발발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으며 바로 우리의 국경이 전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교훈 3 : 우리의 적은 바뀌었다

미래에 우리는 더욱 강력한 무기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적들과 직면할 것입니다. 이들은 상이한 동기와 상이한 능력을 보유할 것입니다. 어떤 적들은 단순히 지역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자 하며 이 야망을 실현하는 데 미국이 장애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떤 적들은 미국과 미국이 상징하는 자유의 전통과 종교적 관용성에 대한 증오심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어떤 적들은 어떤 경우에는 과거의 적보다 더 위험할 것입니다.

적들은 소련이 그러했던 것처럼 지구의 생명을 몰살시킬 수 있는 수천 수만의 핵을 보유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들은 손아귀에 들어오는 강력한 무기를 훨씬 더 무모하게 사용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적들의 의사결정과정은 과거 적들이 취했던 신중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사마 빈 라덴, 사담 후세인과 김정일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이들은 어떤 협의나 제약없이 자기 마음대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새로운 적들은 전통적인 억제력으로 감당하기가 힘듭니다. 미국이 대대적인 보복을 가할 수 있는 위협이 존재함에도 9월11일의 펜타곤과 세계무역타워에 대한 공격은 감행되었습니다. 다른 적들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보복이라는 위험이 있더라도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는 억제력의 개념을 새롭게 조명해야 합니다.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었던 억제력이 미래에는 쓸모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적들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능력과, 미 본토에서 전쟁을 일으킬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억제할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교훈 4 : 적들의 목표는 과거 독재자들의 목표와 같다

전세계의 테러리스트들과 전체주의 체제들은 다양한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적들은 하나의 목표로 결속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을 철수(retreat)시키고 고립(isolation)으로 몰아넣고자 합니다. 오사마 빈 라덴, 사담 후세인, 김정일을 비롯한 독재자들은 미군이 핵심지역으로부터 철수하고, 우방과 동맹을 지원하기 어려워지며, 미국의 이익과 이상을 위하여 전력을 투사할 수 없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들의 의도는 미국민을 공포의 인질이 되게 함으로써 미국이 겁에 질려 미군철수 및 무대응(inaction)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의 제지없이 자국민과 이웃국가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고 싶은 것입니다. 테러리스트 조직은 테러국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이들 국가는 알 카에다와 같은 조직을 용인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오늘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단순히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의 테러 위협은 미래에 도래할 더 큰 위협에 대한 전조입니다.

테러리스트들을 숨기거나 재정 지원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돕고 있는 국가들이, 핵․화학․생물과 같은 대량살상무기 및 그 투발수단을 획득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국가들과 일치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닙니다. 이들은 걸프전을 통하여 미군과 정면으로 부딪혀서는 안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그 때문에 이들은 비대칭적 능력(asymmetric capabilities)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 능력과 더불어 첨단 재래식 능력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함순항미사일, 무소음 디젤잠수함, 첨단기뢰, 방공체계 및 레이다 등과 같은 “접근거부(access denial)” 무기가 포함됩니다.

이러한 능력들은 미군이 자기 지역에 못 들어오게 하며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미군의 전력투사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위협은 우리가 냉전시기에 대면했던 위협에 못지 않습니다. 21세기 평화와 자유는 모든 수준에서 이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9월11일 공격에 책임이 있는 테러리스트 네트워크를 반드시 분쇄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다음 10년, 그리고 그 너머 미래에 직면하게 될 위협들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과제는 각각으로서도 힘겨운 도전임이 틀림없으나,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합니다.

III. 국방정책검토(QDR)

지난 몇 개월간, 미 국방부의 고위급 인사 및 군인들은 미국이 미래에 직면하게 될 위협을 규명하고 이에 대비하는 적절한 전략을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정체가 국방정책검토(QDR: Quadrennial Defense Review)입니다. 이 보고서는 9월30일 의회에 보고하였습니다.

보고서 내용의 대부분은 9월11일 이전에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테러공격은 저희 보고서가 취했던 전략적 방향(strategic direction)과 계획 원칙(planning principles)들을 재확인해주었습니다. 이는 특히 다음의 분야에서 그러합니다.

- 본토방어를 국방부 최우선 과제로 할 것,
- 불확실성과 기습에 대비할 것,
- 비대칭적 위협에 대항할 것,
- 억제력의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킬 것,
- “위협에 기반한 전략(threat-based strategy)”을 “능력에 기반한 전략(capabilities-based strategy)”으로 대체할 것,

- 위협의 네 가지 다른 차원에 신중하게 대처할 것 등입니다.

9월11일 미국에 감행된 공격은 우리가 위 방향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우리는 현재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해 있더라도 말입니다. 9월11일, 새로운 위협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하였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적 변화의 속도라면, 우리는 다른 종류의 위협 역시 그만큼 신속하고 경고없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해야 합니다.

임박한 도전들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는 旣계획했던 것보다 더 빨리, 더 창의적으로, 더 근본적으로 우리의 군사력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해나가면서 동시에 우리는 또 다른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충격의 속성상 미래의 충격은 우리가 최근 경험한 충격과 완전히 다른 것이 될 것입니다.

국가가 결전을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도 1990년대의 대부분을 걸프전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2010년 또는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그때의 전쟁이 현재 우리가 준비하는 형태의 것이 되리라고 상정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동시에 미래전에서 싸우고 승리할 수 있는 전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바로 이러한 목표가 QDR에 설정되어 있습니다.

능력에 기반한 접근

QDR의 전략은 미군전력의 능력과 전개와 사용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네 가지 핵심목표를 중심으로 수립되었습니다.

미국이 안보 공약(security commitment)을 이행하겠다는 목적(purpose)과 능력(capability)에는 변함이 없음을 동맹과 우방들에게 확인시켜 주어야 하며, 적들이 미국 또는 동맹과 우방의 이익을 위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작전을 추진하는 것을 저지해야 하며, 신속한 공격격퇴능력과 적의 군사력 및 기반구조에 대한 강력한 처벌능력을 전진배치함으로써 침략과 강압을 억제해야 하며, 억제력이 실패할 경우 어떠한 적이든 철저하게 격퇴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미국의 국익이 위협받을지, 미국과 동맹과 우방이 공격받게 될지, 심지어 어떻게 공격받을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처하고 전략적 핵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국방계획의 근간을 과거에 우리 사고를 지배했던 “위협에 기반한” 모델로부터 미래지향적인 “능력에 기반한” 모델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 능력기반모델은 우리의 적이 누구(who)며 전쟁이 어디서(where) 발발할지를 고려하기보다 주로 적이 어떻게(how) 싸우는지에 관심을 둡니다. 멀리 떨어진 전역의 대규모 재래전에 대비하는 계획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목적 달성을 위하여 충격, 기만, 비대칭전 등을 모두 동원하는 적들을 억제하고 격퇴하기 위하여 미국은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우리가 취약점을 파악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필요한 새로운 능력과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듯 열린 국경과 열린 사회를 가진 미국의 국민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됩니다. 미국은 우주위성과 컴퓨터 정보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는 바 이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좋은 표적을 제공합니다. 첨단재래식무기의 획득이 잠재적 적들에게 용이하게 되었으며 이는 재래전과 전력투사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탄도미사일에 대한 우리의 방어능력 부족으로 인하여 미래의 적들은 미사일확산에 더 큰 유혹을 느낄 것이며 미사일이 핵․화학․생물 대량살상무기와 결합되면 우리 국민은 공포와 공갈의 포로가 될 것입니다.

미래의 적들은 우리의 취약점을 겨냥하여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개발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려진 위협과 새로 대두되는 위협에 대한 방어능력과, 새로운 위협을 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위협의 일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탄도 및 순항미사일, 핵․화학․생물 대량살상무기, 정보전 및 핵심정보체계에 대한 공격과 같은 대량교란무기(weapons of mass disruption), 우주자산을 공격 및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이밖의 다른 위협일 수 있습니다 .

능력에 기반한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면 그 국가는 핵심분야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며 적들의 비대칭적 우위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기존 군사능력을 새로운 상황에 적응시키면서 새로운 군사적 능력을 실험해야 합니다. 요약하면 미국이 미래에 비대칭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군의 전력, 능력, 조직이 변화해야 합니다.

21세기의 억제력

비대칭적 충격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억제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21세기에 직면하는 위협들은 다양한 차원을 가졌으며 우리의 억제전략도 다층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다양한 단계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다층적 방어(layered defenses)”를 구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위협을 다양한 단계에서 단념시키고 억제할 수 있는 “다층적 억제력”이 필요합니다. 다층적 억제력을 위해서는 공세 및 방어능력을 복합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잠재적 적들이 위험한 능력을 애초부터 개발하지 못하도록 단념시켜야 합니다. 즉 우리는 이들이 경쟁하겠다는 생각조차 갖지 못하도록 미국의 능력을 발전․전개해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은 압도적인 해군력을 보유하였기 때문에 잠재적 적들은 해군력을 건설하여 우리와 경쟁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엄청난 투자를 하더라도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광범위한 새로운 능력들 역시 개발해야 합니다. 이 능력의 존재 자체가 잠재적 적들이 적대적 능력 획득에 투자하는 것을 단념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효과적인 우주방어를 갖춘다면 적들은 우리의 핵심적 우주자산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효과적인 미사일방어를 갖춘다면 잠재적 적들은 미국과 동맹의 인구밀집지역을 위협하는 탄도미사일에 투자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미래 적의 침략과 강압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전진배치된 전력의 능력을 증강시키고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지구적 타격능력(global striking power)을 증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핵심지역에서의 침략행위를 격퇴하고 철저하게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대통령에게 더 넓은 군사적 선택의 폭을 제공하는 전력과 능력이 필요합니다. 다층적 억제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정보력, 장거리 전력투사능력, 합동전력 통합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안심할 수 있는 공세적 핵억제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의 전력은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Transformation)

변화는 단순한 기술(technology) 이상의 문제입니다. 변화란 전력 운용․조직에 있어서 혁신적 개념을 도입하고 훈련방식을 조정하며 인원과 물자의 배치를 개선하고 일상적 업무를 능률화하는 것입니다. 변화의 목적은 정보전, 전력투사, 우주 및 정보력 등의 분야에서 모든 잠재적 적들보다 실질적인 우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변화된 전력은 다음과 같은 능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 핵심적 작전기지를 보호하고(미 본토, 해외전력, 동맹, 우방) NBC무기 및 투발수단을 격퇴하며,

- 적들이 미군에 대한 “접근거부(access-denial)” 상황을 조성하더라도 원거리까지 전력을 투사하고 유지하며,

- 공격을 견딜 수 있는 정보체계를 확보하고, 효율적인 정보작전을 수행하며,

- 상호보완적인 항공․지상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전천후․전지형에서 다양한 거리의 기동․고정목표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감시․추적 및 신속한 교전능력을 확보하며,

- 우주체계 및 지원시설의 능력․생존성을 증대시키며,
- 정보기술과 혁신적 개념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합동작전능력을 개발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이 작업을 성사시킨다면 우리가 충격을 받을 확률은 줄어들 것이며 필요할 경우 우리가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이 증대될 것입니다. 바그다드 상공의 F-117 스텔스기는 정보․기술․계획의 절묘한 조합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적들은 폭탄이 터지기 전까지 우리가 거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적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능력을 증대시켜야 합니다. 설사 우리가 사용하는 체계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더라도 말입니다.

이러한 과제를 추진해나감에 있어 우리가 효과적인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집니다. 미래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장에 나간 미군의 기동성, 지속성, 방어력의 융통성을 보장하는 유연하고 신뢰성 있으며 효과적인 합동지휘통제 구조가 필요합니다. 미 국방부는 상비합동임무부대(standing joint task forces)를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입니다. 이 전력은 미국의 비대칭적 군사우위를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키고,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인 군사적 대응력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충격, 기만, 비대칭전 등을 활용하는 적을 우리의 군이 억제 또는 격퇴하기 위하여 필요한 능력들을 규명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동표적과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개념을 발전시키고 장거리 폭격기(long-range strike aircraft)와 지상부대를 통합하며 과거보다 훨씬 신속하게 핵심정보를 의사결정자들과 전투원에게 제공하도록 해야 합니다.

새로운 전력의 규모

우리가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또한 어떠한 미군의 규모와 조직이 새로운 세기의 위협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냉전이 끝난 이후, 국방부는 우리 군의 규모를 결정하는데 “2개 주요전구전쟁(two Major Theater War)”이란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국방부의 민간 및 군인 지도자들이 이 개념을 검토한 결과 몇 가지 단점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즉 이 개념으로는

- 미 본토에 가해지는 광범한 위협에 세부적으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 소규모 우발사태가 우리 전력에 가하는 부담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전쟁이 발발한 이후 적을 완전히 격퇴시키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적이 애초부터 도전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능력과 전력을 강화하는 측면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 두 개의 구체적인 지역분쟁에 대처하도록 미군을 지나치게 특수화시킨 나머지 다른 우발사태 및 미래 위협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였습니다.

QDR에서 우리는 새롭고, 보다 포괄적인 접근을 제시합니다. 미군은 다음과 같은 능력을 보유할 것입니다.

- 미 본토를 방어하며,
- 과거, 또는 오늘날보다 적의 공격을 더욱 신속하게 격퇴하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세계의 4개 핵심지역(critical areas)에서 분쟁을 억제하며,

- 이들 4개 지역 중 2개 지역의 침략자를 동시에 격퇴시키며,
- 대통령의 지시 하에 2개 적 중 1개에 대해서는 적의 영토를 침공․점령하는 등의 방법으로 완전하게(decisively) 패배시키며,

- 또 하나의 적에 대해서는 우리의 의지를 철저하게 관철시키며,
- 장병들에게 과도한 부하를 주지 않으면서 전쟁(war)보다 낮은 수준의 평시 우발사태(contingencies) 수 개를 관리합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접근방법대로라면 미군은 거의 2개의 분쟁을 동시에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의 규모결정방식과 다른 점은 한쪽 지역에서 우리 전력은 적의 수도를 점령하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 우리 전력은 적에 대한 우세를 달성하여 침략을 격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후자는 우리가 걸프전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을 의미합니다만 계속 진군하여 수도를 점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 두 개의 적은 우리 대통령이 어느 쪽에서 수도를 점령하고 어느 다른 쪽에서 침략을 격퇴시키는 목표를 선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한쪽은 완전한 괴멸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두 군데 모두 점령군의 역할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른 핵심이익을 위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비록 현재로선 국방비 증액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21세기에 우리가 치르지 않을 전쟁을 대비하는 데 납세자의 소중한 달러를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목표는 2010년과 그 너머에 우리가 직면할 새로운 형태의 미래전과 새로운 적을 대비함에 있어서 단기적 위협과 장기적 도전에 대한 고려를 효율적으로 균형잡는 것입니다.

위험의 네 가지 차원

QDR는 또한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는 위험(risk)을 협소하게 해석해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전쟁계획(war plans)이란 측면에 치중하다 보니 우리의 국민, 현대화 계획, 전력변화 등에 가해지는 위험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냉전이 끝난 이후 전력의 규모는 40% 줄어들었습니다. 반면에 우리 장병들은 더 많은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이 임무들에는 2개 주요전구라는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는 우리 군에 큰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 군은 충성스럽게 최선을 다하여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2개 전쟁이란 요구에 대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임무를 달성해야 했기 때문에 핵심분야에 대한 투자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전략과 자원의 불일치를 악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 군을 전세계에 전개해둔 채 현대화, 유지보수, 기반시설, 군함․항공기․장갑차 획득, 21세기가 요구하는 새로운 능력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관리(수당, 주택, 보건 등) 등에 투자하지 못했습니다. 전략과 자원의 불일치를 줄이려고 노력함에 있어 다차원적인 위험에 대응하여 균형잡힌 방식으로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자원을 분배하는 데 있어서 국방부는 전쟁계획을 실천하는 데 따르는 작전적 위험뿐만 아니라 미래 위협으로 인하여 전력관리 및 조직에 가해지는 위험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자원(Resources)

마지막으로 2001년 9월11일의 인명손실과 경제피해를 생각해볼 때 우리는 우리가 국방을 위하여 어느 정도의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아야 합니다.

지난 주 저는 브뤼셀에서 우리의 동맹들에게 이 공격은 적절한 투자를 통하여 안보를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 우리 모두에 대한 경종(wakeup call)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미래의 적을 억제하고 우리의 번영을 보장하며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가 이 비용을 치르지 못한다면 추후에 감당해야 할 달러와 인명의 비용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입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1950년의 상황을 여러 차례 말하곤 하였습니다. 당시 오마 브래들리 장군은 트루만 대통령에게 국방비로 최소한 180억 달러를 사용할 것을 건의하였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230억 달러라는 더 큰 수치를 제시했고, 각군의 추정치는 그보다도 더 큰 30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의회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150억 달러가 한계라고 말하였습니다. 6개월 뒤, 우리는 갑자기 한국전에 뛰어들어야 했고, 아무 문제없이 480억 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불행히도 요가수행승 베라가 말한 “온 세상은 이미 본 것의 환영이다(deja vu all over again)”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우리 조국의 번영과 매일매일의 삶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이들을 경시한다면 우리는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을 얻을 수 없습니다. 군이야말로 평화와 안보와 번영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래의 적을 억제하고 우리의 번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Ⅳ. 결 론

만일 우리가 21세기에도 자유를 수호하는 능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미래의 적들이 우리의 국민과 영토를 공격하는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공격을 미래에 발발할 수 있는 예측불허의 위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적들은 처참한 공격을 통하여 자신들은 기꺼이 수천의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자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만약 능력만 있다면 수백만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준비가 미흡하여 또다시 9월11일의 참사를 일으킨다면 그보다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것입니다.